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matheca

2017년 영화 리스트 - 1

Baron Samdi 2017. 3. 15. 17:15

아주 사적인 영화 추천.....(스포일러 없음)

1. <맨 프롬 엉클>

냉전 시대, 범죄 집단과 대결하기 위해 미 CIA 요원과 소련 KGB 요원이 힘을 합했는데, 결국 이 두 요원은 영국 MI6의 지도를 받는다는, 허황된 내용의 영국 국뽕물. 다만 60년대의 분위기를 잘 살렸고 배우들의 수려한 인물과 패션을 감안하면 잘 만든 대중 오락물인 것 같다. 첩보물에서 당시의 시대적 배경을 읽어내려 한다거나 액션의 사실성 같은 데 집착하면 이 영화를 좋아하지 않을 수 있다. 타임 킬링 용으로 적합한 영화.

2. <스트레이트 아웃 오브 컴턴>

미국 흑인들의 게토판 <건축학 개론> 혹은 <써니>. 90년대 힙합과 G- 훵크를 들으며 자라난 세대에게는 더욱 그렇다. 특히 아이스 큐브 아들인 오셔 잭슨 주니어는 정말로 아이스 큐브가 젊어져서 돌아온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음악 영화로서 연출, 연기 모두 탁월하다.

3. <샤키 머신>

흙 속의 진주라고 부르고 싶은 느와르물. 옛날 영화다 보니, 여성관 등에서 시대착오적인 부분이 많이 드러나지만 그래도 한 번쯤은 볼만한 영화. <더티 해리>나 <하드코어> 같은 영화가 마음에 든다면 이 영화도 추천해주고 싶다. 또한 재즈 팬들도.....

4. <아메리칸 갱스터>

내가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로 이 번이 세 번째로 보는 것 같다.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 영화. 범죄자의 일생을 연대기적으로 구성한 영화들이 보통 내 개인적인 선호 목록에 오르는데, 리들리 스콧 감독을 그리 좋아하지 않음에도 이 영화만큼은 <에일리언>과 더불어 그의 최고작 중 하나일 듯 싶다.

5. <할란 카운티 U.S.A>

바바라 코플이 감독하고 미국 탄광노조의 파업을 다룬 기념비적인 다큐멘터리. 국내에서 다행히 DVD로 구할 수 있다. 다큐멘터리 교재에서 빠짐없이 언급되는 걸작인데, 다소 지루하다.  

5. <보이즈 앤드 후드>

영화를 인종적으로 구분하기는 뭣하지만, 흔히들 '흑인 영화'라고 부르는 영화들 사이에서 고전으로 꼽히는 수작. 아쉬운 점은 <스트레이트 아웃 오브 컴턴>에서 보여준, 아들의 열연과는 대조되는 아이스 큐브의 맥빠진 연기. 본인도 훗날 본인의 연기에 대해 디스했을 정도다. 아이스 큐브는 당시 N.W.A 멤버들과의 분쟁이 있었고 래퍼가 연기하는 데에 대한 거부감으로 출연을 고사했으나 래퍼도 연기를 해볼 때가 되었다는 존 싱글턴의 권유로 출연하게 되었다고 한다. 워낙 캐릭터들이 매력적이라 그의 발연기도 어찌 됐건 잘 녹아들었다. 게다가 훵크 밴드 메인 인그리디언츠의 멤버 쿠바 구딩의 아들인 쿠바 구딩 주니어가 주연을 맡았는데, <스트레이트 아웃 오브 컴턴>과 비교하면 음악인의 2세들이 열연으로 영화를 살려놓았다는 점이 재미 있다.

6. <슬픔과 동정>

프랑스 영화계의 원로 막스 오퓔스의 아들, 마르셀 오퓔스가 감독한 다큐멘터리. 2차대전 이후 해방된 클레르몽페랑이라는 소도시를 중심으로 레지스탕스와 부역자들을 다룬 영화다. 특히 부역자들의 거짓말, 불안감을 잘 포착한 다큐멘터리로 명성이 높으며, 원래는 TV용으로 제작되었다가 사회적 파급을 고려해 방송이 취소되었다. 그래서 재편집을 거쳐 영화로 개봉된 것이 바로 이 <슬픔과 동정>이다. 다큐멘터리 교과서에도 빠짐없이 나오는 걸작.

7. <레버넌트>

<버드맨>의 연출을 인상깊게 보았기 때문에 주저없이 선택한 영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톰 하디 등의 광기어린 연기도 대단하지만 영상미와 연출력이 너무도 탁월한 영화. 하지만 개인 취향을 타는 것인지는 몰라도 꽤 지루했다는 평도 많다.

8. <U-571>

독일 잠수함과 독일군의 암호기계인 '이니그마'를 탈취하려는 미 해군 특공대의 활약을 다룬 영화. 오락성 면에서는 나무랄 데가 없다. 특히 2차 대전 매니아들에게 고증은 지적받았지만 재미만큼은 인정받았다.

9. <위자>

보다가 빨리 감기로 돌려보다 포기했다.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의 에피소드 하나를 1시간 반으로 늘려놓은 영화.

10. <디 엣지>

알래스카에 조난당한 백만장자와 그를 둘러싼 암투, 자연과의 싸움 등을 다룬 영화. TV에서 해주면 보겠지만 굳이 찾아볼 영화는 아닌 것 같다. 이제 와 보면 인물 설정도 작위적이고 모든 면에서 낡은 영화다. 곰은 CG가 아니라 특별히 조련된 곰을 캐스팅했는데 곰 앞발에 맞고도 별 상처없이 버티는 장면이나 근거리에서 쫓아오는 곰으로부터 도망가는 장면을 보면 너무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을 감출 수 없다.

11. <히 갓 게임>

스파이크 리가 만든 흑인계몽영화. 특히 NBA 유망주들이 어떤 삶을 사는지가 잘 묘사되어 있다. 그보다 더 놀라운 것은 NBA 레전드 레이 앨런의 연기력. 앨런은 이 영화에서 아버지와의 갈등을 멋진 연기로 잘 묘사해냈다. 유명 영화 평론가 로저 에버트는 "레이 앨런은 연기를 제대로 하는 농구 선수라는 점에서 진귀한 존재"라고 극찬한 바 있다. 또 다른 NBA 선수 릭 폭스도 출연하는 것도 흥미롭고, 덴젤 워싱턴의 농구실력도 만만치 않다. 매우 재미있으므로 굳이 흑인 문화나 농구에 관심이 없더라도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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