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동
슬라이는 항상 록 비평가들에게 좋은 기사거리가 되었지만 <Riot>앨범만큼은 거의 그들을 무방비 상태로 매료시켰다. 비평가들은 “여기에는 아무런 기쁨도 없다.”, “침울한 걸작이다.” 더 단순하게는 “죽인다!”고까지 외쳐댔다. 슬라이는 이 앨범에서 거의 모든 악기를 다루었고 음악은 예전에 그가 발표했던 것들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었다. 하지만 이전의 앨범들에서 나타나는 순수한 신념을 모르고서는, 슬라이가 그의 노래 속에서 강조하는 아이러니를 이해하기는 힘들다. 여기에도 신념이 있었다. 그러나 그 신념은 진실과 카타르시스의 힘을 믿는 블루스 가수의 신념이었다. 훵크의 맥락에서 볼 때, 이렇듯 우울한 작품은 없었다. 슬라이 스톤은 어쩌면 제도권의 록 음악을 제쳐두고 내면의 미학에 말을 걸고 있는 듯 한데, 그것은 백인 팝 아이콘이 아니라 미국 흑인으로써의 정체성에 기초한 것이었다. 가사의 내용에서부터 쿨럭이면서 베이스가 주도하는 사운드를 통해서 이 앨범이 록 팬들 사이에서 팔려나갔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훵크 걸작이었다.
슬라이는 새로운 사운드를 얻었고 그것은 공전의 히트곡이었다. 그는 삶의 주제들을 받아들였다. 그것은 순진함 혹은 특권, 공격성, 자기 파괴와 같은 주제에 기초해 있는 전형적인 록 음악의 가사들과는 달랐다. 그의 주제들은 역설 속에서 유영하고 있었지만 그것을 뚫고 나갈 신념이 있었다. 싱글곡인 “Family Affair"는 삶의 애수와 기쁨을 숭고한 품위로 잘 포착한 곡으로서 아마도 이러한 주제를 가장 일관되게 나타낸 곡일 것이다. "Just like a baby", “Luv & Haight” 그리고 “Poet”와 같은 곡들은 잔인한 베이스, 난도질하는 듯한 클라비넷, 비뚤어진 코러스 그리고 슬라이의 드문드문 터져나오는, 예측불가능하며 매우 자극적인 보컬들이 덧씌워져 침울한 리듬 속에서 질척거렸다.
슬라이는 "Thank You (Falettin Me Be Mice Elf Agin)"(역자 주 - for Letting me be Myself Again)를 느리고 침울한 베이스가 강조된 곡으로 재해석해 “Thank You (for Talkin' to Me Africa)"로 발표했는데, 백인 평론가들이 이해할 수 없는 의미들로 이루어진 곡이었다. 슬라이는 아마도 그의 힘이 어디서 나오는가에 대해 인지했었는지도 모른다. 그에 대한 언론 보도의 맹공격과 자신에 대한 비현실적인 요구들로부터 살아남은 뒤에서야 말이다. 그리엘 마커스는 <Riot>앨범에 나타난 인종주의적 모순에 대해 말하기를, “<Riot> 앨범을 통해서, 슬라이는 그의 음악을 듣는 사람들, 특히 백인들에게 그들이 정말로 원하지 않는 것을 주었다. 백인들이 원한 것은 더 나은 것이지, 앨범 커버 위에서 웃고 있는 이상한 흑인 슈퍼스타의 미소 뒤에 놓여있는 무언가의 모습이 아니었다.” 슬라이의 은둔자적인 모습은 청중들의 요구에 대한 반응이었음은 분명했으나, 그의 이러한 예술적 반응은 자기가 누구인지 깨닫게 된, 더욱 깊은 영혼의 단계와 흑인 남성의 진정한 마음과 영혼에 꾸준히 다가가려는 자기 성찰로부터 나온 것이다. 그러한 파장을 몰고 온 뒤, 슬라이는 마지못해 주류 록 음악의 한계 내에서 수용되었으나, 한편으로 그의 음악은 소울 음악의 저장고로 향한 길을 열었다. <Riot>의 뒤를 이은 앨범, <Fresh>는 어느 면으로 보나 전작보다 강력했고, 어떤 면에서는 더 낙천적인 듯 했으나 헤비한 베이스와 관악기의 거미줄망 속에서 가사들이 미끄러지듯이 드나들어 불협화음과도 같았다. 싱글 “If You Want Me to Stay"는 또 다른 풍자의 성찬이었는데, 이 또한 슬라이가 “나를 찾겠다I've got to be me."는 조건으로 우리 곁에 머무르기를 원하듯이, 상징적으로 세상에 자신을 받아들여달라고 요구하는 곡이었다.
(201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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