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sfunk 13

Dan Mastroianni - Lead On (1987)

개인마다 취향 차가 있을 테지만 댄 마스트로야니의 "Lead On"을 처음 들었을 때, '이 사람은 진정 천재다'라고 느꼈다. 앨범 재킷에 나온 바다에서 격랑이 휘몰아치는 듯한 느낌. 나는 키보드를 기반으로 보컬, 작곡, 편곡에 모든 공정을 도맡아하면서 저예산 1인 프로덕션으로 상궤에서 벗어난 사운드를 추구하는 '매드 키보디스트'들을 유독 편애하는 것 같다. 안 되는 것을 되게 하는, 쉽게 말해 키보드를 현란하게 구사하는 '신바람 이박사' 스타일. 다만 앨범을 구매하고 전체를 들어봤을 때, 모든 곡이 비슷비슷한 것이 좀 아쉽다. 댄 마스트로야니의 이력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단편적인 정보를 취합하면 시카고 출신으로 알음알음으로 세션을 모아 부모님댁 지하실에서 카세트 테이프를 활용해서 녹음을 진행했다고 한..

"D"iscotheca 2024.04.19

The System - You Are In My System (1983)

너무 통속적인 선곡인가 싶지만, 이건 올드팬에게만 해당하는 얘기일 것이고 요즘 세대에는 아예 생소한 밴드일 듯싶다. 시스템은 멜로디라인을 중시하는 한국인들 취향에는 잘 맞지 않는 밴드이기도 하고, 장르 자체가 한국에서 외면받는 신스팝/ 일렉트로 훵크 계열이어서인지 외국에 유명세에 비해서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밴드다. 다만 인스타그램의 활성화로 바비 콜드웰 같은 아티스트들이 누구나 다 들어본 가수가 되어 있는 것을 보면, 이 밴드도 다시 조명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You are in my system"은 1982년 싱글로 발매되어 빌보드 차트 4위와 흑인 음악 차트와 댄스 차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한 첫 히트곡으로 시스템을 널리 알린 곡이다. 처음에 몇 번 들었을 때는 독특한 매력이 있지만 좋..

"D"iscotheca 2024.03.21

Carl Lewis & Electric Storm - Come Back My Baby Girl (1985)

칼 웨더스가 생각난 김에 "이 형도 가수였어?" 시리즈로 칼 루이스. 칼 루이스는 요즘 세대에게는 우사인 볼트에 비해 생소한 이름일 수도 있겠다. 88 서울 올림픽 육상 2관왕이자 캐나다의 벤 존슨과의 대결도 유명했지만, 거만한 태도로 재수 없다는 평이 많았던 육상 천재. 그래서 그 반대급부로 벤 존슨을 응원하는 팬들이 많았다고 한다. 칼 루이스는 100m, 200m, 계주, 멀리뛰기 종목으로 4번의 올림픽에서 총 9개의 금메달을 획득했다. 육상을 위해 그만두기는 했지만 농구선수로도 활약해 마이클 조던이 시카고 불스에 지명된 해, NBA 드래프트에서 같은 불스에 10라운드 208위로 지명되기도 했다. 84년 L.A 올림픽이 끝나고 가수로 전업, 88 서울 올림픽이 시작하기 전까지 2장의 음반을 발표한다...

"D"iscotheca 2022.09.20

Carl Weathers - That's Love Calling (1981)

록키 동생의 노래를 들었으니 이번에는 아폴로 크리드의 노래를. 칼 웨더스는 시리즈의 아폴로 역이나 로 얼굴을 알렸고, 최근에는 미드 에 출연 중이라고 한다. 워낙 얼굴은 익숙하지만 가수 활동을 한 사실이나 그의 노래를 들어본 사람은 별로 없다. 70년대 활동했던 훵크 밴드 Black Ice의 멤버 Hadley Murrell이 제작을 맡아 81년에 싱글을 하나 냈다. 바로 "You Ought To Be With Me/ That's Love Calling"이다. A면은 슬로우 잼, B면은 댄서블한 훵크인데, 목소리가 나쁘지 않아 가수 활동에 욕심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싱글 발매 한 번으로 이력이 끝난 것을 보면 결과가 좋지 않았던 것 같다. 곡 자체는 나쁘지 않은 흔한 80년대 훵크인데, 차트에서..

카테고리 없음 2022.09.14

Universal Togetherness Band - More Than Enough (1983)

시카고 언더그라운드 훵크 밴드 유니버설 투게더니스 밴드의 싱글. 누메로 그룹에서 CD와 파일로 리마스터링했지만 아쉽게도 내가 제일 좋아하는 "More Than Enough"은 싱글로 별도 발매되었다. 이 뮤직비디오는 1983년 여름에 Cynthia C. Gibson이라는 시카고 주립대 신방과 학생이 밴드의 리더인 Andre Gibson과 자기 남편을 데려다 찍었다고 한다. 가내수공업적인 연출에서 정감이 느껴진다. 시카고 언더그라운드 신은 정말 기괴한 아티스트들이 즐비하고 엄청난 실력을 갖춘 밴드들이 소리소문도 없이 명멸하는 곳이다. 활동기에는 전혀 주목받지 못하다가 뒤늦게서야 레어그루브 디거들의 표적이 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이 UTB도 대표적인 케이스라 할 수 있다. 블로그에 포스팅하려고 자료를 찾던..

"D"iscotheca 2022.06.07

Arnie's Love - I'm Out Of Your Life (1983)

특정한 아티스트나 특정한 곡에 대해서 나만 알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속칭 '홍대 병'으로 불리던 적이 있다. 누군가를, 혹은 어떤 것을 좋아하다 보면 자연스러운 반응일 수도 있는데 과하게 표현되다 보면 다른 사람들에게 거부감을 주기 때문에 이렇게들 얘기하는 것 같다. 내게도 이런 구석이 있어, 좋아하는 곡들을 블로그 시작한 지 15년이 넘도록 끌어안고 있다가 요즘에 와서 풀어놓기 시작했다. Spotify니 Youtube니 알고리즘의 인도에 의해 쉽게 쉽게 음악을 접하는 시기에 신줏단지처럼 끌어안고 있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고, 또 좋아하는 것은 나눌수록 커지기 때문이다. 여기 소개하는 이 곡도 내가 오랫동안 아끼면서 듣던 곡으로 (이미 아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나눠 듣기 위해 올려둔다. 언..

"D"iscotheca 2021.12.13

Kerr - Back At Ya (1984)

슈거힐 창립자 실비아 로빈슨과 주로 활동했던 위대한 프로듀서이자 가수, 작곡가인 George Kerr Jr. 와 그의 딸, 래퍼 겸 싱어 Sandra (Sandy) Kerr의 밴드. 이래 놓고 보니 정여진, 최불암 '아빠의 말씀' 같은 구성이다. 조지 커에게는 샌디 커와 트레이시 커, 두 명의 딸이 있는데 이 Kerr에 크레디트를 보면 샌디 커만 참여한 것 같다. 그리고 베이비페이스와 맨차일드를 이끌었던 기타리스트(기타리스트로 한정 지을 수 없이 다종 다양한 악기를 다루는) Reggie Griffin이 참여했다. (내가 보기에는 의외의 인맥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그리핀이 New Guys On The Block으로 슈거힐에서 활동할 때 친분이 생긴 것 같다.) 정규 디스코그래피에는 나와 있지 않은 것을 보면..

"D"iscotheca 2021.09.18

Novo Band - Slowdancin' (1984)

더 리미트 프로덕션의 곡들만 줄곧 올린 김에 네덜란드 밴드를 하나 더 짚고 가야겠다. Novo Band는 1977년 네덜란드 위트레흐트에서 Bas Teule와 Ernst Teule 형제와 보컬인 Esther Teule(남매인지, 형제 중 한 명의 부인인지 명확하지 않음), Eric Thuis를 주축으로 결성된 밴드다. 정규 앨범은 내지 않고 싱글만 냈고 영국 에도 출연한 영상들이 발견되지만 차트상에서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고 한다. 1989년 싱글 2곡 발표를 끝으로 해체했다. 당시 팝, 록이 주류를 이루는데다 유럽에서 양산되고 있던 저질 유로 디스코 등쌀에 묻혀버린 아까운 곡이 한두 곡이 아닐 테지만 이 곡만큼은 매우 아까운 곡이라고 생각한다. Discogs를 검색해보니 싱글이 1500유로, 우리 돈으..

카테고리 없음 2020.08.06

Oattes Van Schaik - Lovelight (1985)

한줄 단평 : 수능금지곡. 1985년 오츠 판 샤이크의 싱글 "Miracles"의 B사이드 수록곡. 오츠 판 샤이크 혹은 더 리미트 프로덕션의 모든 곡을 통틀어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곡이고 많이 들은 곡이다. 문제는 내게 없다는 점. 초판 싱글이 350유로, 우리 돈으로 50만원 가까이 하니 구할 수가 있나, 그저 유튜브에서 듣고 군침만 흘릴 뿐. 2016년 복각본도 가격은 그닥. 한번 듣고나면 "Lovelight, Lovelight, Shining, Shining" 후렴구가 자동 재생된다. 앨범 복각될 때, 보너스 싱글로 넣어줬으면 오죽 좋았을까. "Miracles"도 어마어마한 중독성을 자랑하는 곡인데, 오츠 판 샤이크에게는 약간 버블검 사운드에 가까운 "Lovelight"보다는 좀 더 성숙한 사운드의..

"D"iscotheca 2020.07.31

The Limit - Say Yeah (1984)

한줄 단평 : 내가 매우 사랑하는 80년대 밴드. The Limit은 한국에서도 가장 널리 알려진 네덜란드 밴드일 것이다. 영국은 물론, 미국에서도 유명하고 네덜란드의 전설적인 뮤지션 Jan Akkerman의 79년 발표곡 "She's So Divine"을 리메이크해서 차트 상에서 선전했을 뿐만 아니라 80년대의 훵크 명곡하면 빠지지 않고 소개되고 있다. The Limit가 발표한 곡들을 들어보면 전체적으로 엇비슷하거나 이제 와서 들어보면 유치한 곡들도 많지만,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80년대 뮤지션으로 항상 꼽는 밴드이기도 하다. 더 리미트는 Bernard Oattes와 Rob Van Schaik, 두 사람이 프로듀싱, 작곡, 연주, 노래까지 겸해 전방위로 활약하는 듀오로 영국에서 교육을 마친 오츠가 S..

"D"iscotheca 2020.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