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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suo, Yoshiaki - Dealing With Life (1980)

내가 스트레스받을 때마다 즐겨 듣는, 일본 재즈 기타리스트 마스오 요시아키의 80년작 의 대표곡이다. 마스오 요시아키의 곡은 대부분 느리고 서정적인데 반해, 이 곡은 엄청난 기량과 박력이 담긴 속주를 들려주고 있다. 동생이자 역시 기타리스트인 마스오 모토아키가 서브 기타리스트로 함께 참여했고, 백업을 맡은 애니멀 하우스 밴드는 별도의 정보가 없는 것으로 보아 외국인 세션으로 급조된 프로젝트성 밴드인 것 같다. 공연 장소는 일본 재즈의 성지인 도쿄 후생연금회관.   처음에는 성이 요시아키, 이름이 마스오인줄 알았으나, 알고 보니 성이 마스오이고 이름이 요시아키였다. 1946년 도쿄 나가노 구 태생의 재즈 기타리스트로 일본의 손꼽히는 재즈/퓨전 기타 거장 중의 한 명이다. 현재는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다. 아..

"D"iscotheca 2024.07.31

Arlana - When You Call My Name (1983)

한동안 많이 듣다가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신비한 알고리즘의 작용으로 다시 꺼내 듣고 있는 알라나의 곡. 이 곡이 알려진 이유는 프랑스의 페이보릿 레코딩스의 시리즈 때문이다. 이 시리즈는 명곡과 졸작들이 한데 뒤섞여서 컴필레이션임에도 디깅의 재미를 선사하는 시리즈다. 이 곡이 싱글로 나왔을 때는 거의 화이트 라벨에 작곡자와 곡목만 표기되어 유통되었고 보컬인 Arlana Jones의 이름보다 작곡자인 James Reddick의 이름으로 알려져 있었다. 디스코그래피를 보면 Lamont Dozier의 앨범에 주로 참여, "Trying To Hold Onto My Woman" 등 다수의 싱글을 작곡했다. Arlana도 3곡의 싱글반만 발표하고 사라졌다. Arlana는 8살 때부터 노래를 시작해서 7명의 급우들과 ..

"D"iscotheca 2024.07.16

Contessa - Super Star (1983)

프렌치 디스코/ 프렌치 부기는 그 자체로 독특한 색깔이 있어 매력적이다. 치즈처럼 구리지만 자꾸 당기는 맛인데, 음악에 대한 지식이 모자라다 보니 이 장르의 특수성을 잘 설명하기 힘들다. 보통 프렌치 디스코하면 뮤직비디오에서 여성의 엉덩이를 강조하며, 라이브 공연 때 토플리스 댄서를 대동하는 등, 성적인 어필을 적극 활용하고 카바레 문화와 관계되어 있다는 정도. 어쨌든 디스코의 어원이 프랑스어에서 나온 것이라 디스코의 원조국가가 프랑스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없고, 뉴욕 디스코의 발흥기에 세로네나 콘스탄디노스 같은 프렌치 디스코의 거장들을 초청해 작업하면서 미국의 디스코 열풍에도 영향을 끼쳤다.  Contessa의 "Super Star"는 프랑스 Favorite Recordings에서 발매한 컴필레이션 앨범..

"D"iscotheca 2024.06.20

Miyake, Jun - A Thoughtful Touch (1983)

6월이 되니 이 곡이 수록된 가 생각난다. 이 앨범 중에서 "A Thoughtful Touch"에 반해, 리마스터링을 10년간 기다리다가, 언젠가 내게 무슨 좋은 일이 생겨서 스스로에게 선물한답시고 8천엔인가, 9천엔인가(배송비 제외) 주고 LP를 샀었다. 그러나 작년엔가 미야케 준이 TDK에서 낸 앨범들이 드디어 일본 P-Vine에서 리마스터링되어 깔끔한 CD로 나와 나의 마음을 아프게 했는데, '에라, 이것이 운명인가보다'하고 CD도 내친 김에 구입.그만큼 좋아하는 앨범이다. 소이치 노리키, 시미즈 야스아키, 나카자와 그룹 등 세션들도 빵빵하지만, 평소에 미야케 준이 이 앨범에 "You Would Smile So"라는 헌정곡도 넣을 정도로 히노 테루마사를 존경해왔는데, 드러머로 마사히코의 동생이자, ..

"D"iscotheca 2024.06.06

Karimata - Masa Kecil (1987)

인도네시아 훵크는 쟁쟁하고 실력 있는 밴드들이 즐비함에도 불구하고 한국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아 생소하게 들린다. (인도네시아 훵크를 많이 들어보지는 못했지만) 카리마타의 2번째 앨범 의 수록곡 "Masa Kecil (마싸 끄칠, 어린 시절)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밴드의 가장 좋아하는 곡이라 할 수 있다. 서두부터 의미심장한 베이스로 시작하는 이유는 이 곡이 인도네시아가 자랑하는 작곡가 겸 베이시스트 어윈 구타와의 곡이기 때문일 것이다. 인도네시안 팝을 들어보면 어설픈 한국 가요들보다는 작곡과 편곡의 수준이 높아 보이는데, 어쩌면 인구가 많아 시장이 크고 보다 국제적인 분위기가 먼저 조성되어 있었기 때문은 아닌가 싶다.  카리마타는 인도네시아 전통 음악의 요소들을 주로 차용하는 퓨전 재즈 밴드로 키보드의..

"D"iscotheca 2024.05.30

2024년 영화 목록 - 2.

6. 모래그릇 (1974) 노무라 요시타로 감독의 숨겨진 걸작. 마쓰모토 세이초 원작 소설을 영상화한 사례 중에서 가장 걸출한 작품이 아닌가 싶다. 마리오 푸조의 처럼 영화를 먼저 보고 원작 소설을 읽으면, 영화에서 소략된 부가적인 정보와 사건들을 다시 접하면서 더 재미있게 읽는 경우가 많은데, 이 영화는 오히려 소설의 산만함을 집약시켜 주제의식을 더 돋보이게 만든다. 도쿄 카마타 조차장에서 얼굴이 짓이겨진 시체가 발견되고, 범인이 도호쿠 사투리를 썼다는 증언을 토대로 발로 뛰며 증거를 확보한다는 원작의 얼개를 살리면서도, 영화에서 살리고 싶은 핵심적인 요소는 놓치지 않았다. 영화를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소설과 영화를 함께 보면 좋은 공부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상만큼이나 뛰어난 음악을 만든 음..

"C"inematheca 2024.05.27

Onaje Allan Gumbs - That Special Part Of Me (1988)

오나제 앨런 검스의 본명은 Allan Bentley Gumbs, 'Onaje'는 '감성적인 사람'이라는 뜻이다. 1949년 뉴욕 할렘의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났다. 부모가 모두 카리브해 출신으로, 어머니는 영국령 몬세라트, 뉴욕 경찰이었던 아버지는 영국령 앵귈라 출신이었다. 또 '흑인 급진주의의 대부' 혹은 '흑인 소크라테스'로 불리면서 마커스 가비에게도 영향을 미친 작가 겸 활동가 휴버트 해리슨 며느리의 조카이기도 하다. 어릴 적부터 헨리 맨시니의 영화음악, TV 주제곡 등에 매료되었고, 뉴욕주립대 프레도니아 캠퍼스에 재학 중에 다른 학생들과 재즈 앙상블 활동을 했다.  1971년, 재즈 기타리스트이자 밴드 리더인 르로이 커클랜드가 케니 버렐에게 검스의 데모 테이프를 건네면서 소개했고, 그다음 날 버렐의..

"D"iscotheca 2024.05.03

2024년 영화 목록 - 1.

1. 서울의 봄 (2023) 영화를 보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편집이었다. 배우들의 연기를 섬세하고 유장하게 살려주는 극영화보다는 감각적이고 극도의 효율성을 추구하는 TV다큐나 리얼리티 쇼에 가까운 편집, 아무래도 촬영량이 상영시간을 너무나 초과해서 분량을 줄이려다 보니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겠지만 이게 배우들의 호연과 맞물리니 2시간 30분이라는 러닝타임이 녹아 없어질 지경이었다. 큰 액션 신이 많지 않아도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박진감이 넘쳤다. 다만 역사적 맥락을 다 살려내지는 못했고, 워낙 좋은 배우들을 쓰다 보니 나 와 같은 의고적인 비극에 더 가깝다는 인상을 받았다. 이태신이라는 대비되는 캐릭터가 없었더라면, 오히려 전두광이 카리스마, 지능, 추진력의 3박자를 갖춘 권력을 향한 지칠 줄..

"C"inematheca 2024.04.22

Dan Mastroianni - Lead On (1987)

개인마다 취향 차가 있을 테지만 댄 마스트로야니의 "Lead On"을 처음 들었을 때, '이 사람은 진정 천재다'라고 느꼈다. 앨범 재킷에 나온 바다에서 격랑이 휘몰아치는 듯한 느낌. 나는 키보드를 기반으로 보컬, 작곡, 편곡에 모든 공정을 도맡아하면서 저예산 1인 프로덕션으로 상궤에서 벗어난 사운드를 추구하는 '매드 키보디스트'들을 유독 편애하는 것 같다. 안 되는 것을 되게 하는, 쉽게 말해 키보드를 현란하게 구사하는 '신바람 이박사' 스타일. 다만 앨범을 구매하고 전체를 들어봤을 때, 모든 곡이 비슷비슷한 것이 좀 아쉽다. 댄 마스트로야니의 이력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단편적인 정보를 취합하면 시카고 출신으로 알음알음으로 세션을 모아 부모님댁 지하실에서 카세트 테이프를 활용해서 녹음을 진행했다고 한..

"D"iscotheca 2024.04.19

The System - You Are In My System (1983)

너무 통속적인 선곡인가 싶지만, 이건 올드팬에게만 해당하는 얘기일 것이고 요즘 세대에는 아예 생소한 밴드일 듯싶다. 시스템은 멜로디라인을 중시하는 한국인들 취향에는 잘 맞지 않는 밴드이기도 하고, 장르 자체가 한국에서 외면받는 신스팝/ 일렉트로 훵크 계열이어서인지 외국에 유명세에 비해서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밴드다. 다만 인스타그램의 활성화로 바비 콜드웰 같은 아티스트들이 누구나 다 들어본 가수가 되어 있는 것을 보면, 이 밴드도 다시 조명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You are in my system"은 1982년 싱글로 발매되어 빌보드 차트 4위와 흑인 음악 차트와 댄스 차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한 첫 히트곡으로 시스템을 널리 알린 곡이다. 처음에 몇 번 들었을 때는 독특한 매력이 있지만 좋..

"D"iscotheca 2024.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