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cotheca

Donna McGhee - It Ain't No Big Thing (1978)

Baron Samdi 2016. 6. 30. 16:37

나의 드라이빙 사운드트랙 일곱 번째.
누님, 만수무강하세요!

Donna McGhee는 언더그라운드 디스코의 거장이자, 현대 일렉트릭 댄스 뮤직의 비조 격이라고 할 수 있는 Patrick Adams, Greg Carmichael 듀오의 뮤즈로 알려져 있다. 뉴욕 브루클린의 종교적인 가정에서 태어나 가스펠만 듣고 자랐으며 교회에서 음악을 배우다 세속적인 R&B, 훵크 신으로 편입된 거의 모든 흑인 아티스트들의 성장사를 따르고 있다. Fatback Band의 보컬로 참여해서 Teddy Pendergrass, Crown Heights Affair, Chaka Khan과 함께 투어를 하다, 그렉 카마이클을 만나 카마이클의 레드 그렉 레코드와 계약하고 Phreek, Universal Robot Band, Bumblebee Unlimited 등 애덤스/ 카마이클 듀오의 팬이라면 거의 정전처럼 소장하고 있는 명반들의 크레딧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지금 R&B 팬들은 키스 스웨트를 먼저 떠올리겠지만, 다나 맥기의 유일무이한 솔로 앨범인 <Make It Last Forever>는 음악성은 물론, 그 희소성 때문에 높은 가격으로도 유명했다. 작년에 bbr에서 리마스터링되면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구할 수 있게 되었다. 여기에 수록된 "It Ain't No Big Thing"은 훵크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I Will Survive"와 더불어 최고의 이별 곡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는데, 다나 맥기는 한 인터뷰에서 "누구를 염두에 두고 부른 곡은 아니며 이 곡을 통해서 삶이 바뀌었다는 팬들의 고백을 들을 때, 매우 감사함을 느낀다."고 전한 바 있다. 그리고 이 곡은 패트릭 애덤스의 트레이드마크라 할 만한 리프가 두드러지고 있는데 "스트링 섹션만 제외하고는 애덤스/ 카마이클 듀오가 모두 연주한 것으로 오버더빙(원래 녹음된 트랙에 다른 악기가 녹음된 트랙을 덧입히는 것)은 거의 하지 않고 실시간으로 녹음된 것"이라고 한다. 기술적인 미비함을 열의로 메우려 한 것인지 애덤스/ 카마이클 듀오의 천재성이 놀랍다.(읽는 분에 따라서는 매우 불편하고 사사로운 내용이 있으므로 이하는 생략하셔도 좋습니다.)


이 곡은 또한 파업으로 방황하던 시기, 나를 위로해주던 매우 소중한 곡들 중 하나이기도 하다. 파업 때, 많은 시민들의 응원도 있었지만 거리에 나가보면 "빨갱이 새끼들", "소고기 먹으면 뇌가 뚫린다며?", "배가 부르니까 데모질"이라는 말들이 들려왔다. 대선이 있고 며칠 후, 한 선배가 "박근혜가 아비의 죄에 대해 사함을 받고 당선되었다, 내가 <이제는 말할 수 있다>를 제작한 이유를 이제는 못 찾겠다."고 한 말이 귓전을 맴돈다. 진실을 추구하는 탐사프로그램을 만든다고 해서, 시민들에게 진실을 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역사 다큐를 잘 만든다고 해서 시민들의 역사 인식을 제고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이 사회에서 나의 효용은 무엇일까 하고 생각할 때마다 막막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파스칼이 <팡세>에서 "침묵하게 만드는 것이야말로 최악의 박해"라고 했는데, 그 박해에 대한 대응이 한낱 난동질로 받아들여질 때, 동료가 어제 해고되었는데 "<무한도전>은 도대체 언제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어떻게 답해야 했을까? 언론의 자유는 언론인들이 셀프로 쟁취해야 하고, 기자, PD 몇 사람 해고당하고, 침묵을 강요당해야만 하는 것이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닌 것Aint no big thing"처럼 받아들여질 때마다 나는 이 노래를 들었다. 파업 영상을 만들 기회가 생기면 이 노래를 쓰려고 했는데, 그럴 기회가 없었다. 앞으로도 그럴 기회가 없었으면 좋겠다.

(2013/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