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영화 리스트 -1

1. 나바론 요새 2 (1978)

해리슨 포드가 출연했다는 사실 외에는 지루하기 짝이 없는 2차대전 액션으로 그레고리 펙 등이 주연을 맡은 걸작이었던 전작에 비해 엉성한 연출로 시리즈의 종지부를 찍었다. 링고 스타와 결혼했던 바바라 바흐가 출연했다.

2. 고모라 (2008)

이탈리아 폭력조직 카모라를 주제로한 다큐멘터리 기법의 영화. 영화도 좋지만 원작인 로베르토 사비아노의 르포 <고모라>도 좋은 책이다.

3. 고르고 13 - 구룡의 목 (1977)

소니 치바 스페셜 DVD에 수록된 작품. 고르고 13의 팬으로서는 더 바랄 나위 없는 영화. 고르고 13이나 소니 치바를 좋아한다면 당연 강추!!

4. 멀홀랜드 드라이브 (2001)

너무나 재미있게 본 영화이나 불행히도 1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 영화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다.

5. 바시르와 왈츠를 (2008)

레바논 전쟁을 소재로 한 이스라엘 참전 군인의 자기 변명. 시각적으로는 뛰어나지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 면에서는 개인적으로 매우 불쾌하게 받아들였던 애니메이션. 많은 사람들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추악한 과거에 대한 미려한 묘사는 자기 정당화라고 밖에는 이해할 수 없을 듯 하다.

6. 아메리칸 지골로 (1980)

이 영화로 스타가 된 사람이 셋 있다. 리차드 기어, 조르지오 아르마니, 블론디. 오일 쇼크에서 벗어나서 흥청거리던 80년대 초반 황금 만능주의를 고발하고 사랑을 찾아가는 통속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로 후에 외양은 비슷하지만 끔찍한 내용을 담은 <아메리칸 사이코>로 변주된다.

7. 투팍 - 부활 (2003)

힙합 전사들이나 볼 만한 영화로 폄훼받기에는 세련된 편집과 영상미를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수작. 어떠한 환경에서 힙합이 메인스트림에 자리를 잡았으며 투팍 샤커라는 슈퍼스타를 탄생시켰는지, 그리고 90년대 흑인 문화에 관심이 있다면 매우 추천할만 하다.

8. 허공에의 질주 (1988)

시드니 루멧 영화답게 탁월하고 섬세한 영화. 80년대 영화 특유의 작위적인 몇몇 장면들이 거슬리기는 하지만 영화 자체의 뛰어남을 훼손할 정도는 아니다.

9. 그남자 흉폭하다 (1989)

오로지 재일교포 배우이자 야쿠자 연기 외길 인생을 걷고 계신 하쿠류 선생 때문에 보게 된 영화. 하쿠류는 원래 가수로 활동했었는데 광주 항쟁을 다룬 노래를 부르다 전두환 정권의 항의로 노래를 못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이 때 손을 내민 사람이 바로 기타노 다케시로 노래를 못부르게 된 하쿠류를 바로 이 영화에 캐스팅해서 배우 하쿠류로서 재기할 수 있도록 했다. 하쿠류와 기타노 다케시의 연기는 강렬하지만 그리 뛰어난 영화는 아닌 것 같다.

10. 갈리폴리 (1981)

젊은 멜 깁슨이 주연한 최고의 반전 영화 중 하나. <말아톤>의 유명한 대사 "초원이 다리는 백만불 짜리 다리"는 바로 이 영화에 대한 오마주다. 전쟁의 무용함과 비참함을 다룬 영화로 라스트 컷이 가슴에 남는다.


11. 깊은 밤 깊은 곳에 (1977)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한 여인의 기구한 운명을 다룬 영화로 근래에 개봉된 조지 클루니의 <아메리칸> 또한 이 영화에 대한 헌사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막장에도 클래스가 있음을 보여주는, 통속성과 신파 면에서 가히 신의 경지에 이를만한 작품이다. 단 한번이라도 주말 연속극에 빠져든 경험이 있다면 결코 눈을 뗄 수 없을 것이다. "닥치고 시드니 셀던!!"이라고 외칠 법한, 이케다 리요코(<캔디, 캔디>, <베르사이유의 장미>) 여사 외에는 도저히 맞수를 찾아볼 수 없는 작품.


12. 졸업 (1967)

감각적인 영상 편집의 전형을 꼽으라면 나는 단연코 이 영화와 존 슐레진저의 <미드나이트 카우보이>를 추천할 것이다. 60년대에 이런 영화가 나왔다는 사실이 더 놀랍다. 사이먼 앤 가펑클의 노래조차도 좋게 들리게 만드는 걸작.

 

(20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