왬 회고록도 읽었겠다, 퀴어 퍼레이드도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다시 더 미라클스를 듣게 되었다. "Ain't nobody straight in L.A."가 수록된 1975년작 <City Of Angels>는 모타운이 디트로이트에서 L.A.로 근거지를 옮기고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발표한 앨범이다. 리드 싱어인 스모키 로빈슨이 빌리 그리핀으로 대체되었는데, 이 앨범도 빌리 그리핀과 피트 무어의 협업으로 만들어졌고, AOR의 제왕이라 할 수 있는 제이 그레이든과 더불어 에디 봉고 브라운, 파울리뉴 다 코스타, 제임스 개드슨 같은 뮤지션들이 참가했다. 더 미라클스 후기 최고의 히트곡인 "Love Machine"의 수록 앨범으로도 유명한데, 이 곡은 더 미라클스 팬이었던 조지 마이클에 의해 커버되기도 했다. 록 음악을 즐겨 듣던 앤드루 리즐리에 비해, 조지 마이클은 모타운을 좋아했고 더 미라클스의 스모키 로빈슨을 존경했다. 게다가 성 정체성으로 인한 갈등에 시달리던 시기였으니 아마 이 앨범을 즐겨 들었던 것 같다.
"L.A.에 이성애자는 없다." (흑인영어에서 이중 부정은 강한 부정이므로)는 파격적인 제목과 가사 때문에 한때 논란이 있었다고 한다. 1975년에 이런 곡을 부르기에는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했을까? 더 미라클스가 모타운 밴드들 중에서도 게이들에게 많이 사랑받던 밴드로 알려져 있지만, 멤버들이 게이는 아니었고 아마도 상업적 전략이었거나 마빈 게이로 촉발된, 컨셔스 소울 붐의 일환이었을 것 같다. 대개 컨셔스 소울이 흑인 인권과 각성을 주제로 삼지만 이 곡은 특이하게도 퀴어와 다양한 형태의 삶이 있을 수 있음을 노래하고 있다. 이 앨범의 전체적인 구성이 스타가 되기 위해 할리우드으로 떠난 여자 친구를 찾아가는 지방 출신 남성의 시각으로 구성된 일종의 음악극 형태였기에 L.A.의 자유로움에 대한 묘사가 필요했을 것이고 표현의 자유와 인권 신장에서 모타운과 흑인 뮤지션들의 역할을 강조하고 싶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더 스테어스텝스를 연상시키는 라틴 터치가 매력적인 곡으로서 단순히 퀴어 찬가를 넘어 소울 클래식의 반열에 들 만한 명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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