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 듀오 포터 앤 틸먼의 바이오그래피나 이 앨범 <Space Rapture>가 발매된 사정은 이미 두 번에 걸쳐 소개드린 바 있다. 포터 앤 틸먼은 앤드류 스캇 포터와 틸마니노프라는 예명을 가진 데이빗 에릭 틸먼, 2명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 앨범에는 관록의 재즈 보컬 카멘 런디가 작곡과 보컬로 참여하고 있다. 우연찮게도 흔치 않은 취향으로 고생하던 차에 가뭄의 단비 역할을 톡톡히 해주는 음악 감상의 도반, 한선생의 추천으로 알게되어 어렵사리 이 음반을 손에 넣었는데 그때의 충격은 여전하다. 이 곡은 에릭 틸먼과 그의 아내 카니 틸먼의 보컬과 연주로 이루어져 있는데, 선곡의 이유는 단연코 제목 때문이다.
흉가같은 블로그가 여러 블로거분들의 발걸음으로 회생의 기미를 보이는 요즘, 나는 일종의 난서증이랄까 직장을 잡고부터는 글을 못쓰는 병에 걸린 것 같다. 원래 개인의 신변에 대해 그닥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성미에다가 이런 병까지 걸리고 보니 블로그나 싸이에 글 하나 올리기도 쉽지 않다. 이 모든 게 직장을 잡고부터다. 자기 계발이나 재충전의 기회를 제공하지 않는 한국의 노동 상황을 고려할 때, 바쁘다는 것이 가장 좋은 핑계가 될 수도 있겠고 홀몸에 꼬박꼬박 돈이 들어와 배가 불러서 자신과 사회에 대한 고민이 덜해졌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 생각에 발기(發記<-한자에 주의!)부전의 가장 큰 이유는 글을 써야만 한다는 강박관념과 직장에 들어서면서 무지의 나락으로 떨어졌다는 데 대한 두려움인 것 같다. 그래서 요즘 나의 큰 과제는 어떻게 이 발기부전을 치료할 것인가이다. 공포는 공포의 근원과 직접적으로 대면함으로써만이 극복할 수 있을 것 같다. 되든 안되든 여하튼 써보자.
* 2008년이 밝았습니다. 얼굴도 모르고 목소리조차 들어본 적이 없는 분들이지만 어느덧 제 생활의 일부가 된 분들에게 제 얘기를 들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에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는 덕담을 포개서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네이버의 표현을 슬쩍하자면 저도 여러분들 덕택에 조금 자란 것 같습니다.
(2007/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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