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nk> 3-25 - 마일즈 데이비스 Pt.2

1975년까지 데이비스는 관능적이고 멜로디가 강조되어 있으며, 재해석된 리프들과 위험하고, 섹시한 분위기, 그리고 상처입은 감수성으로 이루어진 혹독한 하류세계를 극적으로 표현해주는 음악들을 창조하여, 연주하고 녹음했다. 그의 연주 중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1975년 2월 일본 오사카에서의 녹음이었다. 이 음반은 ‘에이저르타Agharta’와 ‘팬지아Pangea’라는 더블 앨범으로 이루어진 그의 전자 음악 시기Electric Miles의 마지막 앨범이었다. 그는 솟아오르는 기타와 악마적인 신디사이저를 연주할 피트 코지Pete Cosey, 베이스의 젊은 마이클 헨더슨Michael Henderson, 전율하는 드럼의 앨 포스터Al Foster, 소니 포츈Sonny Fortune의 색소폰, 레지 루카스Reggie Lucas의 기타 그루브, 그리고 음투메이 히스Mtume Heath의 퍼커션을 통해서 분열된 천재성을 선보였다. 퍼커션의 층위들과 리듬의 층위들이 총체적인 앙상블을 형성했으며, 서로 다른 박자들을 따라 미끄러지는 각각의 악기들은 집단적으로 함께 스며들었다. 그것은 악랄했다. 그러나 그 사운드는 더 오래된 연주자들보다는 현대적이었고, 젊은 사람들에게는 복잡했을 것이며, 제임스, 슬라이, 지미 그리고 훵카델릭을 이해하는 청자들에게는 충분히 몰입해서 듣도록 진정으로 요구하는 것이었다. 마일즈의 음악은 그가 격렬하게 갈망했던 것만큼 “젊은이들”을 전혀 사로잡지는 못했지만 오늘날 이 음악을 들어보아도 완벽하고 세련된 감성을 보여준다.

 

마일즈와 오랫동안 함께 해왔던 연주자들은 대다수가 퓨전의 영역을 떠나 훵크에 뛰어듦으로써 자신만의 라디오 히트를 기록했다. 베이시스트 마이클 헨더슨은 1980년에 탑5 R&B 댄스 히트곡 “Wide Receiver"를, 이듬해에는 평가 절하된 명곡 ”Slingshot"을 연달아 발표했다. 드러머 레니 화이트는 “Peanut Butter"라는 1979년, 그 해의 가장 인기 있는 훵크 히트곡을 만들어냈고, 퍼커셔니스트 음투메이 히스는 1983년 ”Juicy Fruit"으로 소울 차트 1위를 달성했다. 음투메이는 1980년대 중반 가장 성공한 훵크 지향적인 R&B 그룹들 중 하나였던, 자신의 밴드를 이끌었다.

 

1980년에 마일즈는 보다 명확히 R&B에 기반을 둔 재즈 훵크의 형태로 돌아와 녹음하고 연주했다. 그의 80년대 작업이 보이는 많은 면모들이 “You're Under Arrest"(1983)이나 ”Fat Time"(1980)과 같이 신나는 곡들이었지만, 그 중 너무나 많은 곡들이 공식화된 리듬에 의존하고 있었으며, 그의 70년대의 잼 세션에서 보이는 추진력을 잃어버린 상태였다. 1990년 랩 그룹 디지털 언더그라운드는 마일즈의 1980년도 곡 “Fat Time"을 샘플링해서 (그들 자신들 뿐만 아니라) 마일즈에게 헌정하는 ”Nuttin This Funky"라는 곡으로 만들어내기도 했다. 1992년, 죽기 전에 마일즈는 철저한 힙합 리듬을 가지고 작업했으며, 그가 죽고 난 뒤 발표된 Doo-Bop은 몇 년 내에서 가장 인정받는 앨범이 되었다. 많은 아티스트들이 힙합과 재즈라는 또 다른 퓨전을 만들어내기 위해 힙합 비트에 리듬의 토대를 부여하면서, 이 앨범은 1990년대 초반 힙합과 재즈의 결합을 만들어냈다.

 

재즈의 거인이 힙합 비트를 신중하게 받아들여 연주에 응용했다는 점이 아이러니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훵크라는 개념 자체를 자세히 들여다본다면 이것이 하나의 진화의 과정으로서 납득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디거블 플래니츠Digable Planets, 어스3Us3, 구루Guru 그리고 파-사이드the Phar-Cyde와 같은 새로운 스타일의 재즈 랩 그룹이 번성하면서 이제 블루스, 재즈, 훵크 그리고 힙합으로 이어지게 만드는 충동을 해석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마일즈 데이비스가 줄곧 지녀왔던 그 충동이었다.

 

(2011/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