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cotheca

Cojo - Play It By Ear (1985)

Baron Samdi 2018. 9. 26. 23:48

한줄 단평 : 오랜 동안 찾아헤맸던 레어 그루브

금번에 DJ Serge Gamesbourg (거장 세르주 갱스부르 Serge Gainsbourg와는 철자가 다르다. 서지 게임스버그라고 읽어야 하나?)가 보스턴 지역 인디 레코드에서 발매한 언더그라운드 디스코/ 훵크 컴필레이션 앨범을 발매했는데, 트랙 리스트에서 낯익은 이름을 발견했다.

Cojo, 한때, 갖고 싶은 음반이었지만 이역만리에서 레어그루브를 영접하기란 여간 난망한 일이 아니어서 포기하고 있었던 바로 그 싱글, "Play It By Ear"였다. 아주 구할 수 없는 음반은 아니지만 (e-bay에서 250달러), 전문 DJ나 수만 장 단위의 방대한 물량을 다루는 컬렉터도 아닌 아마추어 팬으로서 이런 군침도는 음반은 그저 수첩에 적어두고 이제나 저제나 재발매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운이 좋다면 이번처럼 컴필레이션 음반에 끼어서 얻어듣는 수밖에. 이도 저도 아니라면 유튜브로 들으면서 군침만 흘릴 뿐이다.

이 컴필레이션에 수록될 때도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이 DJ가 이 곡을 알게 된 때는 2004년 (나는 2010년)이었는데 음반을 구할 수 없어  그로부터 4년 뒤, 매사추세츠 주 윌밍턴에 소재한 데스티니 레코드를 직접 찾아갔다고 한다. 그곳에는 당시 사장이던 래리 피니Larry Feeney가 놀랍게도 생존해 있었다고 하는데, 남아있던 유일한 싱글을 사 와서 음반에 수록할 수 있었다.

Cojo는 코치스 딕스 Cochise Diggs와 조 섬렐 Joe Sumrel, 두 사람으로 이루어져 두 사람 이름의 앞 글자를 사이 좋게 따서 만든 이름이다. 조 섬렐은 군인 자녀로 태어나 세계 여러 나라에서 자라났고 본국으로 돌아와서도 고등학교만 세 곳을 전전해야 했다. 뉴 멕시코에서 살던 14살 때, 처음으로 베이스 기타를 잡았고 캘리포니아에서 단과대학을 마친 뒤, 1980년에 보스턴으로 이사를 와 밴드 생활을 시작했다. 보스턴으로 이사를 온 이유는 막연히 버클리에서 공부하고 싶다는 마음이었지만 여의치 않았는지 몇몇 재즈 거장들에게 따로 사사를 받는데 그쳤다. 지역 뮤지션들이 늘상 하듯이, 세션 뮤지션으로, 또 업소에서 공연하며, 데모 테이프를 내는 일을 하다 83년 '다운타임 Downtime'이라는 밴드에 정착했다. 이때, 다운타임의 키보디스트 해롤드 브라운 Harold Brown의 영향으로 작곡과 프로듀싱에 관심을 두면서, 코치스 딕스와 밴드를 만들게 되었으니, 이 밴드가 바로 'Cojo'다. 그리고 'Play it by ear'는 지역 군소 레이블 데스티니를 통해 발매한 첫 싱글이 되었다. 이 싱글이 탄생하게 된 배경에는 당시 조 섬렐과 결혼을 앞둔 여자친구 윌머 Wilma가 있다. 어느 날 조 섬렐이 윌머와 결혼과 관련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아마도 조가 결혼 의향에 대해 물었나 보다. 이때, 윌머의 대답이 "조, 난 잘 모르겠어, 그냥 봐서 되는대로 하자. I don't know, Joe. Let's just play it by ear." 조와 린 피드몬트 Lynne Fiddmont가 듀엣을 이루고 다운타임 멤버들이 받쳐주면서 이 곡이 빛을 보게 되었다는 얘기. 7인치 싱글로 발매되어 호평을 받았고 대학의 라디오 채널의 전파를 조금 탔고, 어느 미친 사람이 유튜브에 올리는 바람에 이 한국에까지 들리게 되었다.

이 싱글을 낸 뒤로도 몇 년간 코치스와 조는 레코딩 스튜디오를 설립해 운영했는데, 코치스는 이제 고인이 되었고 조는 어느덧 헬스에 빠져서 90년대부터 본인 명의의 헬스 클럽을 차리고 음악 생활을 병행하고 있다고 한다.

다음에는 마음 속에만 담아두고 언젠가 구할 수 있기만 바라고 또 기다리는 음악들만 모아 올려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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