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의리의 무덤 (1975) ****
큰 파도가 바윗전을 때리고 '토에이' 영화사의 로고가 떠오르는 순간은 가장 가슴이 부푸는 영화적 순간이다. 후카사쿠 킨지 감독의 70년대 실록영화의 열렬한 팬으로서 아껴볼 수밖에 없는 영화. <의리없는 전쟁>, <호쿠리쿠 대리전쟁>과 같은 영화들은 필름 보관상태가 좋지 않아 낡아보일 뿐이지, 촬영과 편집은 요즘 영화보다 세련된 구석이 많다. 이시카와 리키오라는 전설적인 야쿠자의 일대기를 그리고 있으면서 초반 실제 인물들의 육성녹음이 보이스 오버로 흐를 때부터 인상적인 장면들이 이어진다. 이마무라 쇼헤이의 <복수는 나의 것>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하는 장면도 있다. 와타리 테츠야, 다나카 쿠니에, 우메미야 타츠오 같은 전설적인 배우들이 출연한다.
22. 오펀 (2009) *****
장르물에서 이 정도면 걸작 아닐까? 초반에 잠깐 지루하고 중반에 이르러서는 어마어마한 서스펜스와 스릴을 안겨준다. 영화가 종막으로 달려갈 때까지 손에 땀을 쥐고 볼 수밖에 없는 호러 스릴러 걸작이다. 처음에는 <나쁜 종자>와 비슷한 영화겠거니 했는데, 비슷한 설정을 유지하되 더욱 강력한 자극을 장착했다. <슈퍼내추럴>에서도 비슷한 설정의 에피소드가 있었다. 최연소 연쇄살인범 메리 벨에게서 모티브를 얻은 영화로 보인다. 근래에 가장 재미있게 본 영화. 혈연을 중심으로 사고하며 피가 섞이지 않은 구성원을 배척하는 한국적 풍토에서는 개연성이 떨어지는 줄거리이지만 점점 아이의 비밀이 밝혀지면서 서스펜스는 가중된다. 이 영화가 무섭게 느껴지는 이유는 인간의 이중성 때문이다. 특히 나와 친숙한 사람이 괴물일지도 모른다는 가정이 현실화될 때 사람들은 더 경악하게 된다. 근자의 진보 명망가의 숨겨진 추악한 면모라든가.
23. 고스트 쉽 (2002) *
시청에 후회 막심. 반전성애자들의 반전을 위한 반전 영화는 그만 봤으면 좋겠다. 좋은 평점에 속고 싶지 않은 사람들에게 한 마디 남기자면 첫째, 착한 유령이 나온다. 둘째, 무서워질 때쯤 귀청을 찢는 헤비메탈 음악이 나온다. 정신연령 12세 이하 관람가. 조숙한 12세는 유치하다고 싫어할 수 있다.
24. 파라노말 액티비티 (2007) *
김연아는 왜 이 영화를 감명깊게 봤다고 했을까?
25. 피묻은 입술 (1975) *
3주만에 촬영했다는 프랑스 B급 공포영화. 흡혈귀가 주인공은 물지 않는다. 내러티브의 힘이 떨어지니 여배우들을 벗긴다. 참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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