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고바야시 마사키 <괴담> (1964)
내가 국내 DVD 발매를 손꼽아 기다리는 일본 영화의 걸작. 어릴 적 읽던 백과사전에 보면 일본 영화의 항목에 이 영화의 스틸이 수록되어 있었다. 그 오묘한 분위기에 압도되어 나중에라도 구할 수 있다면 한 번 보리라 마음먹었었는데 거의 20년이 다 되어 숙원을 이루었다. 미국에서는 크라이테리온 컬렉션으로 발매가 되었는데, 국내 발매에 대한 정보가 아직은 없다. 일본 귀화 작가 래프카디오 헌의 소설을 영화로 옮겼고, 여러 면에서 한국 호러 영화에 영향을 끼친 것 같다. 4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옴니버스 영화로서 특히나 마지막 <찻잔 속에>는 KBS <전설의 고향>에서도 차용된 것 같다. 이제껏 봐왔던 일본 영화 중 한 작품만 추천하라면 단연코 이 작품을 추천하고 싶다.
2. 과속 스캔들 (2008)
가끔 도드라지는 "한국적인 정서"가 불쾌하게 다가오지만 웰메이드 코미디인 것 같다. 내러티브가 어쩌니 하는 얘기는 티아라에게 잼을 바라는 얘기다. 재미있게 보았으나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 한번쯤 재미를 위해 볼만한 영화
3. 킬빌 2 (2004)
타란티노 영화를 늦게 알게 된 것을 한스럽게 만든 영화. 결국 소니 치바 컬렉션을 질렀다.
4. 예스 맨 (2008)
데이트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보았으나, 의외로 괜찮았던 영화. 하지만 남에게 추천하기에는 주저되는 영화.
5. 아메리칸 갱스터 (2007)
"어머 이건 사야 해!" 목하 블루레이 구입 예정 중, <프렌치 커넥션>의 21세기 판이라 할 만 하다. 리들리 스콧은 본인만 영화를 잘 만들 게 아니라 허구헌날 제3세계 음악에 슬로우 화면 흘리는 비뚤어진 동생에게도 좀 영화를 가르쳐야 할 것 같다.
6. 협녀 (1969)
호금전의 작품으로 리안의 <와호장룡>에게 영향을 끼친 홍콩 영화의 기념비적 걸작이라 하나.....내게는 종교영화로 보인다. 원작인 <요재지이>의 에피소드보다 지루한 영화. 여러 번 졸도를 거듭하다 엔딩을 본 영화로,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솔라리스>의 무협판.
7. 발키리 (2008)
브라이언 싱어의 양초 날개, 거장을 넘보려다 산으로 간 영화. 모두가 아는 얘기를 영화로 옮기기는 결코 쉽지 않은데, 이 영화는 긴장감도 없고 별 의미도 없어 보이고 그저 싱어의 야심만 가득찬 영화.
8. 지하환등극화 소녀춘 Midori : Mr. Arashi's Amazing Freak Show (1992)
영화/ 애니메이션을 통틀어 올해 본 것 중 가장 충격적이었던 작품. 일본에서도 판매 금지가 된 것 같다. 고아소녀 미도리가 서커스단에 끌려가서 못 볼 것들을 본다는 것이 주요한 내용이다. 이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동북아 대중문화에서 특유한 "신파"라는 정서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는데, 신파라는 것이 대개 사회적 약자인 한많은 주인공(특히 여인, 고아 혹은 고아나 다름없는 아이)이 인생의 고통을 떠안는 모습(<오싱>, <몽실언니>)을 긍휼히 바라보면서 인생이나 사랑의 의미를 되새김하는 윤리적 의미를 띠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는데, 내 생각에는 전혀 그렇지 않다. 즉, 신파의 본질은 새디즘적인 것이고 주인공에 가해지는 고통이 강해질수록 시청자의 눈물이 더 짜내어지고 그에 따른 쾌감이 증대된다. 따라서 신파는 대중이 지닌 악한 정서의 선한 표현으로서, 일종의 반-도덕극이 아닐까 한다.
(2009/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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