"D"iscotheca

Slave - Party Lites (1981)

Baron Samdi 2017. 4. 3. 15:01

한줄 단평 : 나의 올타임 훼이버릿 훵크 밴드!

가장 좋아하는 밴드를 블로그를 연 지 10년 넘게 지나서야 소개하는 까닭은 당연히 더 잘 소개할 자신이 없어서였다. 나는 그동안 슬레이브의 거의 모든 음반을 모아왔고, 굳이 슬레이브의 멤버들이 이후 결성한 방계 밴드들의 음반까지 찾아들어볼 정도로 좋아해왔다. 나는 슬레이브야말로 많은 훵크 밴드들 중에서 훵크 스피리트와 대중성을 조화롭게 선보이고 있다고 본다. 특히 스티브 애링턴의 독특한 보컬이 매력 포인트이기도 하고. 요즘 천편일률적이고 듣기 좋은 보컬들로 평준화되다 보니, 이렇게 스티브 애링턴이나 르로이 버지스 같이 독특한 음색과 창법을 지닌 보컬리스트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어찌 들어보면 스티브 애링턴은 액슬 로즈의 아버지 격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슬레이브의 음반 중에서도 80년작 <Stone Jam>앨범은 훵크 뿐만 아니라 모든 음악 장르를 망라해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반 중 하나다. 나는 이 훵크 음악의 정수가 담긴 걸작이 무슨 북구 노르딕 메탈 같은 저급한 재킷에 갇혀 빛을 못봤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Stone Jam>이 아닌, 81년작 <Showtime>에서 한 곡을 뽑아보기로 한다. 들어들 보시면 아시겠지만 요즘 우리 나라 분위기에 가장 잘 맞는 곡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블로그 방문자들이 꽤 많아졌다가 촛불과 탄핵 정국을 맞아 줄어드는 추세에 접어들었다. 그래도 나는 이 현상을 매우 기쁘게 받아들이고 싶다. 지금 같은 세상에 음악에 파묻혀 산다는 게 바람직한 일만은 아닐 테니까.

 

아래는 간략한 바이오.

슬레이브는 미국 오하이오 주 데이튼 출신의 훵크 밴드다. 1976년 봄, 트롬본 주자인 Floyd Miller가 뉴저지 태생의 트럼페터 Steve Washinton과 함께 이 밴드를 결성했다. 초기 멤버로는 색소포니스트 Tom Lockett Jr., Orion "Bimmy" Wilhoite, 키보디스트 Carter Bradley, 베이시스트 Mark Adams, 기타리스트 Mark "Drac" Hicks, 기타 겸 리드 보컬 Danny Webster, 드러머 Tim "Tiny" Dozier로 구성되었다.

애틀랜틱 산하의 코틸리언 레코드와 계약하고 77년 발표한 "Slide"가 R&B 차트 1위를 기록하고 1집인 셀프 타이틀 앨범이 골드를 기록했다. 이때, 초기 멤버인 플로이드 밀러와 기타 겸 보컬 대니 웹스터가 나가고, 드러머 겸 퍼커셔니스트 Steve Arrington과 또 다른 보컬 Starleana Young, Curt Jones (이 둘은 훗날 밴드를 나가서 Aurra를 결성했다.), 키보디스트 Ray Turner가 영입되었다. 그리고 스티브 애링턴은 기존 보컬이었던 플로이드 밀러와 대니 웹스터의 자리를 대체해주었다. 이후 또 멤버 교체가 있었지만 이 멤버들이야말로 70년대 말에서 80년대 초에 이르는 슬레이브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여기 소개할 "Party Lites"는 스티브 애링턴이 솔로로 나서기 전, 슬레이브의 마지막 앨범인 <Showtime>의 수록곡이다. 이 곡을 가만히 들어보면 일종의 극적 구성이 엿보인다. 파티의 불을 밝히며 환희의 송가를 부르는 자유분방한 슬레이브의 목소리와 그 파티를 뒤엎으려는 세력이 딱딱하게 내뱉는 구호들이 뒤얽히고, 마침내 슬레이브의 목소리가 승리한다는, 다소 유치하기는 하지만 흥미로운 정서들이 드라마틱한 곡 전개와 더불어 나타나고 있다. 미국 댄스 차트 21위, 앨범은 탑 소울 앨범 7위. (참고, 위키피디아, 뮤직하운드 가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