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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fus & Chaka Khan - I'm Dancing For Your Love (1979)

Baron Samdi 2017. 3. 7. 09:51

한줄 단평 : 내가 좋아하는 Rufus 곡 중 하나.

퀸시 존스가 프로듀스한 79년 발표 앨범 <Masterjam>에서 한 곡. 루퍼스 앨범은 구입한 지 오래 되었으나 CD장에 묵혀두고 있었다. 20대 때 힙합과 재즈를 통해 훵크와 소울에 관심이 미치면서 주요한 아티스트들의 음반은 꼭 찾아 들어봐야겠다는 생각에 구입했었다. 그런데 막상 들어보니 취향에 별로 맞지 않은 것 같아 잘 찾아 듣지 않았는데, 어느덧 나이를 먹고 다시 들어보니 이런 명반들이 세상에 다시 없었다. 루퍼스 앨범은 대박이 난 앨범도 좋지만, 갈등 때문에 말아먹었다고 하는 앨범들도 굉장히 퀄리티가 좋다. 달리 메이저 밴드가 아닌 것이다. 나를 포함하여 레어 그루브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대개 잘 알려지지 않은 밴드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도 메이저 레코드 사에서 투자하고, 탁월한 아티스트들이 참여한 앨범들은 달라도 뭔가 다른 것 같다.

샤카 칸에 대해서 알게 된 흥미로운 사실은 그녀의 예명이 흑표범당(블랙 팬서)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샤카라는 예명은 아프리카 샤먼에서 따왔다는 설도 있는데, 위키피디아에 보면 샤카 칸의 새 어머니가 시카고 흑표범당의 활동가로서 같은 흑표범당 대변인이자, 후버의 코인텔프로 프로그램에 따라 FBI에게 사살당한 프레드 햄튼의 친구였다고 한다. 샤카 칸은 어린 시절부터 민권 운동 집회에 따라다녔는데, 뮤직하운드에서 발행한 R&B 가이드를 보면 샤카라는 이름은 이 활동가 친구들이 붙여줬다고 한다.

 

아래는 간략한 루퍼스의 바이오.

루퍼스는 미국 시카고를 대표할 만한 훵크 밴드다. 1968년 록 밴드인 The American Breed 출신의 Charles Colbert와 Lee Graziano가 또 다른 밴드 Circus의 멤버였던 키보디스트 Kevin Murphy와 보컬 Paulette McWilliams 등을 영입, 70년도부터 Smoke라는 이름으로 재출발한 것이 Rufus의 시작이다. 71년도 에픽 레코드와 계약하고 매니저를 Bob Monaco로 바꾸면서 멤버들을 대거 교체하게 되는데, 이때 잡지 Mechanics Illustrated의 칼럼 란의 제목인 "Ask Rufus"에서 밴드 이름을 따와 밴드명으로 삼았다.

당시 보컬이었던 폴렛 맥윌리엄스는 남편 친구인 Hassan Khan의 아내였으며 Lock and Chain이라는 밴드에서 활동하던 Chaka Khan과 절친한 친구 사이였다. 폴렛이 밴드를 떠나면서 새 보컬로 샤카 칸의 의향을 물어보고 다른 멤버들에게 추천해주었다. 밴드 멤버들이 주저하자, 폴렛은 몇 주간을 더 밴드에 머물면서까지 샤카 칸이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무명가수였던 샤카 칸은 18세의 나이로 이미 유부녀인 상태였다. 따라서 계약을 할 때조차 어머니를 대동해야 했을 정도다. 폴렛과 애스크 루퍼스는 물론, 미니 리퍼튼이 있던 로터리 커넥션의 매니지먼트 (원문은 booking company, 적극적인 매니지먼트를 하는 엔터테인먼트 회사가 아닌 대부분이 바에서 연주하는 밴드였으므로 출연 일정을 조율하고, 출연 장소의 물색을 위임하는 회사로 보인다.)를 맡은 밥 모나코가 L. A.에서 ABC와의 계약을 물어오면서, 밴드는 이틀 간 11곡을 녹음하게 된다. 이 데모 테이프를 들은 ABC 레코드는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밴드에 장기 계약을 요청해왔다.  

73년, 멤버들이 직접 시카고에서 L.A까지 차를 운전해 이동, 캘리포니아 주 토렌스에 있는 퀀텀 레코딩 스튜디오에서 첫 앨범 <Rufus>를 녹음했다. 하지만 이 앨범에서는 "Whoever's Thrilling You", "Feeling Good" 정도가 R&B 라디오 채널에서 호응이 있었을 뿐, 저조한 판매고를 기록했다. 74년에는 2집인 <Rags to Rufus>를 녹음하면서 대거 멤버를 교체, 보다 훵크적인 색채를 가미하고, 샤카 칸을 전면에 내세우게 된다. 이 때 스티비 원더가 작곡한 "Tell Me Something Good"과 레이 파커 주니어와 샤카 칸이 함께 부른 "You Got The Love"이 히트하면서 플래티넘을 기록했고, 원더의 곡을 통해서 밴드는 첫 번째 그래미 상을 받았다. 결국 이 앨범은 백 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하면서 첫 골드 앨범이 되었다. 샤카 칸의 스타성에 주목한 다른 멤버들과 레코드 사는 샤카 칸을 프론트라이너로 내세우면서 밴드명을 다시 Rufus featuring. Chaka Khan로 개칭하고 74년 3집 <Rufusized>를 발표한다. 이 앨범에서 "Once You Get Started"을 비롯한 탑 10 싱글들이 나오면서 크게 히트하고 75년에는 밴드의 첫 투어 일정이 잡혔다. 샤카 칸은 파워풀한 보컬과 섹시한 몸매를 내세워서 스타덤에 오르고, 비슷한 컨셉의 Tina Turner 덕분에 유수의 잡지들로부터 '아담한 티나'(pint-sized Tina)라는 별칭이 붙는다. 또 아레사 프랭클린과 비교되어 '작은 아레사'(Little Aretha)라는 별명이 붙기도 한다. 점점 칸의 존재감은 다른 멤버들을 압도하게 되고 이제는 '훵크의 여왕' (the Queen of Funk)로 불리기에 이른다. 이에 4집은 아예 Rufus Featuring Chaka Khan이라는 밴드명을 내세워 셀프 타이틀 앨범으로 발표된다. 이 앨범도 밴드의 세번째 골드 앨범이 되고 싱글 "Sweet Thing"은 차트 5위에 올랐다.

앨범의 성공과 두번째 투어가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샤카 칸과 나머지 멤버 간의 불화가 점점 수면 위로 떠오르는데, 특히 드러머인 Andre Fischer는 77년 5집 <Ask Rufus>를 녹음하다가 74년 하산 칸과 이혼 후 샤카 칸의 두번째 남편이 된 Richard Holland와 주먹다짐을 하게 되었다. 이때 칸은 당연히 남편을 거들어 피셔를 때렸고, 이 사건을 통해 드러머 피셔와 키보디스트인 Nate Morgan이 밴드를 떠났다. 78년, 다시 밴드 멤버 교체 후에 <Street Player>를 발표하여 애쉬포드 앤드 심슨이 작곡한 "I'm Every Woman"의 히트로 앨범은 플래티넘을 기록했으나, 샤카 칸은 워너와의 계약을 발표하고 솔로로 나서게 된다.

ABC가 MCA에 합병되고 칸이 솔로 앨범 <Chaka>를 홍보하기 위해 밴드를 떠나 있는 동안, 다른 멤버들만 모여 다음 정규 앨범 <Numbers>를 발표했으나 저조한 성적을 기록한다. 샤카 칸과 루퍼스는 서로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듯 했으나, 칸은 퀸시 존스가 프로듀싱을 맡은 79년 앨범 <Masterjam>에 참여하기 위해 돌아왔다. 이미 슈퍼스타가 되어 있는 칸 덕분에 이 앨범은 다시 플래티넘을 기록하게 되었다. 샤카 칸이 루퍼스에 돌아온 이유는 단지 MCA와의 앨범 계약이 더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9집인 <Party 'til You're Broke>는 정말 앨범에 붙인 제목처럼 망해버렸고, 샤카 칸과 마지막으로 발표하게 된 10집 <Camouflage>의 경우는 칸과 멤버들의 갈등이 극에 달했다. 이렇게 심화된 갈등 때문에 이 앨범은 멤버들의 연주 트랙이 완성되고 난 후에 칸의 보컬 트랙을 입히거나, 칸이 보컬을 녹음한 뒤에 그에 맞춰 연주를 했다고 한다. 이 앨범까지 녹음한 뒤, 계약 관계에서 풀려난 칸은 홀가분하게 팀을 떠나고 솔로로 낸 후속 앨범 <Naughty>와 <What 'Cha Gonna Do>는 대박이 났다. 한편 남은 멤버들은 83년에 11번째이자 밴드의 마지막 앨범 <Seal In Red>를 발표하지만 크게 히트하지는 못했다.

자신들의 음악 경력이 끝났음을 직감한 루퍼스 멤버들은 해산을 결심하고, 그전에 라이브 앨범을 하나 더 발표하기로 한다. 워너 브라더스의 동의를 얻어 라이브 콘서트에 칸을 출연시키고, 워너 측에서 콘서트 실황을 촬영하기로 한다. <Stompin' At the Savoy>라는 제목을 단 이 다큐멘터리는 어쩐 이유에서인지 녹화 당시에는 워너 측에서 배급을 거부하고 오로지 라이브 앨범만 발매하기로 했다가, 훗날 5.1 채널을 입혀 리마스터링되었다. 이때 키보디스트 데이브 월린스키가 작곡해 라이브 앨범에 실린 싱글 "Ain't Nobody"가 브레이크 댄스 문화를 다룬 영화 <Breakin'>의 사운드트랙에 수록되어 빌보드 30위와 R&B 차트 정상을 차지했다. 이 싱글은 영국 차트에서도 8위로 선전했을 뿐 아니라 재키 그레이엄, L. L 쿨 J, 피보 브라이슨, 제프 로버, 클라이맥스 등이 커버할 정도로 루퍼스 & 샤카 칸의 대표곡이 되었다. 또한 이 싱글의 성공으로 루퍼스는 다시 한 번 그래미 상 수상자가 되었다.

이후, 샤카 칸은 갈등을 일으킨 멤버들과는 소원하지만 대부분의 멤버들과 함께 투어를 돌 정도로 여전히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참조. 위키피디아, 뮤직하운드 가이드, 올뮤직, 소울워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