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cotheca 301

Michael Winslow - I Am My Own Walkman (1985)

En-To-End 만큼이나 아끼는 음반. Michael Leslie Winslow는 1958년 워싱턴 주 스포캔 출신으로 별명이 '일만 가지 효과음의 사나이 The Man of 10,000 Sound Effects'라고 불리는데, 쉽게 말해 '미국 옥동자'라고 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가수보다는 본업인 영화배우, 성우, 스탠드업 코미디언으로 더 유명하다. 그의 장기는 성대(사물, 음향)모사로 마이크를 통해 온갖 효과음을 내는 것인데, 출연작이자 그의 유일한 히트작인 시리즈에서 입으로 기관총 소리를 내자, 사람들이 총성인 줄 알고 모두 엎드리는 장면이 널리 알려져 있다. 내가 갖고 있는 음반에도 "폴리스 아카데미에 출연한 스타"라는 홍보 스티커가 붙어있다. 윈슬로는 스포캔 공군 기지에서 자라면서 친구가..

"D"iscotheca 2025.04.17

Secret Weapon - Must Be The Music (1981)

블로그를 시작할 때, 알려진 곡 하나, 덜 알려진 곡 하나, 이렇게 교대로 소개하고픈 마음이 있던 터라, 이 곡도 포스팅을 했을 줄 알았는데 검색해 보니 의외로 없었다. 아마 포스팅했다고 생각하고 깜빡한 것 같다. 이 곡은 이제 레어그루브보다는 고전에 속할 만한, 포스트 디스코/ 일렉트로 부기 교체기를 대표하는 명곡인데, 단선적이고 단조로운 듯하면서도 중독적이고 그루비한 보컬이 일품이다. 범상치 않은 베이스라인은 덤. 작년에 캐나다에서 LP로 재발매되었다. 정말 이 바닥, 특히 뉴욕 언더그라운드 훵크 씬에서는 고전이며 당시 떠오르던 랩 음악과의 융합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선구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다만 앨범 재킷이 북구 멜로딕 메탈 밴드 같은 것이 흠이라면 흠이다.  시크릿 웨펀은 뉴욕 브루클린 출신의 가..

"D"iscotheca 2025.04.07

En-To-End - Money Talks (1989)

"네가 소장한 레코드 중 가장 아끼는 것이 무엇이냐?"라고 누군가 묻는다면, 아주 오랜 망설임 끝에 이 음반을 꺼내 들지도 모른다. 이 음반을 손에 넣고 얼마나 기뻤던가. UK 스트리트 스윙의 숨은 걸작이자 천재 뮤지션 Tony Shand의 얼마 없는 발표작. (토니 섄드의 음반들은 이제 다 비싸졌다.) 스트리트 스윙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들으면 뭔가 엉성하고 비어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런던의 언더그라운드 신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런 비어있음조차 감각적으로 들릴 것이다. En-To-End는 북런던 엔필드 출신의 Tony Shand와 친구 David Henriques 듀오로 80년대 말부터 90년대 초까지 T.S 레코드에서 몇 곡의 싱글을 발표했다. T.S는 아마 토니 ..

"D"iscotheca 2025.04.01

The Strangers - Step Out Of My Dream (1983)

이 앨범의 특이한 점이라고 한다면 포스트 디스코/ 일렉트로 부기라는 애매한 용어로 불리는 80년대 일렉트로 훵크 넘버면서도 샐소울 출신이라는 점이다. 샐소울은 널리 알려져 있다시피 마이애미와 카리브해를 오가는 크루즈 선의 면세점 사업과 플라스틱 주형 사업을 하던 케이어 형제들이 필라델피아 인터내셔널과 대적하기 위해 뉴욕에 설립한 오케스트럴 디스코의 명가다. 관현악적 요소를 강조하고, 흑인과 뉴요리칸 노동자들을 동시에 겨냥한 낭만적이고 꿈결 같은 사운드를 만들어내던 곳에서 이런 부기 넘버가 나왔다는 게 신기할 따름. 이 곡의 작곡자는 음투메이의 세션 키보디스트이자 D-트레인의 명곡 "Keep On"의 작곡자인 휴버트 이브스 3세.  앨범이 전체적으로 고만고만한 수준이지만 이 곡만큼은 귀에 쏙 들어온다. 처..

"D"iscotheca 2025.03.24

Plasir - Visa Pour Aimer (1984)

불어는 잘 모르지만 '사랑행 비자'라는 뜻일까? 이것도 매우 유명한 프렌치 그루브. 2010년에 복각이 되어 지금도 주목을 받지만 발매 당시에도 프랑스에서 어느 정도 히트를 기록한 것으로 알고 있다.  Plasir는 1970년대 말 '오버드라이브'와 '스타일'이라는 이름의 밴드에서 베이스를 치던 Guy Accardo와 기타를 치던 Didier Accardo 형제가 만든 밴드다. 1982년 싱글 "Fou De Toi"를 발표하고, 84년에 뒤이어 이 곡을 발표한다. 뒤어어 Titus Williams가 부른 영어 버전 "Give Me Some Love Tonight"이 나오는데, 원곡과 분위기는 좀 다르다. 아카르도 형제의 밴드이기는 하지만 그 중에서도 기 아카르도는 여기서 작, 편곡, 베이스 연주에 보컬과..

"D"iscotheca 2025.03.11

Nexus - Stand Up (1983)

이탈리아 밴드 넥서스를 어떻게 알게 되었느냐. 이 밴드는 내가 좋아하는 또 다른 이탈리아 밴드 파이어플라이의 모리스 (마우리치오) 카발리에리가 참여한 밴드였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이탈로 디스코 컴필레이션에서 거의 빠지지 않는 곡으로 마치 체조 구령처럼 비트에 맞춘 보컬과 멜로디가 매우 중독성이 있다. 오리지널 초반 같은 경우는 매우 비싸거나 구할 수도 없는 희귀한 트랙 중의 하나지만 여러 DJ들로부터 사랑받았다. 아직까지 이 밴드에 대한 어떤 정보도 없다는 점이 아쉽다. 아마 카발리에리가 파이어플라이의 사이드 프로젝트로 진행했거나 동료 뮤지션에게 곡을 준 경우로 보이는데, 이 싱글 하나로 단명해버렸기 때문이다. 프로듀서는 셀렉션, 카노, 레인보우 팀 같은 대표적인 이탈로 디스코 밴드들의 작업에 참여한..

"D"iscotheca 2025.03.06

The PARTY - That's Why (1990)

더 파티는 디즈니 프로덕션의 디즈니 유겐트, 아니 MMC의 멤버들로 이루어진 프로젝트성 밴드다. MMC, 그러니까 '미키 마우스 클럽'이란 무엇인가? 브리트니 스피어스, 저스틴 팀버레이크,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라이언 고슬링 등을 멤버로 두었던 미국 최고의 슈퍼그룹이다. 더 파티는 이 미키 마우스 클럽의 멤버들로 디즈니 채널의 막강한 후원을 받았지만 기대한 성적에는 못 미쳤고 성인 취향의 음악으로 변신하면서 예전 같은 인기를 다시는 얻지 못했다. 틴 팝 밴드로 계속 남아있었더라면 밴드의 수명이 더 길었을지도 모른다. 엄청난 스타성이 있다거나 음악성을 보여준 것은 아니었어도 90년대에 청소년기를 보낸 사람이라면 그래도 많은 추억을 안겨줄 만한 밴드다.  아래는 밴드의 간략한 바이오.  더 파티는 Alber..

"D"iscotheca 2025.02.27

Brik Citi - Say U Like (1994)

브릭시티도 앨범 재킷만 봐서는 절대 손이 안 갈법한 밴드다. 밴드 이름이 그래서인지 우중충한 벽돌벽 가운데, 벽돌색 정장을 입어 시골에서 청운의 꿈을 갖고 상경한 포스트 두왑 밴드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예전의 명성을 많이 잃어버린 L.A 모타운 말기, 아마 업타운의 안드레 해럴이 인수해서 뉴잭 스윙 등을 강화하던 당시의 밴드인 것 같다. 앨범을 하나만 발표했고 싱글 커트된 곡은 두 곡뿐이지만 히트곡인 "Old Fashion Love"는 대중적인 멜로디임에도 그리 매력적이지는 않았고, 다른 곡 "Say U Like"이 90년대의 분위기를 잘 담아내면서 훨씬 그루비한 것 같아 더 마음에 든다. 아주 하드코어한 뉴잭 스윙 팬 아니면 알기 힘든 밴드이지만 일본에서는 나름 수요가 있었던 것 같다.  브릭시티는 ..

"D"iscotheca 2025.02.17

Stylus - The Colours of Your Love (1979)

호주/ 뉴질랜드 음악은 같은 영어권이라 영미권 진출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줄 알았는데 사정은 그렇지 않나 보다. 스타일러스는 고국 호주에서 보여준 퍼포먼스에 비해 무명이나 마찬가지다. 그나마 다행은 이 밴드 앨범의 리이슈가 일본에서 어느 정도 이루어져 근래에 좀 알려졌다는 점이다. 이 밴드가 더 큰 성공을 못 거둔 이유는 밴드 자체의 역량보다는 호주라는 제한적인 시장과 함께 호주 EMI의 무신경한 프로모션 탓이 더 컸던 것 같다. 처음에 시험 삼아 몇 곡 찾아 듣다 앨범을 구매했는데, 시원스럽게 달리는 전형적인 아레나 록 트랙이 처음부터 귀를 사로잡았다. 바로 그 곡이 이 "The Colour of Your Love". 보컬과 (키보드로 만든 가짜) 브래스 섹션이 교차하듯, 한없이 뻗어나가면서 분위기를 달..

"D"iscotheca 2025.02.03

Cool Runners - Play The Game (1982)

브릿 훵크 컴필레이션에 빠지지 않는 쿨 러너스의 82년 대표곡. 부제는 'So You Think It's Funny'. 이 곡을 한동안 잊고 있다가 떠올리게 된 계기는 이번 나일 로저스 내한 때 공연장에 입장하자마자 이 곡이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설마 이 곡에 나일 로저스도 참여했었나?' (워낙 그 수가 많으므로) 자료를 검색해 보니 나일 로저스의 흔적은 없다. 그저 관객들 신나라고 틀어준 것.  Chris Rodel, Nat King Cool, Paul Tattersal의 3인조로 프리스타일 레코드와 계약해 첫 싱글 'Checking Out'을 발표한 뒤, 후속 싱글인 'Play The Game'으로 영국 차트 60위권에 진입했다. 당시 유명 디제이였던 그레그 에드워즈가 라디오 방송을 통해 많이 밀어..

"D"iscotheca 2024.1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