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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ystem - You Are In My System (1983)

Baron Samdi 2024. 3. 21. 17:30

너무 통속적인 선곡인가 싶지만, 이건 올드팬에게만 해당하는 얘기일 것이고 요즘 세대에는 아예 생소한 밴드일 듯싶다.

시스템은 멜로디라인을 중시하는 한국인들 취향에는 잘 맞지 않는 밴드이기도 하고, 장르 자체가 한국에서 외면받는 신스팝/ 일렉트로 훵크 계열이어서인지 외국에 유명세에 비해서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밴드다. 다만 인스타그램의 활성화로 바비 콜드웰 같은 아티스트들이 누구나 다 들어본 가수가 되어 있는 것을 보면, 이 밴드도 다시 조명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You are in my system"은 1982년 싱글로 발매되어 빌보드 차트 4위와 흑인 음악 차트와 댄스 차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한 첫 히트곡으로 시스템을 널리 알린 곡이다. 처음에 몇 번 들었을 때는 독특한 매력이 있지만 좋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는데 유튜브에서 우연히 이들의 87년 라이브를 보면서 정말 빠져들게 되었다. 나중에 발표되었고 도널드 글로버(혹은 차일디쉬 갬비노)가 SNL 스킷에서 차용하기도 했던 Oran "Juice" Jones II 의 히트곡 "The Rain"이나 영국밴드 Loose Ends의 "Hanging On A String"에도 영향을 끼친 것 같다. 영국의 록 가수 로버트 파머가 이 곡을 커버해 자신의 83년도 앨범 <Pride>에 수록했고 록 차트에서 33위를 기록했다는 사실도 재미있다. 댄스 차트와 록 차트에서 모두 선전한 곡이다. 처음에는 얀 해머 혹은 폴 하드캐슬 같은 백인 천재 키보디스트가 흑인 객원 보컬을 세워 만든 스튜디오 밴드(폴 하드캐슬의 1st Light가 좋은 예)인 줄 알았으나, 두 아티스트 간의 능력이 조화를 이룬 밴드였다.  

 

시스템은 보컬/기타리스트/작곡가인 Mic Murphy가 재즈훵크 밴드 Kleeer의 로드 매니저로 일하던 당시, 세션 키보디스트인 David Frank를 만나 결성한 밴드다. 머피는 프랭크의 연주실력을 알고 있었지만 프랭크는 이때까지만 해도 머피가 노래를 부르는 사람인지 몰랐다고 한다. 데이빗 프랭크는 마돈나가 스타가 되기 전, "It's Passion"이라는 곡을 함께 작업했는데 음악적 견해차이로 마돈나가 그만두게 되자, 믹 머피를 불러 작업을 계속했다. 곡이 나온 뒤, 이를 인상 깊게 본 애틀랜틱 레코드 산하의 미라지 레코드가 이들에게 계약을 제시했다. 믹 머피의 제안을 받아들여 밴드명은 The System이 되었고, 싱글 "It's Passion"은 뉴욕의 라디오와 클럽 양쪽에서 히트를 친다. 그 결과 첫 앨범인 <Sweat>이 나왔다. 그리고 밴드의 성공에 발판이 되어준 곡이 바로 이 "You Are In My System"이다. 믹 머피는 시스템 활동 후 솔로로 나섰으나 별 재미를 보지 못했고, 데이비드 프랭크는 L.A에 레코딩 스튜디오를 열고 프로듀서 겸 작곡가로서 샤카 칸,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데스티니스 차일드, 에릭 클랩튼, 필 콜린스, 로드 스튜어트 같은 아티스트들의 작업을 돕고 있다. 야마하 뮤직이 그에게 붙인 별칭은 "일렉트로닉 R&B의 창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