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cotheca

O'bryan - It's Over (1982)

Baron Samdi 2017. 11. 3. 13:36

한줄 단평 : 어쩐지 포스팅 내용에 알맞은 곡

O'Bryan의 앨범이 리마스터링되기도 전이고, 요새처럼 바이닐 붐이 불기도 전에 회사 레코드 실에서 이 곡이 실려있는 앨범 <Doin' Alright>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었다. 방송사 레코드실이란 한국인들의 문화적 취향을 정확하게 반영하는 그저 그런 앨범들 일색이고, 또 흑인들은 마이클 잭슨 외에는 찾아볼 수 없는 표백지역이라 더 놀랐다. 이 걸작이 방송 전파를 타기나 했을까? 그렇지 않다면 왜 여기 있을까? 혹시 나 이전에 조금 일반적이지 않은 취향의 직원이 신청한 앨범일까? 이런 저런 생각을 했었다. 뭐니뭐니해도 도식적인 선곡 때문에, 또 한국 방송인들의 편협한 취향 때문에 이런 앨범이 곰팡이가 슨 채 버려져 있다는 사실이 제일 안타까웠다.

각설하고 앨범 뿐만 아니라, 오브라이언의 인생에 대한 얘기도 꺼내야겠다. 그 인생 또한 이 앨범과 별반 다르지 않다. 원래는 스티비 원더의 곡을 커버한 슬로우 잼 "You & I"를 올리려고 했는데 어쩌면 이 곡 제목이 포스팅 내용과 더 어울리는 것 같다. 이 트랙 또한 유명한 소울 싱어 Eddie Holman의 77년작 <A Night To Remember> 수록곡을 보다 박력있게 커버했다. 이전에 소개한 곡과 함께 지금 곡 또한 같은 앨범인 1집 <Doin' Alright>에 포함되어 있다. 또 이 앨범에는 "The Gigolo"라는 곡도 있다.

왜 이 얘기를 꺼내느냐 하면, 오브라이언 관련 댓글에 "He's a gigolo" 혹은 "Gigolo, gigolo, Just a gigolo"같은 말들이 유독 많기 때문이다. Gigolo는 리처드 기어 주연의 유명한 <미국 제비 American Gigolo>라는 영화도 있듯이, '제비' 즉 나이 많은 여인의 정부를 뜻한다. 나는 처음에 오브라이언의 노래 때문에, 혹은 곱상한 외모 때문에 이런 말이 붙은 줄 알았다. 하지만 여기에는 슬픈 역사가 있다. 오브라이언의 음악 생명을 끝내버린....

이 얘기는 정사라기보다는 야사이고, 어느 대중음악서나 사이트에서 다루어지지 않아 사실인지 아닌지는 불분명하다. 해외 포럼 같은 데서 구전으로만 떠도는 얘기이니 참고만 하시면 되겠다. 오브라이언이 데뷔할 때, <소울 트레인>의 명 사회자인 돈 코넬리어스의 도움을 받았고 캐피톨 시절의 앨범을 프로듀스해준 어찌 보면 돈 코넬리어스는 오브라이언의 대부나 마찬가지의 존재였다. 당연히 가족들 간의 교유가 있었을 것이고, 오브라이언의 매력적인 외모를 돈 코넬리어스의 젊은 아내가 눈여겨 보고 추파를 던졌고, 결국 두 남녀는 매우 부적절한 시기에 부적절한 서로와 관계를 맺게 되었다. 나중에 이 사실을 알게 된 코넬리어스가 대로하여 오브라이언의 출연은 물론, 음반 제작까지 막아섰다는 얘기다. 돈 코넬리어스는 오브라이언 개인 뿐만 아니라 흑인 문화계 전체의 대부 같은 존재로 우리로 치면, 송해 선생님, 김동건 아나운서 급이라 그 엄명을 거역할 문화계 종사자는 없었을 것이다. 거의 앤서니 퀸, 케빈 코스트너 주연의 <리벤지>급의 얘기인데, 사실인지 아닌지는 해외에서 제한된 자료에 의존하는 일반 팬으로서는 알 길이 없다. 그저 두 사람의 관계를 해치려는 루머였을 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