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 단평 : 괴로운 삶 속에서 유일한 낙.
이 블로그에서 거의 희귀한 21세기 음악을 오랜만에 올려본다. 아마 내가 최근까지 유일하게 관심을 가진 요즘 밴드는 Jazzanova나 Jamiroquai 정도일 것이다. 요즘 음악에 관심을 못 가지는 이유는 아무래도 좋은 음악을 접할 기회가 별로 없어서다. 게다가 은하계만큼 넓은 7,80년대 음악에 빠져버린 다음부터는 이 분야 음악 듣기도 벅차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게 이 밴드를 우연찮게 들었는데 정말로 83,84년 정도에 나온 일렉트로 훵크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상당히 복고적이면서도 세련된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다. 사실 호주 음악이야 INXS, Air Supply니 Crowded House니 록 밴드 일색이라 관심이 안가는 게 당연하기도 했다. 하지만 몇 년 전에 Aussie Funk라고 해서 이 지역에서도 탄탄한 소울/ 훵크 신이 구축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그 얘기는 여기까지 하기로 하고. 이 밴드, 아니 듀오는 기타와 드럼과 프로듀서를 맡은 Josh Beagley와 보컬을 맡은 Juanita Tippins로 이루어져 있다. 자세한 정보는 대신에 Soul Treaure.com에 실린 인터뷰 기사를 번역해서 옮겨놓는다. 전문을 번역한 이유는 짧아서 금방 끝날 줄 알았고 읽어보니 좋은 내용이 많아서다. 일독을 감히 권해드리고 싶다.
먼저 음악부터 듣고!!
* 직독직역한 것이므로 오역이 있을수도 있습니다. 항상 자부하듯이 번역은 빠르나 퀄리티는 자부할 수 없으니 알아서 참고만 하세요! 번역을 하다보니 엄청 깁니다. ㅠㅠ 그리고 리더인 조쉬 비글리가 생각보다 연배가 있으시고 80년대 일렉트로 훵크의 후예라기보다는 생존자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은 소울 트레져 닷컴과의 인터뷰 전문>
- 간략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예를 들어 출생지라든가.
저는 1966년 호주 남부의 애덜라이드에서 태어났습니다. 저희 아버지인 피터 비글리도 음악인이었고요. 70년대 내내 록 밴드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던 분이었지요. AC/DC의 본 스코트와 함께요. 그래서 여기저기 많이 돌아다녔습니다. 주로 시드니와 애덜라이드 사이를 밴드를 따라 왔다갔다 했죠. 그러다 80년대 중반 대학을 다니던 중에 시드니에 정착했습니다.
- 무슨 음악을 들으며 자라셨나요?
다른 애들처럼 70년대 팝을 좋아했어요. 비틀즈나 롤링 스톤즈 같은 거요. 아버지가 주로 영향받은 뮤지션은 레이 찰스였고 레이 찰스의 곡을 많이 연주하셨어요. 그리고 Aussie Rock (호주 록)에도 홀딱 빠져 있었어요. 콜드 시즐, 더 에인절스, 인엑시즈 같은 거요. 그러다 영국 펑크/ 뉴 웨이브를 들었죠. 클래쉬, 잼, 폴리스 등등. 15살이 되서는 아예 흑인음악으로 전향해버렸습니다. 처음에 모타운으로 시작해서 슬라이 앤드 더 패밀리스톤, 스티비 원더, 마이클 잭슨, 슈거힐 갱, 릭 제임스, 그랜드매스터 플래쉬, 그리고 프린스, 팔리아먼트, 제임스 브라운, 카메오 같은 끝내주는 미네아폴리스 훵크는 손꼽아 즐겨들었습니다.
- 그러면 언제부터 곡을 쓰고 연주했습니까? 그리고 그 때 음악적으로 가장 영향을 많이 준 것은 무엇이었나요?
저는 13살 때부터 기타를 잡았고요. 2년쯤 지나고 난 뒤에는 별 생각없이 피아노 연습을 했어요. 그때는 더 후의 피트 타운젠드처럼 되고 싶었죠. 그러다 몇 년 뒤에 나일 로저스와 쿨 앤더 갱의 기타리스트를 보다가 훵크 기타를 치는 게 훨씬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컨펙션의 사운드와 스타일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가끔 80년대 네오 스위트 훵크라고 하긴 하지만 원래는 저와 후아니타의 사운드라고 해야죠. 그루브, 멜로디, 음악적 구조, 가사를 쓰는 방식이 80년대 훵크에 빚지고 있습니다. 이 음악에는 일종의 현대성이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어느 시대건 쓰여질 수 있는 진짜 댄스 팝 클래식이죠. 저는 일정 정도 라이브 연주와 구식 신시사이저와 드럼 머신을 결합하는 데 관심이 있었어요. 일종의 기술이 가진 "소울"과 뭐라 표현하기 힘든 그루브와 실제 연주자의 스윙이 결합하는 방식이죠. 슬라이 스톤이 "패밀리 어페어"라는 곡에서 시작해서 이런 천재성을 보여준 바 있습니다. 팔리아먼트도 "플래쉬라이트"도 이런 방식을 쓴 끝내주는 곡이고 프린스는 이런 방식을 완전히 새로운 경지로 끌어올린 아티스트입니다. 저희 컨펙션은 주로 이런 80년대 훵크의 사운드를 반영하면서 아주 영민하게 이런 요소들을 결합하기 시작한 수많은 위대한 작품들에 빚지고 있어요. 미드나이트 스타라든지, 카메오, SOS 밴드, 에벌린 킹 같은 아티스트 말예요. 저희는 이런 형태의 요소들을 너무 좋아하거든요.
- 셀프타이틀 앨범이 2007년에 나왔는데, 얘기를 좀 들려주시죠. 과정이 어땠는지 느낌이 어땠는지 말예요.
글쎄요. 저는 90년대에 몇몇 유명한 훵크 밴드에 있었어요. 그 중에서 Swoop이라는 밴드는 호주에서 몇 개의 히트곡도 냈고 96년에 일본에서는 탑 10까지 올라갔어요. 그러다 98년에 망했고 몇 년이 지나고 나니 프로듀서를 해야 할지 작곡가를 해야할지 확신도 안 서고 뭐 하나 괜찮아 보이는 게 없더라고요. 아마 2006년 중반엔가 요즘 음악을 참고하지 말고 곡 작업을 몇 개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제가 좋아하는 대로 곡을 써봤죠. 마치 1984년에 곡을 쓰듯이요. 하우스나 리믹스곡들은 제쳐두고요. 몇 가지 곡에 대한 아이디어가 떠올라 후아니타에게 전화해서 와서 노래 좀 불러봐라 그랬죠. 그리고 친구들의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 첫 트랙이 "I Choose U"였고요. 30초쯤 들어보니 후아니타의 목소리가 곡에 딱 맞는다고 생각했어요. 다행히도 우리 둘은 함께 곡을 쓰고 녹음을 하는 일을 좋아했고요. 그 다음 나머지 곡들이 술술 나왔죠.
저는 시드니 킹스 크로스에 조그만 스튜디오가 있었는데요. 거의 1년간을 붙박이로 함께 작업했습니다. 제가 러프하게 노래를 만들고 가사나 멜로디에서 시작점을 잡으면 후아니타가 와서 함께 가사와 멜로디, 하모니의 살을 붙여나갔습니다. 곡이 좀 쓸만해졌다 싶으면 친구들을 불러 연주하고 노래도 부르게 했습니다. 상업적 성공을 바라고 이루어진 일은 아니었지만 제 머리속에는 궁극적으로는 어떤 음악이 완성되어야 한다는 아주 완고한 미학적 기준이 있었어요. 뭐 써놓은 규칙은 아니었지만 아주 엄격하게 고수했습니다. 예를 들어 드럼 머신이랑 신시사이저는 꼭 어떤 걸 써야 한다, 멜로디와 가사는 어때야 한다 이런 거였죠. 다행이 아주 흡족하게 구현되었습니다.
- 지금까지 반응은 좀 어떻습니다. 노래를 들은 사람들은요.
지금까지야 뭐 굉장하죠. 사람들 대부분이 예전의 일렉트로훵크 클래식 느낌이 나는 음악을 한다며 좋아하더라고요. 게다가 이런 노래들이 2007년 2008년에 호주에서 나왔다고 하니 좀 놀라기도 했고요. 곡들이 각각의 장점으로사람들을 춤추고 따라부르게 해줬으면 합니다. 뭐 진짜 단순한 바람이죠.
- 영국과 호주의 소울 음악 시장간의 차이는 있습니까?
영국의 시장이 훨씬 더 크고 다양하죠. 그리고 소울이나 훵크에 대한 지식은 그쪽 사람들이 훨씬 더 많고요. 하지만 호주에도 상당한 지식이나 취향과 열성을 가진 사람들이 꽤 있어요. 영국 소울 신이 저희를 열성적으로 포용해준다면 영광이겠죠.
- 컨펙션의 사운드가 영국 소울 신에서 이름을 떨치리라고 보시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영국은 항상 소울과 훵크에 대한 엄청난 선호를 보여왔습니다. 실제로 모든 흑인 음악을요. 블루스, 레게, 스카 등을 포함해서요. 제가 볼 때는 영국인들은 날것 그대로의 음악 형태에 매력을 많이 느끼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렇게 다문화사회이다 보니까 항상 고전적인 것에 선호를 보이면서도 새로운 조류의 음악이 생겨나죠. 그래서 우리가 영향을 받은 음악과 하려는 음악 모두를 좋게 생각하고 지지해줄 것으로 봅니다. 일렉트로 훵크는 80년대에 대단했죠. 저는 스트리트 사운즈에서 나오는 컴필레이션 음반은 다 샀어요. 많은 분들이 당시의 열정을 생생히 간직하고 있고 또 저희가 하는 음악을 좋아해주기 바랍니다. 하지만 컨펙션을 통해 하려고 하는 것은 80년대 훵크 클래식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곡들을 쓰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고요. 에이미 와인하우스가 모타운에서 영향받은 곡을 썼던 것처럼요. 이런 예전의 좋은 음악이 없다면 저희 노래는 일시적인 유행밖에는 안 되겠지요. 이런 음악들이 저희 음악의 보증수표입니다.
- 당신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컨펙션의 장점 말씀하시는거겠죠. 제 생각에는 노래가 먼저 오고 그루브가 멜로디를 받쳐주는 거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후아니타의 노래죠. 아름답고 순수하고 감성적이면서도 과한 기교에 의존하지 않는 목소리요.
- 영향받은 아티스트나 작곡가 좀 말씀해주시겠어요? 그리고 항상 좋아하는 10곡도요.
너무 많아서 몇 개를 뽑아내기 곤란하군요. 컨펙션 작업과 관련해서만 해도 아마 프린스, 재닛 잭슨, 체인지, SOS밴드, 에벌린 샴페인 킹 정도네요.
그리고 지금 마음 속에 떠오르는 10곡입니다.
"If I Was Your Girlfriend"/Prince
"Family Affair"/Sly and The Family Stone
"The Truth"/Grandmaster Melle Mel and The Furious Five
"Funny How Time Flies When You're Having Fun"/Janet Jackson
"No-One's Gonna Love You"/SOS Band
"When Doves Cry"/Prince
"Same Song"/Digital Underground
"It Doesn't Really Matter"/Zapp
"Your Personal Touch"/Evelyn "Champagne" King
"Forget Me Nots"/Patrice Rushen
- 어떻게 SOS밴드나 미드나이트 스타 같은 80년대 댄스 신이나 훵크 밴드에 관심을 두셨나요?
제 고향 애덜라이드에는 레코드 가게가 딱 하나 있었습니다. 12인치를 수입해다 팔았는데 저는 친한 친구에 거기서 놀면서 틀어주는 노래들을 들었죠. 저희는 "Tell Me If You Still Care" 싱글을 사서 듣고 제대로 따라할 때까지 연주했습니다. 그 다음에는 "Just Be Good To Me" 였고 "On The Rise" 앨범은 아주 끝내줬죠. (언급한 곡 모두 SOS 밴드이기도 하다. 역자도 매우 좋아하는 밴드!!!) 그다음에는 지미 잼과 테리 루이스가 프로듀스한 것이었고 마돈나의 첫 앨범도 큰 충격이었죠. 프린스의 "Controversy"도 줄창 돌려들었고요. 특히 스트리트 사운즈에서 내는 컴필레이션 앨범이 끝내줬어요. 저는 그때 그런 음악이 뭔지도 몰랐지만 그런 류의 음악에 빠져들게되었죠.
- 무엇 때문에 계속 음악을 하십니까?
제가 하는 일이니까요. 깊이 생각해본 적은 없어요. 진짜 본능이 이끄는 거죠.
- 음악을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계속해서 무엇가를 만들고 발견하려는 충동이죠. 완전히 세계가 전율하는 초월적 순간이라고나 할까요.
- 마지막으로 팬 여러분들께 한 말씀.
여러분, 채소 많이 드세요.
(2014/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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