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윈드 리버, 2016
테일러 쉐리단의 국경 3부작은 알란 파큘라의 파라노이아 3부작의 재림 같다. 이렇게 미국을 잘 그려낸 영화가 없을 듯. 게다가 원주민 여성들이 실종되어도 통계조차 잡히지 않는 현실 고발까지. 단 아쉬운 점은 영화라기보다는 미드 에피소드 1편 정도 같은 단순한 서사 구조. 제레미 레너의 배역은 매력적이다. (***1/2)
7. 베리드, 2010
설정은 참신하지만 그 뿐이다. 이라크에서 민간기업 트럭 운전사가 납치되어 관에 넣어진 채 땅속에서 깨어난다는 설정으로 극도로 좁은 공간에서 벌어지는 모노드라마다. 나는 단발적인 창안으로 승부 보는 창작물들은 그리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
8. 파이트 클럽, 1999
내가 극혐하는 문화적 요소의 집결체라 할 만하다. 미국 대중소설에 나오는 안티 히어로 특유의 자의식 과잉에서 나오는 다변성, 디지털 퀵 줌, 퀵 팬 같은 2000년대 초반에는 세련되었지만 이제 와서 볼 때는 샤기컷만큼이나 촌스러운 영상과 음악, 신선한 전개와 대비되는 뻔한 결말, 실종된 리얼리즘과 무정부주의적인 정치 철학 등. 일종의 반-도덕극이라고 하더라도 시대의 시련을 이겨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 영화를 잘 만든 영화라고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배우들의 명연기가 아까운 철없는 백인 소년들의 불장난 같은 영화. (**)
9. 극한직업 (2018)
코로나 후유증으로 복잡한 내용이 머리에 들어오지 않아 선택한 일회용 영화. 기내에서 혹은 머리 속이 산란할 때 가볍게 보기 좋은 코미디 영화다. (**)
10. 사랑의 행로 (1989)
나는 자라면서 가슴에 남았던 영화들을 다시 돌려볼 때 많은 감상에 젖곤 한다. 특히 데이브 그루신의 음악은 내가 이런 장르에 관심을 갖게 만든 촉발점이 아니었나 싶다. "Main Theme"는 내가 가장 사랑하는 영화 사운드트랙 중 하나다. 이제 와서 보면 단순한 서사구조와 순간의 위트에 의존하는 그저그런 로맨스 코미디에 불과하지만 이 영화가 처음 나왔을 당시는 우리나라도 조금씩 잘 살게 되면서 재즈라는 장르에 부쩍 관심을 갖게 되어 재즈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재즈 카페라는 음악이 나오고, 립스틱에도 재즈가 붙던 때였다. 그런 시기가 지나고 보니 영화의 결점들이 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이 영화는 죽을 때까지 가끔은 돌려보고 싶을 것 같다. (****)
'"C"inematheca'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2년 영화 목록 - 4. (0) | 2022.06.13 |
---|---|
2022년 영화 목록 - 3. (0) | 2022.04.20 |
2022년 영화 목록 - 1. (0) | 2022.02.14 |
2021년 영화 목록 - 3. (0) | 2022.02.14 |
2021년 영화 목록 - 2. (0) | 2021.1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