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적 미국에서 인종 말살이 횡행하던 때, 셔먼 장군이 남긴 유명한 말이 있다. "좋은 인디언은 죽은 인디언 뿐", 이 말을 비틀어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뮤지션은 죽은 뮤지션 뿐". 내한 공연을 그렇게 소원했건만 한국이 어디에 붙어있는 나라인지도 모르도록 질병과 숙환으로 바삐들 돌아가시다 보니, 정말로 좋아하는 뮤지션들 중에서 생존해 계신 분들이 이제는 손으로 꼽아야 할 정도다. 특정한 시기의 음악을 좋아하는 팬의 비애란 이런 게 아닐까 싶다.
그나마 남은 소원이 하나 있다면 컨펑션의 이 곡을 라이브로 들어보는 것인데, 떼창은 둘째 치고 몇 명이나 올 것인가? 그리고 온다고 해도 진짜 팬들은 몇 사람이나 될 것인가? 이제 재즈 페스티벌이다, 소울 페스티벌이다 하는 행사들이 많이 열리면서 스타일리스틱스니 램지 루이스 같은 분들이 심심찮게 는데, 컨펑션도 꼭 와주었으면 좋겠다. 재즈 페스티벌이라고 해놓고 재즈 근처에도 못 갈 뮤지션들 초청해 구색 맞추기 하는 것을 보면, 당연히 공연이 수익을 목적으로 함을 백분 이해한다 해도 마치 다시다 국물을 설렁탕이라 파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하는 생각도 든다.
어쨌든 이 캘리포니아 출신의 위대한 밴드가 내한하시기를 앙망하면서, 이 곡은 96년도 라이브인데 모든 라이브 버전 중에서도 내가 최고라고 꼽는 곡이다. 특히 마이클 쿠퍼의 매력이 무지하게 드러나는 곡. 잔디밭에서 (술은 잘 못하니) 맥주라도 한 캔 빨면서 조용히 따라부르고 싶은 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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