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Headhunters 앨범은 재즈의 외면을 바꾸어놓았다. 첫 곡인 “Chameleon”은 비약적인 발전이었다. 이 곡의 특징은 전 곡에 걸쳐 자동적으로 반복되며 연속되는, 쿵짝거리는 느린 템포의 신시사이저의 베이스 라인이다. 이 곡은 15분 분량으로 신시사이저의 베이스 음으로 시작하여 드럼과 베이스 기타가 연속되는 쿵짝거리는 트랙의 주위에 내려앉으며 즉흥적으로 따라가기도 하는데, 모든 연주들이 일시적으로 한데 모일 때까지 (허비의 키보드에 수반되며 더 강화된) 제임스 브라운 풍의 관악기 라인이 뒤따른다. 두 번째 브리지가 끝나면, 허비의 4분짜리 정교한 신시사이저 솔로가 울부짖고, 뻐끔거리고, 킬킬대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음악의 시대를 열어주었던 여행이 시작된다. 솔로가 끝나려고 할 때, 모든 연주가 붕괴하며 신시사이저-베이스 음은 사라져버린다. 박자가 바뀌고 베이스는 마일즈 데이비스의 즉흥연주처럼 흘러간다. 바로 “카멜레온”이 색을 바꾼 것이다. 5분여에 걸친 자유 형태의 잼이 끝나고 나면, 리듬은 다시 애초의 신시사이저 트랙으로 돌아와며, 베니 모핀의 솔로가 얹어지면서 음악은 점점 소멸한다.
Headhunters의 두 번째 곡, “Watermelon Man"은 1963년에 발표된 행콕의 초기작을 커버한 것으로 전통적인 재즈 구성과 일렉트릭 피아노만 사용한 곡이다. 그렇지만 이 새로운 버전은 빌 서머즈의 싱코페이션이 가미된, 날카롭고 매우 아프리카적인 음색의 플루트로 시작하는데, 이 악기는 바벤젤레 피그미(역자 주 - 중앙 아프리카의 부족명)가 연주하던 ‘힌데후Hindewhu’라고 불리는 악기로 알려져 있다. (대개 아프리카 악기들은 그 악기가 내는 소리의 음을 따서 명명하는데, 힌데후에서는 마치 ‘힌데후’하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하여 힌데후라는 이름이 붙었고, 봉고는 ‘봉고’라는 소리가 나서 봉고라고 불렀다. 이와 같이 그 예는 이외에도 많다.) 허비의 클라비넷이 기타 사운드를 따라하면서 그리고 모핀의 구슬픈 관악기 소리가 얹히면서 이 느리고 블루지한 잼이 플루트 소리 위로 슬그머니 나타난다. 힌데후는 곡이 끝나갈 무렵 다시 나타난다. 이 싱글의 B사이드(원문에는 Side Two)에는 슬라이 스톤에게 바치는 헌정곡 ”Sly"가 실려 있다. 이 곡은 슬라이적 감수성이 담긴 곡들에 기묘한 음악적 해석을 덧붙인 것이다.
Headhunters 앨범은 1973년 하반기에 발매되어, 재즈 차트 1위를 차지했으며 45회전 싱글인 "Chameleon" 또한 이때 발매되었다. 이 음반은 15주 동안 재즈 차트에서 1위의 자리를 지켰으며, 석 달 만에 그동안 허비가 이전에 팔아치웠던 모든 음반의 판매고를 앞질렀다. 허비야말로 걸출한 인물이었다. 어쿠스틱 재즈를 배우던 미국의 젊은이들은 이제 펜더 로즈 피아노나 클라비넷을 갈망하게 되었다. R&B 뮤지션들도 악기를 쓸 때, 가외로 사운드 효과나 일관된 솔로 파트들에 대해 보다 많은 시간을 투자하게 되었다. 신시사이저는 흑인 댄스 음악의 필수 요소가 되었다. 끝으로 Headhunters 앨범은, 대부분 밥 재즈와 비교하여 보다 가볍게 여겨진다 하더라도, 존 콜트레인이 몇 년 더 일찍 상징적으로 선보인 것과 같이, 아프리카적인 미학과 동일한 길거리 수준을 유지하는 재즈 음반에 가장 근접한 형태였다. 재즈 순혈주의자등은 흑백을 막론하고 다시 충격을 받고 당황했겠지만 허비가 훵크를 포기하지 않았다면 어쩔 것인가.
행콕은 “전통적인” 재즈의 연주를 그만 둔 적이 없고, 그가 마음 내킬 때마다 양 스타일(전통 재즈와 퓨전 재즈)을 모두 오가며 연주했다. 그는 훵크의 위계질서에서 일정 부분을 차지하는 장인 정신이 투철하고, 훵키하며, 전자 악기가 강조된 일련의 연주 앨범들을 녹음했으며, 아마 전자음악과 디지털 훵크 랩 비트가 지배하는 시대인 오늘날에도 가장 접근이 쉬운 아티스트일 것이다. 그는 Headhunters, Thrust(1974), Man-Child(1975) 그리고 Secrets(1976)로 시대를 앞서갔으며, 모두 CD로 재발매 되었다. (“Chameleon"은 디제이들이 좋아하는 브레이크-비트가 되어 1984년에 12인치 싱글로 재발매되었고, 1975년 발표작 "Hang Up Your Hang Ups"는 N.W.A의 1992년 랩 인기곡 ”100 Miles and Runnin'"에 샘플링되었다.) 허비는 또한 두 개의 솔로 프로젝트를 그의 밴드인 ‘헤드헌터스’를 위해 공동 프로듀서로 참여하기도 했는데, 첫 번째 프로젝트는 가장 많이 샘플링되는 훵크 잼 “God Made Me Funky"를 수록하고 있었다. 허비는 1977년에 훵크의 매력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훵크 밴드는 이제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뿌리를 지닌 음악이다. 이 모든 세속성에도 불구하고 이 음악에는 상승의 여지가 있다. 내가 새로운 형태의 훵크 연주를 즐기는 가장 큰 이유는 활짝 열린 즉흥성과 심원한 훵크적 기초 간의 대비 때문이다. 이는 음악에 광대무변한, 그러면서도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성격을 부여한다.
(20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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