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손에 들어 온 레어 그루브.
007의 로저 무어, 코작의 탤리 사발라스, 나바론 요새의 데이빗 니븐, 샤프트의 리처드 라운트리가 나오며 음악은 랠로 쉬프린이 맡았다면? 올드 무비팬 중에서 이런 라인업은 거부하기 힘든 유혹이다. 그러나 감독이 조지 판 코스마토스라면(<레비아탄>은 그럭저럭 참을만 했지만)? 대답은 달라진다. .
요즘 불면증을 이기기 위해 침대에서 PMP로 영화를 보다 잠드는데, 화려한 액션에도 불구하고 숙면을 취하게 한 영화가 있었다. 일단 영화 이름부터 밝힌다면 <아테네 탈출 Escape to Athene>, <Offside 7>으로도 알려져 있다. 여기서 감독인 코스마토스는 <람보2>, <코브라>에서 선보였던 관객의 뇌를 멈추게 하는 발연출을 가감없이 드러냈는데, 8비트 오락기에서 튀어나온 적들과 엉성한 액션을 벌이는 이 영화가 당시 세계적으로 엄청난 성공을 하고 헐리웃에 진출하는 계기가 되었다니 믿기지가 않는다.
<조지 수녀의 살해 Killing Of Sister George>에나 비견될 법한 엄청난 지루함에도 불구하고 자세를 고쳐잡게 한 대목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라스트 신의 탤리 사발라스가 그리스 민속음악에 맞춰 춤을 추던 2차 대전의 그리스에서 79년 당시 현재의 그리스로 디졸브되면서 울려퍼지는 히트웨이브의 음악이었다.
<공포의 눈동자 Eyes of Laura Mars>에 히트웨이브의 대표곡이라고 평단들이 꼽는 쌈마이 디스코 고전 "Boogie Night"이 삽입된 적은 있었지만 부수적으로 삽입된 것이고, 이 곡은 랠로 쉬프린이 프로듀스한 영화의 정규 사운드트랙에 수록된 곡이다. 알아본 결과 히트웨이브의 정규반에는 수록된 적이 없고 이 사운드트랙도 그다지 구하기 쉬운 음반은 아니라는 얘기가 들려온다. 그래서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Carl Johnson이라는 사람을 알게 되어 메일을 띄웠다. 한국에 사는 재즈 훵크에 미친 놈인데 우연히 영화를 보다가 곡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듣고 싶어 미치겠는데 한국에서는 이 사운드트랙을 구하기 어려울 것 같다. 좀 도와다오. 이런 식의 메일이었고 어차피 답신은 와도 그만이라 생각하고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얼마 전 이 곡을 엘피에서 리핑한 mp3를 첨부한 답신이 도착했다. 비록 음질은 그다지 좋지는 못했지만 내 짧지 않은 음악감상 인생에 잊지 못할 순간이 되었다. 음원을 제공해주신 Carl Johnson씨에게 감사드린다.
(2008/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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