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나드 오츠의 두번째 앨범인 94년작 <Soul Detective>는 엄청난 히트를 기록하거나 대중성을 갖춘 곡은 없어도 전반적으로 퀄리티가 뛰어난 앨범이다. 숨은 명반들이 많고 많지만 이 앨범 또한 묻히기에는 매우 아깝다는 생각인데, 이 앨범이 빛을 보지 못한 이유로 네덜란드 출신 아티스트라는 점 외에는 별다른 이유가 없어 보인다. 역시 신드롬에서 발매했고 재즈 기타리스트 피터 화이트와 타워 오브 파워에서 활동했던 색소포니스트 리처드 엘리엇이 참여했다.
"Sold"는 내가 이 앨범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인데 높이 솟아오르며 청량감을 선사하는 관악 파트가 매우 매력적이다. 전문적인 뮤지션이 아니어서 식견은 부족하지만 오랜 팬으로서 아쉬운 점을 하나 지적하자면, 2분 50초부터 색소폰 솔로가 시작되는데, 이게 트럼펫과 색소폰의 인터플레이 아니면 색소폰 솔로 뒤에 기타나 베이스 솔로가 붙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청자의 흥분이 한껏 고조되는 데 그저 브리지로만 쓰인 느낌이다. 연속되는 솔로들로 이끌어나갔으면 아쉬움 없이 들을 수 있을 곡이다. "Sold" 외에 "Still Dreaming Of You"도 좋아하는 곡이라 두 곡 중에서 망설이다 함께 올린다. "Still Dreaming Of You"의 서두를 들으면 일본의 카도마츠 도시키(角松敏生)가 생각난다. 왠지 모르지만 일본 AOR팬들이 너무 좋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곡이다. 카도마츠 도시키나 사토 치쿠젠의 앨범에서 많이 들어본 듯한 사운드. 그 외에도 좋은 곡들이 많다. 전작 <Frame By Frame>과 더불어 내가 애써 추천하는 AOR 명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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