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 단평 : 80년대 초반에 이미 아이폰 혁신을 예견한 뮤직 비디오.
아마 이 노래를 들어본 사람은 꽤 있어도, 뮤직 비디오까지 찾아 본 사람은 드물 것 같다. '괴작'들에 대한 무한 애정을 쏟는 나에게는 정말 마음에 쏙 드는 비디오 클립이 아니랄 수 없다. 이 곡은 들어볼 수 있었던 것은 예전에 음악 동호회에서 알게 되어 친해진 친구 덕분이다. 그 친구와는 밤늦게 그때 유행하던 msn 메신저에서 만나 수많은 파일들을 돌려 들었던 추억이 있다. 그 친구는 당시 '너의 취향에 굉장히 맞을 것이다.'라면서 바로 이 곡을 추천해줬었다. 음악도 경쾌하니 마음에 들었거니와 인상적인 부분은 이탈리아식 영어발음. "Everythingk I See and Everythingk I taah-ch Bring Me St$%$%&&%& To You"하는 부분이 특히나.
Ago는 피렌체 출신의 DJ겸 디스코 아티스트로 본명은 Agostino Presta이다. 자료가 이탈리아어라서 자세한 바이오그래피는 소개할 수 없다. 당시 라이브 영상을 보면 이 곡으로 꽤나 인기를 얻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영어 가사 덕분에 영미권 팬들 쪽에도 잘 알려져 있고 많은 컴필레이션 음반에 수록되어 있다. 그 중에서도 이탈로 디스코 관련 분야에서는 빠짐없이 언급될 정도다. 앞으로 이런 '괴작'들을 많이 발굴해 소개할 예정인데, 이 뮤직 비디오의 가장 매력 포인트는 잔뜩 긴장한 Ago의 얼굴 근육과 샴푸 선전에 나올 법한 치렁치렁한 장발 머리, 밀라노 역전에서 갓 잡아온 듯한 댄서들의 불안한 시선 처리가 아닐까 싶다. "대체 어느 카메라를 봐야 하나?" 뮤직 비디오라는 개념이 생소하던 1980년대 초반은 아무리 프로 뮤지션이라고 해도 화면 상에서 어색함을 드러낼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 요즘 일반인들도 TV 앞에서 어느 정도 수준의 방송 감각을 보이는 것을 보면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인간이 기술을 발전시키지만 기술 발전의 결과가 인간의 행동에 영향을 끼친다는 점이 참으로 흥미롭다.
(2014/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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