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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imit - Say Yeah (1984)

Baron Samdi 2020. 7. 15. 15:13

한줄 단평 : 내가 매우 사랑하는 80년대 밴드. 

 

The Limit은 한국에서도 가장 널리 알려진 네덜란드 밴드일 것이다. 영국은 물론, 미국에서도 유명하고 네덜란드의 전설적인 뮤지션 Jan Akkerman의 79년 발표곡 "She's So Divine"을 리메이크해서 차트 상에서 선전했을 뿐만 아니라 80년대의 훵크 명곡하면 빠지지 않고 소개되고 있다. The Limit가 발표한 곡들을 들어보면 전체적으로 엇비슷하거나 이제 와서 들어보면 유치한 곡들도 많지만,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80년대 뮤지션으로 항상 꼽는 밴드이기도 하다.

 

더 리미트는 Bernard Oattes와 Rob Van Schaik, 두 사람이 프로듀싱, 작곡, 연주, 노래까지 겸해 전방위로 활약하는 듀오로 영국에서 교육을 마친 오츠가 Steam이라는 밴드에서 판 샤이크를 만나면서 결성되었다. 80년대 중반에 네덜란드와 프랑스는 물론, 영국에서도 성공적인 활동을 이어갔다. 미국으로 진출을 모색할 때, '더 리미트'라는 밴드명이 소송 문제에 휘말릴 염려가 있어 두 사람의 성을 따서 'Oattes Van Schaik'로 활동했다. 더 리미트의 유일한 앨범이자 셀프타이틀 앨범에서 가장 성공을 거둔 곡은 영국 싱글차트 17위, 미국 빌보드 댄스차트 7위를 기록한 "Say Yeah"이다. 뉴욕에서 이 곡을 녹음하면서 보컬에는 Gwen Guthrie, 색소폰에는 David Sanborn같은 어마어마한 인물들이 참여했지만 여기 Top Of The Pops (TOTP, 영국의 팝 프로그램. 혹시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첨언하자면 유명 호스트의 성추행으로 더 유명해진 영국판 가요톱텐) 영상에는 다른 인물들로 대체되었다. 아무래도 대서양 건너 모시기에는 거물이기 때문이다. 일전에 소개한 Forrest(https://baronsamdi.tistory.com/213)의 "Could This Be Love"는 개인적으로는 최고의 80년대 댄스 튠으로 꼽는 곡 중 하나인데 포레스트는 이 싱글을 83년에 발표했고, 더 리미트는 85년에 발표한 앨범에 수록했다. (물론 포레스트 버전이 훨씬 좋다!) 포레스트는 "She's So Divine"을 취입한 전력이 있었기에, 더 리미트와 어떤 관계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자료가 한정되어 있어 알 수는 없다. 포레스트 앨범의 프로듀서가 조르지오 모로더 밑에서 K.I.D 를 이끌었던 제프 배스토우(https://baronsamdi.tistory.com/176)였기 때문에 원 작곡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별 근거는 없다. 대신 더 리미트 앨범에는 "Could This Be Love"의 작곡자로 오츠 판 샤이크가 명기되어 있다. 

 

85년 앨범 발표후, 버나드 오츠는 솔로로 나섰다. 프론트맨으로 활약했던 롭 판 샤이크는 이후의 이력이 미미한데 비해, 버나드 오츠는 보다 성숙한 음악적 시도를 통해서 일취월장한 역량을 보여줬다. 그리고 보컬로서도 판 샤이크보다는 훨씬 좋다. 마치 Wham처럼 프론트맨처럼 보이는 사람이 아닌 사이드맨처럼 보였던 사람이 사실상 팀을 이끌어나갔던 셈이다. 이 클립을 보면 풋풋한 대학생 밴드 같기도 하고, 젊은 시절의 발랄함도 엿보이는 것 같다. 오츠가 솔로로 나서면서 시도한 음악들은 지금에 와서 보면 재즈 톤이 섞인 AOR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오츠 판 샤이크 두 사람 이름으로 된 음악들만큼은 세련되고 청량한 댄스 튠이 80년대 청춘을 보냈던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것 같다. 80년대 소울/훵크 댄스 컴필레이션에서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밴드이기도 하며 네덜란드 밴드임에도 명성이 높아 비교적 음반을 쉽게 구할 수 있는 밴드이기도 하다. 

 

(화면에서 버나드 오츠는 회색  싱글 블레이저를 입은 사람, 흰 재킷을 입은 사람이 판 샤이크, 여성 보컬은 클립마다 얼굴이 바뀐다. 밀리 바닐리 같다는 악플들이 많은데, 대서양 건너 있는 그웬 거스리를 어떻게 모셔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