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훵크 음악 : 나와 함께 춤을.
너도 알잖아, 우리가 소리의 과학자라는 걸.
우리는 그걸 수학적으로 써내려가지.
- 쿨 앤 더 갱
훵크는 음악적 혼합물이다. 훵크의 가장 대중적인 형태는 고도의 복잡성에 도달하는 악기들의 리드미컬한 상호작용에 의해 이루어지는 댄스 템포의 리듬과 블루스 스타일의 음악이다. 어떤 상이한 악기건 혹은 음의 층위건 간에 다양한 박자들 위에서 전개될 수 있지만 갑자기 모든 것은 조여져서 하나의 동화된 음조나 악구로 불쑥 터져 나온다. 그러고 나서 갑자기 다시 리드미컬한 상호작용으로 되돌아간다. 악기 연주의 복잡한 당김음은 흔하게 나타난다. 몇몇 훵크 곡들은 함께 연주되는 부분 전에 여러 행로를 교차하는 악기들이 꼼꼼하게 짜여있는 하나의 “브리지 bridge1)”를 가지고 치밀하게 구성되어 있다. 나머지는 자유로운 형태의 그루브로서 각각의 뮤지션들이 다른 뮤지션과 교감하듯이 감정을 흘려보낸다. 베이스는 음악을 고동치게 하고 쿵쿵 치며 팡팡 터뜨린다. 연주 템포는 천천히 성적인 선회가 되거나 주먹을 하늘로 쳐든 매우 정력적인 장난이 될 수도 있다. 리듬이 있는 한, 연대감이 있는 한, 바이브(떨림)이 있는 한 그것은 훵크다. 조지 클린턴이 얘기하듯이 “그게 당신의 엉덩이를 흔들게 만든다면 그게 바로 훵크다.”
70년대 초반 제임스 브라운의 밴드가 융성했던 기간 동안 훵크 음악의 가장 중요한 창조자 중의 한 사람인 트롬본 주자 프레드 웨슬리는 다년간 제임스 브라운의 밴드 리더였으며 조지 클린턴, 제임스 브라운, 붓시스 러버 밴드를 편곡하는 훵크의 건축가였다. 1992년 영국 TV 진행자 레니 헨리와의 인터뷰에서 웨슬리는 훵크 곡 구성의 기초적 방법론에 대해 이렇게 묘사했다.
당신이 당김음을 넣은 베이스 라인을 가졌다면, 드러머의 아주 강하고 무거운 백 비트를 가졌다면, 기타의 카운터-라인2), 키보드, 소울 싱어, 금상첨화로 가스펠 스타일로 부르는 가수를 가졌다면 그게 바로 훵크입니다. 그래서 당신이 이 모든 내용물을 한데 집어넣기만 하면, 그리고 그것을 다양하게 변주한다면, 당신은 훵크를 쓸 수 있고 구성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웨슬리는 훵크를 연주하는 것이 “영적인 것”이고 특별한 유형의 연주자만이 그것을 제대로 연주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Swang"라는 방언이 어울릴 정도로 심하게 흔들리는, 치밀하고 탄력적인 훵크 그루브를 만들어내기 위해서 그것은 특별한 바이브를 필요로 한다. 그것은 음악가로 하여금 자신의 악기에 철저하게 복종하도록 만들며 음악가들 서로와 음악적 전통 내에서 멋지고 조예가 깊은 것을 접촉하게 한다.
모든 악기들이 이러한 음에 기여한다. 리듬 악기들은 이따금 멜로디 라인을 만들어 내고 멜로디 악기들은 이따금 퍼커시브한 강도로 진동한다. 훵크에서 베이스와 기타 그리고 관악기는 이따금 보다 단순한 소울이나 R&B 곡의 주요 멜로디가 될 수 있을법한 완전한 멜로디를 만들어낸다. (소울이나 R&B 그루브는 일반적으로 하나의 주요한 멜로디로 구성되는데 훵크에서처럼 카운터 멜로디3)로 쓰이는 것이 아니라 나머지 악기들이 주요 멜로디를 강조하는 데 쓰이는 것이다.) 이러한 복잡성은 훵크가 왜 그렇게 쉽사리 1990년대의 프로듀서들에게 샘플링 되었는가를 보여주는 또 다른 이유가 된다. 훵크 그루브의 개별적인 진행부는 지금도 디지털 악기에 의해 맥빠진 형태로 해체deconstructed4)되고 반복될 수 있다.
어째서 현대 댄스 음악이 그토록 심각하게 훵크 샘플에 의존하는가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이유는 1970년대 훵크를 연주하면서 발명되었던 리프riff5)들은 밴드에 의해 창조되었는데, 밴드는 디지털 장비로는 복제할 수 없는 하나의 상호작용 과정이기 때문이다. 즉흥 훵크 연주에서 베이스 라인은 육중하게 움직이고, 기타는 맞아떨어져 가고, 드러머는 훵키한 행진의 속도를 높이고, 관악기 연주자는 이 훵크의 토대를 따라서 모험적인 리프를 고안해낼 것이다. 이러한 과정은 계속해서 만들어져 갈 것이다. 그 결과로 얻어진 급격한 변화는 마치 각각의 것들이 다른 것들을 보완해나가듯이 아이디어, 효과, 재능의 축적을 가져왔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나 외과적인 절차로 음조, 리프, 소절들을 추출해내는 것은 전혀 다른 형태의 창조다.6)
훵크는 항상 함께 연주되었고 현재에도 그러한데 그로부터 나올 수 있는 가장 좋은 성과는 그 음악적 에너지가 연주자와 청자 들 사이에서 지속적으로 생성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누구나 훵크의 지독하고 리드미컬한 장식음을 따라잡거나 농밀하게 연주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 여기 한 일화와 같이 말이다. 프레드 웨슬리는 제임스 브라운 밴드의 기타리스트를 뽑는 오디션에서 심사를 보면서 한 기타리스트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 “자네, E9 코드 연주할 수 있나? 취카 탁 취카 탁 취카 탁 취카 췩 이렇게 말야” 그 기타리스트는 대답했다. “그래보죠, 뭐.” 웨슬리 자신이라면 이렇게 대답했을 것이다. “네, 근데 선생님께서는 느낌을 가지고서 연주할 수 있습니까, ‘하룻밤 내내 all night long'같은 느낌을 가지고서요?” 만약 그 기타리스트가 그렇다고 대답했다면 당장에 채용되었을 것이다.
훵크 음악은 기술적인 관점에서 시도한다면 연주하기에 굉장히 까다로운 음악이다. 왜냐하면 훵크는 자유로운 감성과 음악적인 뿌리(재즈, 팝, 블루스, 기타 등등)가 무엇이건 간에 음악가의 느낌을 통해서 그에게 주어진 순간에 들어맞는 적절한 백비트와 카운터 라인을 구사할 수 있는 이완되고 직관에 의한 상태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보다 이상적으로는 누군가가 코드변화, 바이브, 블루스를 느끼려고 한다면 멜로디와 코드의 변화가 자연스럽고 단순하게 따라 나오는 것이다. 이것은 재즈와 블루스를 잇는 음악적 연결고리다. 하워드 C. 해리스는 그의 책 <즉흥성, 작곡, 훵크 테크닉 완전 정복 The Complete book of Improvisation7), Composition and Funk Technique>에서 훵크 음악의 본질을 이렇게 설명한다.
훵크는 재즈, 팝, 록, 가스펠 그리고 블루스의 요소들이 리드미컬하고 소울풀한 음색을 만들어내도록 융합된 형태의 음악이다. 훵크는 리듬을 추구하는데 이와 같은 훵크의 기술은 연주자들의 유대감togetherness8)에 달려있다. 그것은 본질적으로 역동적인 연대성이다.
이러한 훵크의 “유대감”은 다른 재즈 형태들과 다르다. 1960년대와 1970년대, 특히 미국 흑인 사회와 흑인 예술가들 사이에 널리 퍼져 있는 “해방”이라는 미덕 때문이다. 신성하면서도 세속적이고, 평화로우면서도 저항적인 흑인적 전통의 총체적인 종합은 흑인 예술의 골자이면서 동시대의 “흑인 혁명”과 궤를 같이 한다. 다가감과 받아들임, 급박함 그리고 참여는 흑인 음악가들을 함께 하도록 했고 그들은 마침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창조해냈다. 새로운 통합의 음악을.
(사진 설명 : 쿨 앤드 더 갱)
(2006/8/12)
1) 이행부.
2) 대선율. 주요 멜로디 이외에 독립적으로 나타나는 멜로디. 주요 멜로디를 효과적으로 보조하는 역할을 한다.
5) 반복 악절. 보통 재즈 연주에서 즉흥적으로 한 악절을 되풀이해 연주하는 것. 카운트 베이시 등이 유명.
7) 재즈 등에서 느낄 수 있는 즉흥적인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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