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nk> 6 - 훵크의 부활

 훵크의 부활.

훵크 전통의 유산은 현대 랩 음악에서 나타나는 훵크의 기능에서 찾아볼 수 있다. 훵크의 현대적 육화(肉化)인 랩 음악은 랩 작사가 데이비드 툽 David Toop이 명기하듯이 “훵크 비트 위에 실린, 약박에 강세가 들어간syncopated 말”로 항상 알려져 왔다. 턴테이블 위에서 옛날 레코드를 믹싱하는 것은 힙합 (랩) 문화의 필수적인 요소가 되어왔다. 하지만 새로운 트랙에  오래된 음악들을 디지털 방식으로 접합하는 샘플링 기술의 출현으로 훵크의 진정한 부활이 본격적으로 실행되었다. 1980년대 후반 이래로 랩 음악 제작자들은 그들의 음악에 비트를 강화하기 위해 옛날 흑인 음악의 샘플들을 사용해왔다. 샘플링 시대의 절정인 1990년에 들어와서는 거의 대부분의 랩 스타들이 훵크 시대의 음악들을 독점하다시피 사용했고, 이 책에서 볼 수 있는 모든 오리지널 훵크 아티스트들이 예외없이 현대 랩 음악에서 새로운 육신을 얻었다. 이것은 모타운의 소울 음악인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도 전의 리듬 앤 블루스 음악인들, 팝 소울 음악인들, 디스코 음악인들 혹은 주류(예를 들어, 백인) 록 음악인들까지 모두 해당된다.

전통에서 벗어난 루프 음악¹⁾이라고 하기에 랩 음악인들이 그들이 약탈하려고 골랐던 음악들에 대해 성실성을 보였다는 것은 이상스러운 일이다. 대부분의 훵크 시대 “최고 히트곡들”은 폐차와 같이 쓸만한 모든 부품이 싹싹 발라졌다. 잡지 <바이브>는 옛날 곡들을 쓴 6개의 랩을 거명하면서 제임스 브라운이 1974년 녹음한 곡 “The Payback"을 1992년 올해의 샘플로 선정했다. 랩 슈퍼스타 M.C 해머의 첫 번째 국내 히트곡 ”Turn This Mutha Out"은 팔리아먼트의 1975년 소울 차트 1위곡 “Teat The Roof Off The sucker"의 코러스 부분에서 한마디 한마디 따서 쓴 것이다. 해머의 역대 최고 히트곡인 ”You Can't Touch This"는 릭 제임스의 1981년 히트곡 “Super Freak"의 기본 리프를 사용해 계속 반복시킨 것이다. 랩 그룹 디지털 언더그라운드는 훵카델릭의 1979년 싱글”(Not Just)Knee Deep"을 가져다 썼는데 그들의 1991년 골드 앨범²⁾ <Sons Of The P>³⁾에 실린 별개의 3곡에 모두 쓰였다. 그리고 이러한 예는 무수히 많다.

샘플링 혁명에서 나타나는 또 하나의 놀라운 면모는 동시다발적인 “아프리카 중심적”운동이다. 젊은 사람들이 세계의 아프리카 중심적 측면과 그 역사를 탐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사려깊은 래퍼들은 자신의 음악에 댄스 리듬을 강조하면서도 인종문제, 흑인 혹은 아프리카인으로서의 자존심, 요셉 벤 - 조캐넌Yosef Ben-Jochanan, 세이크 안타 디옵Cheikh Anta Diop, 프랜시스 크레스 웨슬링Francis Cress Wesling과 같은 학자들을 솔직하게 언급하기 시작했다.

최근의 법적인 진전은 옛날 노래들을 합법적으로 샘플링하기 어렵게 만들었지만 명백한 것은 최근 유행하는 랩 음악을 피상적으로 듣기만 해도, 하이테크의 요란한 비트 기저의 또 다른 과거의 음악 세계를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렇듯 훵크의 세계는 랩의 태동에 여러 모로 영향을 주었다.

훵크의 역사.

이 책은 제임스 브라운에서부터 힙합 네이션까지 저항할 수 없는, 내스티한 그루브로 연결지어져 있는 모든 훵크 시대의 이동경로를 따라갈 것이다. 이 책은 크게 일곱 부분으로 나뉘는데, 우리가 훵크로 알고 있는 것의 중요한 측면 즉, 제임스 브라운의 충격, 무엇이 훵크이고 무엇이 훵크가 아닌지, 그리고 그것의 뿌리는 어떠한지에 대해 다룰 것이다.

그러면서 훵크는 훵크 왕조The Funk Dynasties라는 개념으로 논의될 것이다. 훵크 왕조의 개념을 창안한 사람은 베이 에이리어⁴⁾의 랩 프로듀서인 아쉠 “더 훵키 맨” 네루-메시트인데, 그는 훵크는 로큰롤이나 소울 뮤직같은 다른 장르의 개념이 아닌 고유의 개념으로 다루어져야 한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어한다. 이집트나 중국의 왕조들처럼 훵크의 역사는 고유의 연대기적 순서로 설명되어야 한다.

첫 번째 훵크 왕조 (1965-1972)는 통일의 기간이었다. 훵크는 당시 제임스 브라운에서 시작되어 슬라이 앤 더 패밀리 스톤과 정형화된 스타일을 깨뜨리고 통합을 만듦으로써 시대를 반영하던 다른 많은 아티스트들에 의해서 발전되고 있었다. 록 음악의 넓은 범위 내에서, 소울 음악의 팝적인 양념 근저에서 그리고 재즈의 혁신적 광기를 통해서 이러한 그루브의 통합이 일어났다. 처음 들을 때는 “함께 다가오는 듯come together"하지만 독립적이고 분할된 소리로서 말이다.⁵⁾

그러고 나서 1970년대의 많은 사회적, 음악적 발전으로 우리는 “연합 훵크 왕조”(1972-1976)를 성취하게 되었다. “인민에게 권력을”이라는 생각을 활용하려는 많은 터무니없는 시도들은 아주 훵키한 시대 상황과 훵키한 음악을 창조해냈다. 곳곳에서 볼 수 있듯이 블랙스플로이테이션⁶⁾에서 <소울 트레인>⁷⁾에 이르기까지 당시는 이 책 13장(그 훵키했던 70년대)에서 논의하는 바와 같이 누구나 훵키해질 수 있는 위대한 순간이었다. 연합 훵크 왕조의 가장 위대한 유산은 아마도 당시를 지배했던 연합 훵크 밴드들이었다. 연합 훵크란 음악적으로 다양한 집단으로 남자와 여자가 있고, 흑인과 백인이 있고, 강렬한 훵크와 부드러운 분위기를 함께 전달하며, 전통적인 음과 하이테크 장비 그리고 교조적인 설교가 아닌 영적인 주제들이 모두 자기 충족적인 단위로 수렴되는 것이다. 

그 다음에는 “댄스 음악의 황금기”가 왔다. 그 당시에는 댄스 음악이 미국의 명물이 되었고 디스코로 알려진 훵크의 단순한 모조물이 지배하던 시기였는데, 그러한 상황으로부터 가장 뛰어난 댄스 훵크가 몇 곡 나왔다. 애석하게도 초기의 그룹들이 보여준 다양성이 타협하여 댄스 비트에 우위를 두는 음악적 변화가 일어났다. 하지만 훵크는 그로 인해 사악해지고 무자비해졌다. 16장 “댄스 훵크, 나와 같이 훵키해지고 싶어?”에 자세한 내용이 있다. 그러한 상황 속에서 가장 사악하고 무자비한 움직임은 물론 P-훵크 맙, 조지 클린턴의 팔리아먼트/훵카델릭이었다. 그들의 이야기는 뉴 저지 주 플레인필드의 이발소에서 노래를 부르던 때부터 은하계간 훵크 운동 intergalactic funk movement에 이르기까지 여기에 잘 나와있다. 더 피 The P의 항구적인 유산은 피-훵크 음악의 독특한 영적, 철학적 테마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것은 18장, “훵크의 형이상학, 마더쉽 커넥션”에서 다루어졌다.

1980년대까지, 보다 상위의 힘으로서의 훵크는 거의 잊혀졌다. 많은 요인들로 “순전한 훵크 naked funk”로 향하는 본질적인 훵크적 충동을 벗겨내려는 음모를 꾸며댔다. 팝 훵크의 떠들썩함 아래, 격렬한 언더그라운드 훵크가 전국적으로 융성했고 힙합과 블랙 록으로 나타나게 되었다.

최근의 얘기로 들어와서 1980년대 초기에 한심한 라임⁸⁾과 기계적인 비트와 같은 유행보다 힙합에 더욱 가까운 것들이 있었다는 사실은 대다수의 팬들에게는 명백한 일이었다. 언더그라운드 랩 문화는 1960년대 흑인의 자존심 회복 운동의 불씨를 다시 지폈다. 그 당시의 훵크 비트를 종종 샘플링하면서 말이다. 1988년에 와서는 힙합은 마땅히 힙합 네이션이라고 불리워야 할 것으로 진화했다. 그리고 현대의 랩의 동등한 이상과 가치가 훵크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는  훵크적인 시각에서 랩을 듣는 청자라면 누구에게나 명백했다. 이로써 힙합 네이션은 “5번째 훵크 왕조”로 생각될 수 있다.

음악에 대한 연구로서, 사회에 대한 연구로서, 단순히 흑인 민중의 존재 방식에 대한 연구로서 훵크에 대한 이해는 1960년대 이래로 미국에서 흑인 민중의 경험을 연속적으로 설명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을 것이다. 1960년대 중반 이래로 미국 흑인 사회 내에서의 수많은 변화를 통해서 우리가 오늘 증언해주고 있는 결과들을 해석하는데 참조점을 발견하도록 도와줄 것이다. 훵크는 그 모든 것을 한데 모아준다.

 

<사진 설명> 상; 데이비드 툽, 하; 이 책의 저자 리키 빈센트

 

(2006/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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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특정 소절이 반복되는 음악

2) 미국 기준으로 골드는 50만장 판매 음반. 참고로 플래티넘은 100만장, 다이아몬드는 1000만장.

3) 개인적으로 필청 음반이라고 생각함.

4) 미국 서부 해안지역.

5) 이와 유사한 비유는 랠프 엘리슨의 소설 <보이지 않는 인간> 참조.

6) 흑인관중을 대상으로 한 상업 영화들. <샤프트>, <폭시 브라운>, <블라큘라> 등.

7) 71년부터 방송을 시작한 흑인 대상의 음악, 댄스 프로그램.

8) 랩에서의 각운. ex) So much drama in the LB"C" / My name's Snoop D-O-Double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