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bu Silvetti - Spring Rain (1977)

<Lluvia de primavera> 혹은 영어명 <Spring rain> 으로 더 잘알려진 이 곡은 2003년 사망한 아르헨티나 작곡가/ 프로듀서 베부 실베티의 77년 작이다.

이 곡은 안타깝게도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미국 중심의 팝 시장에서 외국 출신의 아티스트가 설 자리도 없을 테고 디스코 명곡/ 댄스 곡으로만 알려져서 이 곡의 진가를 알릴 기회가 없었을 것이다. 유장한 대중 음악의 흐름에서 이런 거장들의 작품이 그에 합당한 대접을 받기는 커녕 인지도마저 약하다는 사실은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다. 그러나 디스코 명곡으로라도 알려지지 않았다면 내 손에 들어올 리도 없었을 것이다.

어쩌다 실베티의 얼마 발매되지도 않은 시디와 mp3음원들을 구하려고 동분서주하게 되었는데 아직까지 결과는 신통치 않다. 실베티를 알게 된 지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봄에 그리고 이렇게 날씨가 궂은 날이면 오랜만에 한 번씩 꺼내듣게 된다. 누가 잘 짜여진 오디오 설비를 제공할테니 듣고 싶은 노래를 한 곡만 뽑아봐라 하면 Cerrone의 <Cerrone's Paradise>나 Voyage의 <Souvenir> 그리고 이 곡 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베부 실베티는 44년 생으로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 태생으로 어려서부터 클래식과 재즈에 대한 기초를 탄탄하게 쌓고 스페인으로 이주했다가 대개는 멕시코에서 활동하다 생을 마감했다. 70년대 디스코 역사를 다룬 책이나 인터넷 자료를 보면 77,8년에 대도시의 한다 하는 클럽에서는 이 곡에 맞춰 춤을 추었다는데 도대체 이렇게 탐미적인 곡에 무슨 스텝을 밟았을 지 궁금해진다. 

 

(2006/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