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울의 봄 (2023) 영화를 보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편집이었다. 배우들의 연기를 섬세하고 유장하게 살려주는 극영화보다는 감각적이고 극도의 효율성을 추구하는 TV다큐나 리얼리티 쇼에 가까운 편집, 아무래도 촬영량이 상영시간을 너무나 초과해서 분량을 줄이려다 보니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겠지만 이게 배우들의 호연과 맞물리니 2시간 30분이라는 러닝타임이 녹아 없어질 지경이었다. 큰 액션 신이 많지 않아도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박진감이 넘쳤다. 다만 역사적 맥락을 다 살려내지는 못했고, 워낙 좋은 배우들을 쓰다 보니 나 와 같은 의고적인 비극에 더 가깝다는 인상을 받았다. 이태신이라는 대비되는 캐릭터가 없었더라면, 오히려 전두광이 카리스마, 지능, 추진력의 3박자를 갖춘 권력을 향한 지칠 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