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cotheca

Janet Jackson - The Pleasure Principle (1986)

Baron Samdi 2016. 7. 1. 12:55

요즘 유행한 응팔 때문에 찾아듣게 된 곡. 이종원의 그 유명한 리복 광고와 박남정의 춤은 모두 이 뮤직비디오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 티파니라고 "서니텐" 광고도 찍은 삼류 팝가수도 비슷한 춤을 추고 박남정의 원조랍시고 마케팅을 하곤 했지만 진정한 원조는 이 비디오클립이 아닐까 한다.

재닛 잭슨의 이 <콘트롤> 앨범은 내가 초등학생일 때부터 좋아했던 앨범이다. 80년대 말인가, 90년대 초인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국내의 아디다스 광고에 타이틀 곡 "Control"이 삽입되어 더욱 알려지기도 했다. 당시의 정서로는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B 사이드 곡들, 즉 "When I think of you"같은 발랄한 곡이나 "Let's wait awhile", "Funny How Time Flies"같은 어덜트 컨템퍼러리 스타일의 발라드들을 좋아했는데, 좀 더 나이를 먹고 훵크에 익숙해지다 보니 외려 차트 히트곡인 타이틀곡과 이 곡이 훨씬 좋아지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유튜브에서 가장 많이 반복해서 본 클립이기도 하고, 이 앨범을 알게 된지 어언 30년이 가까워오지만 아직까지도 볼 때마다 전율이 인다.

기억과 팬심에만 의존해서 쓰다보니 정보가 정확하지는 않을 수 있다. 이 클립의 안무는 당시로서는 유명한 안무가 Barry Lather라는 당시로서는 주가를 올리던 탑 안무가가 맡았고, 이 클립에 나오는 안무는 80년대 중반을 풍미하면서 수많은 변종과 아류를 생산하기도 했다. 또한 음악은 Jimmy Jam과 Terry Lewis이 프로듀스를 맡았다. 아마 타부와 플라이트 타임에서 작업을 병행할 때 나온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곡만큼은 The Time의 키보디스트 Monte Moir가 작곡했다. 기타와 키보드 워크가 굉장히 인상적인데, 프린스를 위시한 미네아폴리스 갱이 주도하던 80년대 미네아폴리스 사운드의 유산이라고 봐도 좋을 것 같다. 이런 사운드는 사실 미네아폴리스만의 전유물은 아니고, 당시 훵크가 새로이 개발된 전자악기들과 결합하면서 새로운 진로를 모색할 때 나온 귀결이라고 봐야 한다.

이 앨범은 잭슨 가의 귀염둥이 막내딸이던 재닛 잭슨 (그래서 조 잭슨의 무지막지한 폭력은 피해갈 수 있지 않았을까)이 솔로로 나서면서 아버지와 오빠들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한 일종의 성인식이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타이틀 곡 "Control"의 뮤직 비디오에서는 부모 품에서 벗어나서 자신의 삶을 살아가려는 의지를 보인 바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 시선에서 벗어나 쾌락원칙에 따라 살아가려는 프로이트적인 제목을 단 이 곡도 마찬가지일 테고.....

얼마 전 인스타그램에 런던에서 보내는 재닛 잭슨 누님의 인사가 올라와서 더욱 이 곡이 생각났던 것 같다. 슈퍼스타 탄생의 프리퀄을 보는 듯한 느낌이기도 했지만, 그보다도 누님이나 이 글을 쓰고 있는 나 자신이나 너무 나이를 먹어 버린 것 같다. 음악 취향 때문에 이미 중년으로 오해받는 일이 다반사이기는 하지만.....(심지어 외국 사이트에서 50대로 보기도ㅜㅜ) 하여간 누님 만수무강하소서! 한국에 무지막지한 재닛 잭슨 팬들이 많아 막 쓰기가 지극히 저어되지만, 그저 같은 팬으로서 팩트 상의 오류 정도는 가벼이 눈감아 주시길.....  



 

 

(2016/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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