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cotheca 292

Cool Runners - Play The Game (1982)

브릿 훵크 컴필레이션에 빠지지 않는 쿨 러너스의 82년 대표곡. 부제는 'So You Think It's Funny'. 이 곡을 한동안 잊고 있다가 떠올리게 된 계기는 이번 나일 로저스 내한 때 공연장에 입장하자마자 이 곡이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설마 이 곡에 나일 로저스도 참여했었나?' (워낙 그 수가 많으므로) 자료를 검색해 보니 나일 로저스의 흔적은 없다. 그저 관객들 신나라고 틀어준 것.  Chris Rodel, Nat King Cool, Paul Tattersal의 3인조로 프리스타일 레코드와 계약해 첫 싱글 'Checking Out'을 발표한 뒤, 후속 싱글인 'Play The Game'으로 영국 차트 60위권에 진입했다. 당시 유명 디제이였던 그레그 에드워즈가 라디오 방송을 통해 많이 밀어..

"D"iscotheca 2024.12.09

Andrzej Zaucha - Nie takie mnie kochały (1987)

※ 폴란드어를 잘 몰라서 독음에 주의 요망! 우리에게는 생소하지만 폴란드에서는 굉장히 유명한 가수인 Andrzej Zaucha의 87년도 발표곡. 정규 앨범에 수록되지 않고 사후에 앤솔로지 등에 수록된 것으로 보아 미발표곡 같다. "녜 타키에 음녜 코하위"라고 읽는 것 같은데, 뜻은 "그들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았어." 쓸쓸한 분위기의 무드 팝으로 내뱉는 듯한 폴란드어가 짙은 호소력을 보인다.  식자공으로 출발해서 가수로서 성공을 이룬 특이한 경력으로 재즈와 서구 팝을 가미한 세련된 사운드로 냉전기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당시 폴란드는 지리적 여건 때문인지는 몰라도 영국과 같은 서방국가 음악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었고 실제로도 서방 진출을 많이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가장 유명한 뮤지션이 Basia. ..

"D"iscotheca 2024.11.19

Kinky Foxx - So Different (1983)

올해 여름부터 지금까지 제일 많이 꺼내 들은 곡. Kinky Foxx는 뉴욕의 언더그라운드 훵크 밴드로 오래된 훵크 팬이 아니면 익숙하지 않은 이름이다. 하지만 Johnny Kemp가 있던 밴드라고 하면 생소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자니 켐프는 90년대 지미 잼 앤드 테리 루이스의 도움으로 "Just Got Paid"라는 뉴잭 스윙 원 히트 원더를 남긴 바하마 출신의 가수다. 뉴잭 스윙 관련 컴필레이션에서는 빠지지 않는 이 바닥의 나름 명곡인데, 나는 별 볼 일 없는 곡이라고 생각한다. 프린스보다는 94 이스트가, 베이비페이스보다는 맨차일드가, 자니 켐프보다는 킹키 폭스가 더 낫다. 제도권에 안착해 남들 다 아는 노래를 부르는 것보다 무명에서 발돋움하려는, 그 넘치는 에너지를 더 좋아하는 것 같다. 이 곡..

"D"iscotheca 2024.10.10

CBS Jazz All-Stars - Be Cool (1978)

Scritti Politti의 곡과 더불어 올해 상반기 가장 많이 들은 곡을 꼽으라면 "Be Cool"을 들 수 있다. 1977년과 78년에 이라는 이름으로 두 장의 앨범이 발표되었다. 내가 만든 말이지만 재즈 앨범에 "Summit"이 들어가면 다 명반인 것 같다. CBS Jazz All-Stars는 임의로 붙인 이름이고 공식적인 명칭은 아니다. 그러나 멤버 구성을 모면 70년대 후반 컬럼비아 레코드사가 자랑하는 소속 재즈 뮤지션 중 가장 기량과 명성이 탁월한 사람들만 모여있다. 1977년 스위스 몽트뢰 재즈 페스티벌에 참여했던 공연을 녹음해서 두 장의 앨범으로 발표한 것인데, 가히 재즈계의 "We Are The World"라고 할 정도로 쟁쟁한 인물들이 가득하다. 메이너드 퍼거슨, 휴버트 로스, 밥 제..

"D"iscotheca 2024.09.10

Scritti Politti - A World Come Back To Life (1988)

영국 소피스티-팝의 결정체, 그리고 2023년 하반기부터 24년 상반기까지 제일 많이 들은 곡. 스크리티 폴리티는 국내와 일본에도 널리 알려진 포스트 펑크/ 뉴 웨이브 밴드다. 뿐만 아니라  1977년 영국 리즈 예술학교 출신 공산주의자들이 만든 밴드로서, 리더인 Green Gartside는 15살 때, 정치적 신념으로 기독교 세례명을 버리고 '그린'으로 개명한 사람이다.  키보드에 Matthew Kay, 드럼에 Tom Morley, 베이스에 Nial Jinks라는 원년 멤버로 출발해, 1집 발표 후 팀을 해체하면서 뉴욕 출신의 키보디스트 David Gamson과 드러머 Fred Maher를 영입한다. 그 외에 거쳐간 멤버 중 유명한 뮤지션으로는 마커스 밀러와 폴 잭슨 주니어가 있다. 이런 멤버들과 한때..

"D"iscotheca 2024.08.20

Masuo, Yoshiaki - Dealing With Life (1980)

내가 스트레스받을 때마다 즐겨 듣는, 일본 재즈 기타리스트 마스오 요시아키의 80년작 의 대표곡이다. 마스오 요시아키의 곡은 대부분 느리고 서정적인데 반해, 이 곡은 엄청난 기량과 박력이 담긴 속주를 들려주고 있다. 동생이자 역시 기타리스트인 마스오 모토아키가 서브 기타리스트로 함께 참여했고, 백업을 맡은 애니멀 하우스 밴드는 별도의 정보가 없는 것으로 보아 외국인 세션으로 급조된 프로젝트성 밴드인 것 같다. 공연 장소는 일본 재즈의 성지인 도쿄 후생연금회관.   처음에는 성이 요시아키, 이름이 마스오인줄 알았으나, 알고 보니 성이 마스오이고 이름이 요시아키였다. 1946년 도쿄 나가노 구 태생의 재즈 기타리스트로 일본의 손꼽히는 재즈/퓨전 기타 거장 중의 한 명이다. 현재는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다. 아..

"D"iscotheca 2024.07.31

Arlana - When You Call My Name (1983)

한동안 많이 듣다가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신비한 알고리즘의 작용으로 다시 꺼내 듣고 있는 알라나의 곡. 이 곡이 알려진 이유는 프랑스의 페이보릿 레코딩스의 시리즈 때문이다. 이 시리즈는 명곡과 졸작들이 한데 뒤섞여서 컴필레이션임에도 디깅의 재미를 선사하는 시리즈다. 이 곡이 싱글로 나왔을 때는 거의 화이트 라벨에 작곡자와 곡목만 표기되어 유통되었고 보컬인 Arlana Jones의 이름보다 작곡자인 James Reddick의 이름으로 알려져 있었다. 디스코그래피를 보면 Lamont Dozier의 앨범에 주로 참여, "Trying To Hold Onto My Woman" 등 다수의 싱글을 작곡했다. Arlana도 3곡의 싱글반만 발표하고 사라졌다. Arlana는 8살 때부터 노래를 시작해서 7명의 급우들과 ..

"D"iscotheca 2024.07.16

Contessa - Super Star (1983)

프렌치 디스코/ 프렌치 부기는 그 자체로 독특한 색깔이 있어 매력적이다. 치즈처럼 구리지만 자꾸 당기는 맛인데, 음악에 대한 지식이 모자라다 보니 이 장르의 특수성을 잘 설명하기 힘들다. 보통 프렌치 디스코하면 뮤직비디오에서 여성의 엉덩이를 강조하며, 라이브 공연 때 토플리스 댄서를 대동하는 등, 성적인 어필을 적극 활용하고 카바레 문화와 관계되어 있다는 정도. 어쨌든 디스코의 어원이 프랑스어에서 나온 것이라 디스코의 원조국가가 프랑스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없고, 뉴욕 디스코의 발흥기에 세로네나 콘스탄디노스 같은 프렌치 디스코의 거장들을 초청해 작업하면서 미국의 디스코 열풍에도 영향을 끼쳤다.  Contessa의 "Super Star"는 프랑스 Favorite Recordings에서 발매한 컴필레이션 앨범..

"D"iscotheca 2024.06.20

Miyake, Jun - A Thoughtful Touch (1983)

6월이 되니 이 곡이 수록된 가 생각난다. 이 앨범 중에서 "A Thoughtful Touch"에 반해, 리마스터링을 10년간 기다리다가, 언젠가 내게 무슨 좋은 일이 생겨서 스스로에게 선물한답시고 8천엔인가, 9천엔인가(배송비 제외) 주고 LP를 샀었다. 그러나 작년엔가 미야케 준이 TDK에서 낸 앨범들이 드디어 일본 P-Vine에서 리마스터링되어 깔끔한 CD로 나와 나의 마음을 아프게 했는데, '에라, 이것이 운명인가보다'하고 CD도 내친 김에 구입.그만큼 좋아하는 앨범이다. 소이치 노리키, 시미즈 야스아키, 나카자와 그룹 등 세션들도 빵빵하지만, 평소에 미야케 준이 이 앨범에 "You Would Smile So"라는 헌정곡도 넣을 정도로 히노 테루마사를 존경해왔는데, 드러머로 마사히코의 동생이자, ..

"D"iscotheca 2024.06.06

Karimata - Masa Kecil (1987)

인도네시아 훵크는 쟁쟁하고 실력 있는 밴드들이 즐비함에도 불구하고 한국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아 생소하게 들린다. (인도네시아 훵크를 많이 들어보지는 못했지만) 카리마타의 2번째 앨범 의 수록곡 "Masa Kecil (마싸 끄칠, 어린 시절)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밴드의 가장 좋아하는 곡이라 할 수 있다. 서두부터 의미심장한 베이스로 시작하는 이유는 이 곡이 인도네시아가 자랑하는 작곡가 겸 베이시스트 어윈 구타와의 곡이기 때문일 것이다. 인도네시안 팝을 들어보면 어설픈 한국 가요들보다는 작곡과 편곡의 수준이 높아 보이는데, 어쩌면 인구가 많아 시장이 크고 보다 국제적인 분위기가 먼저 조성되어 있었기 때문은 아닌가 싶다.  카리마타는 인도네시아 전통 음악의 요소들을 주로 차용하는 퓨전 재즈 밴드로 키보드의..

"D"iscotheca 2024.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