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l 25

Universal Togetherness Band - More Than Enough (1983)

시카고 언더그라운드 훵크 밴드 유니버설 투게더니스 밴드의 싱글. 누메로 그룹에서 CD와 파일로 리마스터링했지만 아쉽게도 내가 제일 좋아하는 "More Than Enough"은 싱글로 별도 발매되었다. 이 뮤직비디오는 1983년 여름에 Cynthia C. Gibson이라는 시카고 주립대 신방과 학생이 밴드의 리더인 Andre Gibson과 자기 남편을 데려다 찍었다고 한다. 가내수공업적인 연출에서 정감이 느껴진다. 시카고 언더그라운드 신은 정말 기괴한 아티스트들이 즐비하고 엄청난 실력을 갖춘 밴드들이 소리소문도 없이 명멸하는 곳이다. 활동기에는 전혀 주목받지 못하다가 뒤늦게서야 레어그루브 디거들의 표적이 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이 UTB도 대표적인 케이스라 할 수 있다. 블로그에 포스팅하려고 자료를 찾던..

"D"iscotheca 2022.06.07

Arnie's Love - I'm Out Of Your Life (1983)

특정한 아티스트나 특정한 곡에 대해서 나만 알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속칭 '홍대 병'으로 불리던 적이 있다. 누군가를, 혹은 어떤 것을 좋아하다 보면 자연스러운 반응일 수도 있는데 과하게 표현되다 보면 다른 사람들에게 거부감을 주기 때문에 이렇게들 얘기하는 것 같다. 내게도 이런 구석이 있어, 좋아하는 곡들을 블로그 시작한 지 15년이 넘도록 끌어안고 있다가 요즘에 와서 풀어놓기 시작했다. Spotify니 Youtube니 알고리즘의 인도에 의해 쉽게 쉽게 음악을 접하는 시기에 신줏단지처럼 끌어안고 있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고, 또 좋아하는 것은 나눌수록 커지기 때문이다. 여기 소개하는 이 곡도 내가 오랫동안 아끼면서 듣던 곡으로 (이미 아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나눠 듣기 위해 올려둔다. 언..

"D"iscotheca 2021.12.13

Kerr - Back At Ya (1984)

슈거힐 창립자 실비아 로빈슨과 주로 활동했던 위대한 프로듀서이자 가수, 작곡가인 George Kerr Jr. 와 그의 딸, 래퍼 겸 싱어 Sandra (Sandy) Kerr의 밴드. 이래 놓고 보니 정여진, 최불암 '아빠의 말씀' 같은 구성이다. 조지 커에게는 샌디 커와 트레이시 커, 두 명의 딸이 있는데 이 Kerr에 크레디트를 보면 샌디 커만 참여한 것 같다. 그리고 베이비페이스와 맨차일드를 이끌었던 기타리스트(기타리스트로 한정 지을 수 없이 다종 다양한 악기를 다루는) Reggie Griffin이 참여했다. (내가 보기에는 의외의 인맥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그리핀이 New Guys On The Block으로 슈거힐에서 활동할 때 친분이 생긴 것 같다.) 정규 디스코그래피에는 나와 있지 않은 것을 보면..

"D"iscotheca 2021.09.18

Forrest - I Want You (1983)

미국 텍사스 출신으로 네덜란드에서 활동했던 Forrest. 언젠가 Forrest의 'Could This Be Love'를 80년대 최고의 댄스 트랙 중 하나라고 소개한 적이 있었는데, 같은 앨범에서 한 곡을 더 하면 'I Want You'를 꼽을 수 있겠다. 특이한 점은 네덜란드 밴드 오츠 판 샤이크에게서 'Could This Be Love'를, Forrest와 같은 미국 출신의 네덜란드 밴드 American Gypsy 멤버들에게서는 이 "I Want You"를 받았다는 것.

"D"iscotheca 2021.07.22

Twylyte81 - Some Go Up (1981)

얼마 전에 포스팅한 1st Light는 '유배' 시절 즐겨 듣던 곡이었다. 2013년에 코모도어스의 "Nightshift" 포스팅 때도 잠깐 언급했지만 (https://baronsamdi.tistory.com/264) '유배'라는 간단한 표현 뒤에는 복잡한 사정이 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 시절, 정권의 이익에 반하여 보도를 할 우려가 있는 사람들에 대한 업무 배제 조치가 이뤄졌었다. 특히 파업에 참여한 PD와 기자들이 대상이었고 나는 이러한 5년 9개월 간의 격리 조치를 거쳐, 촛불과 탄핵의 힘 덕택으로 무사히 현업에 복귀할 수 있었다. 그 중 마지막 1년은 모처의 어느 오피스텔 방에서 영업사원 비슷한 일을 하게 되었는데, 서울과 광명 사이에서, 그리고 고용과 해고 사이에서 하루하루를 버텨나가야 했던..

"D"iscotheca 2019.02.25

Craig T. Cooper - Quality Time (1989)

한줄 단평 : 오후 티타임에 어울리는 슬로우 잼. 크레이그 쿠퍼는 L.A 출신의 기타리스트, 작곡가, 프로듀서, 사운드 엔지니어 겸 Craigland Studio의 설립자다. 7남매의 막내로 태어나 어릴 적부터 음악에 재능을 보였다고 한다. 무려 4살 때부터 첼로 연주를 시작했다고 하는데, 아마 형인 론 쿠퍼의 영향으로 보인다. 형 론은 유명한 첼리스트가 되었다. 첼로에서 트럼펫으로, 트럼펫에서 드럼으로, 드럼에서 마지막으로 기타에 안착해 기타리스트로 프로로서의 경력을 시작했다. 이런 바탕 때문에 멀티 인스트루멘털리스트로 성장했는데, 기계 다루는 일에도 소질이 있는지 프로듀서 겸 믹싱 엔지니어 일까지 손을 대고 있다. 1984년 엘 디바지를 시작으로, 아니타 베이커, 밥 딜런, 배리 매닐로우, 로셸 퍼렐..

"D"iscotheca 2019.02.08

Cojo - Play It By Ear (1985)

한줄 단평 : 오랜 동안 찾아헤맸던 레어 그루브 금번에 DJ Serge Gamesbourg (거장 세르주 갱스부르 Serge Gainsbourg와는 철자가 다르다. 서지 게임스버그라고 읽어야 하나?)가 보스턴 지역 인디 레코드에서 발매한 언더그라운드 디스코/ 훵크 컴필레이션 앨범을 발매했는데, 트랙 리스트에서 낯익은 이름을 발견했다. Cojo, 한때, 갖고 싶은 음반이었지만 이역만리에서 레어그루브를 영접하기란 여간 난망한 일이 아니어서 포기하고 있었던 바로 그 싱글, "Play It By Ear"였다. 아주 구할 수 없는 음반은 아니지만 (e-bay에서 250달러), 전문 DJ나 수만 장 단위의 방대한 물량을 다루는 컬렉터도 아닌 아마추어 팬으로서 이런 군침도는 음반은 그저 수첩에 적어두고 이제나 저제나..

"D"iscotheca 2018.09.26

American Gypsy - Inside Out (1974)

한줄 단평 : 아이작 헤이스 + 배리 화이트 아메리칸 집시는 네덜란드를 중심으로 유럽에서 활동했던 L.A 출신의 훵크/ 재즈 록 밴드다. 세션맨들을 중심으로 처음에는 Blue Morning, Orpheus, Pasadena Ghetto Orchestra 등의 이름을 사용하다, 유럽 무대를 경험한 뒤에는 경쟁이 치열한 미국 시장을 과감히 버리고 유럽으로 건너갔다. 추측컨대, 영국 또한 미국 진출의 교두보로서 유럽 각국에서 온 아티스트들의 각축장이 된 지 오래이다 보니, 아예 방향을 전환해 네덜란드를 주 무대로 삼은 것 같다. 어찌 보면 메이저리그 유망주가 좀 더 안정적인 무대를 제공받기 위해 일본 야구도 버리고 KBO를 택한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그러고 보면 아메리칸 집시라는 밴드 명은 밴드의 '출신'과..

"D"iscotheca 2018.06.07

O'bryan - It's Over (1982)

한줄 단평 : 어쩐지 포스팅 내용에 알맞은 곡 O'Bryan의 앨범이 리마스터링되기도 전이고, 요새처럼 바이닐 붐이 불기도 전에 회사 레코드 실에서 이 곡이 실려있는 앨범 에 포함되어 있다. 또 이 앨범에는 "The Gigolo"라는 곡도 있다. 왜 이 얘기를 꺼내느냐 하면, 오브라이언 관련 댓글에 "He's a gigolo" 혹은 "Gigolo, gigolo, Just a gigolo"같은 말들이 유독 많기 때문이다. Gigolo는 리처드 기어 주연의 유명한 라는 영화도 있듯이, '제비' 즉 나이 많은 여인의 정부를 뜻한다. 나는 처음에 오브라이언의 노래 때문에, 혹은 곱상한 외모 때문에 이런 말이 붙은 줄 알았다. 하지만 여기에는 슬픈 역사가 있다. 오브라이언의 음악 생명을 끝내버린.... 이 얘기는..

"D"iscotheca 2017.11.03

O'Bryan - Right From The Start (extended mix) (1982)

한줄 단평 : 내가 꼽는 80년대 최고의 아이돌, 오브라이언의 화려한 시작을 알린 곡 오브라이언은 80년대 식상한 문구 그대로 "혜성처럼 나타났다 유성처럼 사라진" 외모와 춤, 노래 어느 하나 빠질 것 없이 모든 스타성을 겸비한 소울/ 훵크 아이돌이었다. 마이클 잭슨이나 프린스만큼의 슈퍼스타는 아니어도 당시의 10대, 20대 여성을 중심으로 나름의 인기를 구축하고 있었고, 소울, 훵크 팬 중에는 그의 활약을 기억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공백기가 너무나 길었고 쉰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어서야 재기에 성공했다. 그가 어느 순간 음악 신에서 사라질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거의 야사 수준이지만) 차차 소개하기로 하고 오브라이언에 대해 먼저 소개하자면..... 오브라이언은 1961년생으로 그의 풀 네임은 O'b..

"D"iscotheca 2017.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