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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denka Kovacicek - Volim Te Kao Konja (1984)

Baron Samdi 2019. 6. 28. 17:03

한줄 단평 : 유고슬라비아 사이키델릭 훵크의 여왕....유고 김추자?

구 유고 연방(현 크로아티아)이 낳은 (사회주의권) 세계의 위대한 아티스트. 가수 겸 영화배우, 페미니스트이며 동물권 옹호론자인 즈덴카 코바치첵은 1944년 자그레브에서 태어났다. 예술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피아노와 아코디언을 배웠지만 부모의 바람에 따라 대학에서 무역학을 전공하게 되었다. 하지만 전공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어 졸업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  

코바치첵은 어릴 적부터 자그레브 유소년 극단에서 노래와 춤을 배웠고, 동창인 Nada Zitnik과 Hani라는 이름의 듀오를 결성해서 TV와 라디오를 오가며 활동해 왔다. 60년대 말부터는 솔로 활동을 시작해 유럽의 클럽들을 돌면서, 빌 헤일리, 킹크스, 잉크 스파츠 등과 함께 공연을 했다. 이 때 소울과 재즈, 블루스 음악에 눈을 뜨게 된다. 다시 자그레브로 돌아와서 재즈 뮤지션인 보슈코 페트로비치, 밀렌코 프로하스카, 다미르 디치치 등과 활동하다 1970년 오파챠 페스티벌에서 "Zbog jedne melodije davne"라는 곡으로  심사위원상을 수상하면서 성공적인 솔로 커리어를 시작할 수 있었다. 이후 자그레브 페스티벌, 베오그라드 봄 페스티벌 등에서 상을 받았고 72년 한 해 동안 소련 투어를 돌았다. 소련 투어에서 돌아온 뒤에는 다시 록 음악으로 선회해서 Nirvana라는 밴드와 함께 활동했다. 이 때가 유고슬라비아에서 가장 세련된 여성 록 보컬리스트로서 카리스마를 발휘하기 시작한 때였다. 70년대 중반부터는 Zdenka Express를 결성해 활동하다 81년 국영 음반 제작배급사인 Jugoton (비틀즈를 유고슬라비아로 수입해온 바로 그 배급사)을 통해 두번째 스튜디오 앨범인 <Frka>를 발표한다. 지금 소개할 곡은 이 앨범의 B사이드 두번째 곡.

이 앨범을 들었을 때, 브래스 튠에서 거장 Kire Mitrev의 손길이 느껴졌는데, 아니나다를까 이 앨범의 작곡가가 바로 미트레프다. 마케도니아 출신의 트롬본 주자이자 유고슬라비아를 대표하는 거장. 폭발적인 관악기 편성과 키보드 간의 인터플레이를 통해 동구권 최고의 사이키델릭 사운드를 보여준 바로 그 사람. 그래서인지 다른 앨범에서 <Frka>를 능가하는 퍼포먼스는 보여주지 못한 것 같다. '상업주의에 찌든 서방세계 놈들아, 이것이 음악이다.'라는 기개는 이 앨범이 전무후무한 것 같다.  2000년대에 들어와서도 그레브 페스티벌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하는 노익장을 보여주었고 얼마 전 유튜브에서 젊은 크로아티아 아티스트들이 코바치첵의 노래를 부르는 것을 보고 인기가 여전함을 실감했다. 하지만 현재 75세가 넘었으니 왕성한 활동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Volim Te Kao Konja"는 번역기를 돌려보니 Volim Te는 I love you인데, Kao Konja가 Like a horse. 무슨 의도인 줄은 알겠지만 무슨 뜻인 줄은 모르겠다. 제목을 보고나니 질주하는 브래스 튠이 정말 말이 달리는 느낌이기도 하고. 비단 한국뿐만은 아니겠지만 비영어권 음악은 뭉뚱그려 월드 뮤직이라는 모호한 이름으로 불리면서 여전히 인기조차 없다. 몇 년 전부터 유고슬라비아와 폴란드 음악에 주목하고 있는데, 많은 아티스트와 음반들이 국내에 소개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래는 Kire Mitlev의 KIM 버전, 83년 발표로 되어 있는데 코바치첵의 Frka가 자료마다 81년 발표다, 84년 발표다 들쭉날쭉하다. Discogs에 나와 있는대로 84년으로 적었다.)

(자료출처 : Wikip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