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OR 6

Rupert Holmes - Brass Knuckles (1975)

예전에 스탠퍼드였나 투팍 샤커의 곡을 영문학부에서 강의한다는 얘기를 기사에서 봤는데, 루퍼트 홈즈도 가사를 잘 쓰기로 유명해서 영문학부에서 가르쳐도 되지 않을까 싶다. 루퍼트 홈즈 곡을 썩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75년 발표한 셀프 타이틀 앨범의 수록곡인 "Brass Knuckles"는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다. 레이먼드 챈들러에서 마이클 코넬리에 이르는 웨스트코스트 누아르의 분위기가 잘 살아 있으면서, 교외 대저택에 사는 팜므파탈이나 뒷맛이 씁쓸한 결말 등, 누아르 소설의 클리셰가 가사 곳곳에 녹아있다. (어떤 면에서는 미키 스필레인의 마이크 해머 시리즈도.) 심지어 가사의 라임을 맞추기 위해 쓴 억지마저, 재치처럼 느껴질 정도다. 누아르, 경찰소설, 요트 록을 모두 좋아한다면 이 곡의 매력에서 헤어 ..

"D"iscotheca 2023.04.03

Bernard Oattes - Sold (1994)

버나드 오츠의 두번째 앨범인 94년작 는 엄청난 히트를 기록하거나 대중성을 갖춘 곡은 없어도 전반적으로 퀄리티가 뛰어난 앨범이다. 숨은 명반들이 많고 많지만 이 앨범 또한 묻히기에는 매우 아깝다는 생각인데, 이 앨범이 빛을 보지 못한 이유로 네덜란드 출신 아티스트라는 점 외에는 별다른 이유가 없어 보인다. 역시 신드롬에서 발매했고 재즈 기타리스트 피터 화이트와 타워 오브 파워에서 활동했던 색소포니스트 리처드 엘리엇이 참여했다. "Sold"는 내가 이 앨범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인데 높이 솟아오르며 청량감을 선사하는 관악 파트가 매우 매력적이다. 전문적인 뮤지션이 아니어서 식견은 부족하지만 오랜 팬으로서 아쉬운 점을 하나 지적하자면, 2분 50초부터 색소폰 솔로가 시작되는데, 이게 트럼펫과 색소폰의 인터플레..

"D"iscotheca 2020.07.28

Bernard Oattes - Grand Design (1992)

더 리미트로 활동하던 버나드 오츠가 솔로로 나서서 발표한 첫 앨범 의 수록곡. 더 리미트로 활동하던 시절, 오츠는 음악세계를 확장하고픈 욕구에서 좀 더 성숙한 스타일의 음악을 시도하려고 했다. 바로 앨범을 준비해서 낸 것은 아니었고 Five Star 같은 다른 아티스트들을 위해 곡을 쓰다가 92년 신드롬 레코드에서 음반을 취입했다. 네덜란드 아티스트가 캘리포니아에서 앨범을 발표한 게 매우 이색적이다. 신드롬 레코드는 바비 콜드웰이나 마크 조던의 음악들을 취급해왔는데, 짐작컨대 버나드 오츠가 이런 음악을 오래전부터 목말라했기 때문에 일부러 이 곳과 계약을 맺은 것이 아닐까 싶다. 녹음은 네덜란드 네이메헌(Nijmegen)에 있는 '더 리미트 스튜디오'에서 네덜란드 뮤지션과 진행했다. 함께 활동했던 롭 판 ..

"D"iscotheca 2020.07.20

Marc Jordan - Margarita (1983)

열 곡 중의 그 두번째. (2/10) 한줄 단평 : 매우 세련된 'Borderline Blues' 요즘은 'AOR'이라는 용어가 생소하지는 않다. Adult Oriented Rock의 약자이며 재즈, 블루스, 소울, 훵크의 영향이 짙은 성인 취향의 팝 록 넘버들을 지칭하는 말로 국내의 잡지나 인터넷을 통해 많이 소개가 되었고,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서구에서는 '요트 록Yacht Rock'이라는 말을 쓰다, 일본 평론가들이 쓰던 AOR이라는 말이 영미권 쪽으로 역수입된 것으로 알고 있다. (틀린 점이 있다면 부디 지적해주시길) 이제는 영미권에서도 심심찮게 쓰는 City Pop이니 Light Mellow니 하는 말도 아마 같은 맥락일 것이다. AOR은 어찌 보면 아재 오리엔티드 록의 약자 같기도 하다. 보통..

"D"iscotheca 2019.02.27

Straight Lines - Everybody Wants To Be A Star (1980)

한줄 단평 : 아주 드물게 올리는 록 넘버. "Everybody wants to be a star"는 키보드 인트로가 인상적인 곡으로 캐나다 밴드 Straight Lines의 80년 타이틀 앨범에 수록되었다. 티어즈 포 피어즈의 "Everybody wants to rule the world"가 연상되는 곡목이다. 음반은 올해 여름 AOR CITY 1000엔 기획의 일환으로 일본에서 발매되었다. 기획 이름에 맞게 가격도 1000엔, 국내 김밥레코즈에서 구매했다. 어중간하게 배운 일본어로 띠지를 읽어보니 '토토를 방불케 한다'고 하는데, 사운드 면에서 토토를 연상시키기 보다는 REO 스피드웨건이나 같은 캐나다 출신의 러버보이 혹은 밴 헤일런의 "Jump"같은 팝 메틀 넘버들과 더 비슷한 것 같다. 흥겨운 로..

"D"iscotheca 2017.11.29

Tom Grose & The Varsity - More Of You (1985)

Tom Grose와 그의 밴드 Varsity는 80년대 중반부터 90년대 초반까지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활동했던 로컬 밴드였다. 몇몇 곡이 라디오 전파를 타면서 지역에서 큰 호응을 얻었고 전국 방송채널에 등장하면서 이름을 널리 알리게 되었다. NBA 농구 팀인 애틀랜타 호크스를 위해 테마 송과 뮤직 비디오를 만든 적도 있으며 당시 스타의 산실이었던 유명 TV 프로그램 의 준결승에 진출한 적도 있다. 또한 이 프로그램 출연자로 이루어진 아마추어 작곡 콘테스트 에서 대상을 받아 상금 10만 달러를 수령하기도 했다. 1989년에서 1991년 사이에는 애틀랜타 시립 발레단을 위해 “Rockin To The Pointe”라는 록 발레 곡을 작곡해주었고 그 밖에도 수많은 라디오와 텔레비전 광고음악들을 작곡했다..

"D"iscotheca 2017.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