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훵크 밴드의 역사를 살펴보면 오하이오는 훵크의 조국,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는 훵크의 수도라고 과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이 밴드는 훵크의 수도에서 살짝 비껴난 오하이오 주 데이튼 출신으로 Byron Byrd가 밴드를 이끌었다. 이 바이런 버드라는 인물의 이력이 흥미로운데, 원래 버드는 항공 우주공학을 전공한 공학도로서 무선 마이크 같은 장비를 개발하던 사람이었다. 버드는 어디까지나 취미로 음악을 시작했는데, 여러 곡들이 히트하게 되자 음악가로 전업하게 된 케이스다. (국내에서는 루시드 폴과 비슷한 케이스라고 해야 하나.)
이 밴드에는 바이런 버드 외에도 혼 섹션에 Chris Jones와 John Wagner, 기타에 Shawn Sandridge, 베이스에 Hollis Melson, 드럼에 Kim Yancey가 포진하고 있는데, 초기에는 음반 프로듀스 과정에서 리듬 섹션에 허전함을 느끼게 되자, 보코더의 달인이자 같은 오하이오 출신의 일렉트로 훵크 밴드 Zapp의 리더인 Roger Troutman을 데려와 채워넣기도 했다. 로저 트라우트먼의 조력은 어디까지나 첫 앨범까지였고, 두번째 앨범 <Sun Power>에서부터는 자력으로 라인업을 꾸리게 되었다.
밴드의 간략한 역사를 소개하자면, 처음에 바이런 버드는 Overnight Row를 거쳐 Ohio Majestics라는 이름으로 지역에서 활동하면서, 타 지역에서 오하이오로 공연을 온 스피너스나 오제이스와 같은 빅 스타들의 백업을 해주던 밴드였다. 초기 멤버들은 바이런과 헤어져 오하이오 플레이어즈의 멤버가 되고, 바이런은 다시 팀을 꾸려 이 밴드, Sun을 꾸리게 되었다. 원래 이 밴드가 처음부터 Sun이라는 이름으로 출발했던 것은 아니었다. 당시 Mandrill, Jon Lucien, Zulema 등의 프로듀서를 전전하던 Beau Ray Flemming이라는 사람이 이들의 퍼포먼스에 반해 공연을 보고난 뒤 연락처를 교환했고, 곧바로 뉴욕 사무실에서 서류를 들고와 계약했다고 한다. 플레밍과의 계약을 기화로 새로운 출발을 알리기 위해 밴드 이름을 바꾸려 했는데, 플레밍이 제안한 이름이 "Celestial Sun"이었고, 이에 트럼페터 존 와그너가 그냥 "Sun"이라고 줄여부르자 하여 그렇게 되었다는 얘기가 있다.
Sun에게는 널리 알려진 곡이 여럿 있지만 그 중에서도 내가 좋아하는 곡은 이들의 세번째 앨범 <Sunburn>에 실린 "Dance (Do What You Wanna Do"다. 마치 80년대 동두천 미군 클럽 어딘가에서 라이브로 흘러나올 법한, 그루비하면서도 약간은 서글픈 듯한 정서가 마음을 끈다. 혹자는 이 곡을 Go-Go Funk라고 하는 것 같은데, 실기에 무척이나 어두운 나로써는 별달리 설명할 능력이 없어 송구스럽다. 이 앨범은 6년 전쯤에 일본에서 발매된 <오하이오 훵크 밤> 시리즈로 나왔는데, 그때도 3,000엔에 육박하는 가격이었지만 그새 일본 아마존에 두 배가 뛴 가격이 걸려 있다. 요즘 엘피 붐에는 중간업자들의 투기로 인한 살인적인 CD가격들도 일조하는 것 같다. 3~4만원 하는 수입 CD가 LP로 5~9불에 구할 수 있다면 굳이 CD를 고집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이에 더해 국내에 있는 소규모 리마스터링 스튜디오에서 좋은 앨범들을 많이 소개해 주어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음악을 들을 수 있게 해준다면 그 또한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2015/10/12)
'"D"iscotheca' 카테고리의 다른 글
Bryan Loren - Do You Really Love Me (1984) (0) | 2016.07.01 |
---|---|
The Kazu Matsui Project - Sunset Memory (1983) (0) | 2016.07.01 |
The Kazu Matsui Project - Standing On The Outside (1983) (0) | 2016.07.01 |
The Evasions - Wikka Wrap (1981) (0) | 2016.07.01 |
Delight - Is It Too Late (1983) (0) | 2016.07.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