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에 어떤 계기로 퓨전 재즈 키보디스트 닐 라슨의 79년작 <High Gear>를 즐겨 들었다. 그래도 닐 라슨은 국내에 널리 알려진 아티스트라 그런지 예스 24에서 구매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앨범은 일렉트릭 기타와 키보드의 속주 인터플레이가 강조된 앨범으로서, 록 음악 취향의 퓨전 재즈 팬이라면 매료될 법한 곡들이 가득하다. 다만 이 곡 "This Time Tomorrow" 만 다른 곡들과 조금 다르게, 다운 템포로 해먼드 B3와 펜더 로즈를 사용해서 좀 더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을 주는 것 같다. (다른 곡에서는 좀 더 날카로운 느낌의 야마하 기종을 많이 쓰는 것 같다. 키보드 기종은 이 문외한의 추측이므로 정확한 것은 아니다.) 운전하면서 듣기에 좋은 데다 2분 대에 흘러나오는 B3의 트릴이 나올 때면 짜릿할 정도로 좋다.
닐 라슨은 이름만 들으면 스웨덴 쪽 같지만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 태생으로 플로리다 새러소타에서 성장해, 뉴욕을 거쳐 L.A에서 활동하는 뮤지션이다. 훵크의 종가 클리블랜드 태생 같지 않게, 록과 결합된 퓨전 재즈를 추구하는 것을 보니 아마 어려서 떠나왔거나 정통 훵크에는 큰 관심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이름을 하고 훵크를 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을까?) 닐 라슨은 1948년 생으로 존 콜트레인, 마일즈 데이비스, 모던 재즈 쿼텟과 당시에 유행하던 록 밴드들의 음악을 들으며 피아노를 배웠다. 1969년에는 월남전에 징집, 장병들 앞에서 위문 공연을 주관하는 음악 감독으로 복무했고, 제대 후에 뉴욕으로 이주했다. 1970년대 초반, 뉴욕에 체류하면서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시그널 음악과 세션 연주자로 활약하다, 재즈 기타리스트 Buzz Feiton과 밴드 Full Moon을 결성해서 활동했다.
1977년, 라슨은 L.A로 이주해서 토미 리푸마, 러스 타이틀먼, 허브 알퍼트 같은 프로듀서들 밑에서 세션으로 일하다 허브 알퍼트의 눈에 띄어, 알퍼트가 설립한 레코드 사 A&M과 계약을 맺고, 그 산하의 재즈, 재즈훵크, 퓨전재즈 전문 레이블인 호라이즌에서 자신의 이름을 달고 앨범을 2장 발표한다, 이것이 첫 앨범 <Jungle Fever>와 두 번째 앨범 <High Gear>다. 1970년대 후반에 나온 앨범들답지 않은 세련된 사운드로 미국의 퓨전 재즈 팬들은 물론이고, 일본 팬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았다. 특히 이 곡이 수록된 <High Gear>는 마이클 브레커, 버즈 페이튼, 파울리뉴 다 코스타가 참여해, 1980년도 그래미 최우수 록 앨범 연주 부문에 선정되었고, 빌보드 차트 153위에 올랐다. 이후에는 풀문 시절의 동료, 버즈 페이튼과 라슨-페이튼 밴드를 결성해 활동하고 케니 로긴스, 조지 벤슨, 그렉 알트먼, 레너드 코헨과 투어와 녹음을 함께 했고 리키 리 존스, 조지 해리슨, 케니 로긴스, 돈 매클린 같은 록 뮤지션들의 세션으로도 활동했다. 근래에 가장 널리 알려진 행적이라면 미드 <보스턴 리걸>의 음악을 맡은 것이다. 레너드 코헨은 투어 중에 늘 "오늘날 가장 탁월한 해먼드 B-3의 명인"이라고 닐 라슨을 소개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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