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모래그릇 (1974) 노무라 요시타로 감독의 숨겨진 걸작. 마쓰모토 세이초 원작 소설을 영상화한 사례 중에서 가장 걸출한 작품이 아닌가 싶다. 마리오 푸조의 처럼 영화를 먼저 보고 원작 소설을 읽으면, 영화에서 소략된 부가적인 정보와 사건들을 다시 접하면서 더 재미있게 읽는 경우가 많은데, 이 영화는 오히려 소설의 산만함을 집약시켜 주제의식을 더 돋보이게 만든다. 도쿄 카마타 조차장에서 얼굴이 짓이겨진 시체가 발견되고, 범인이 도호쿠 사투리를 썼다는 증언을 토대로 발로 뛰며 증거를 확보한다는 원작의 얼개를 살리면서도, 영화에서 살리고 싶은 핵심적인 요소는 놓치지 않았다. 영화를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소설과 영화를 함께 보면 좋은 공부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상만큼이나 뛰어난 음악을 만든 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