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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영화목록 - 6.

26. 저격자 (본 아이덴티티 TV판, 1988) ** TV로 보고, 옛날에 한 번 보고, 로버트 러들럼의 를 읽고 나서 다시 봤다. 볼 때마다 감상이 다르다. 처음 봤을 때는 내용을 잘 이해하지 못해서 별로였고, 커서 봤을 때는 그럭저럭 볼 만했으며, 소설을 읽고 나서 본 뒤에는 시시하다. 의 리처드 챔벌레인이 제이슨 본으로 나오는데, 이제 제이슨 본은 맷 데이먼이어서 챔벌레인의 얼굴에서 일종의 위화감을 느낄 정도다. 원작에서 설정을 좀 바꾸기는 했지만 충실한 편이고, 소설에 묘사된 냉전기의 분위기가 잘 살아있다. 하지만 총소리마저 리얼한 요즘 액션물을 보고 나서는 약간 지루함마저 느껴진다. 27. 드라이브 (2011) **** 를 연상시키는 안티 히어로물. 감각적인 영상과 빈약한 스토리라인의 결합. ..

"C"inematheca 2020.09.23

Imagination - Flashback (1981)

막상 회고담을 쓰려니 나도 나이가 많이 들었다. 더 연배가 있는 분들에게는 송구스러운 얘기이고, 인터넷이 활성화된 90년대생 분들이 들으면 또 옛날 얘기냐고 기함을 하시겠지만, 그런 시절이 있었다. "음악이 귀하던 시절. " 요즘은 친구를 들려주려고 더블 데크에 카세트테이프 걸어놓고 자작 컴필레이션 만들어 돌려 듣는 것은 아주 먼 옛날의 일처럼 느껴진다. 지난 세기의 일이니 무리도 아니지만. 이제는 카톡에 유튜브 링크 하나만 쏴주면 금방 끝나는 일이 되었다. 이매지네이션을 이 비디오 클립을 처음 봤을 때는 유튜브가 없을 때고 아마 냅스터나 오디오 갤럭시에서 저화질 VHS 인제스트 본을 받아서였다.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봐야 정상이지만 당시는 그런 인식도 없었고, 돈이 있어도 접하거나 구할 수조차 없었다..

"D"iscotheca 2020.09.11

Leee John 인터뷰

평소에 음악 관련한 얘기를 할 일은 거의 안 생긴다. 가끔 비슷한 음악을 좋아하는 분들을 만나면 가끔 좋아하는 80년대 밴드에 대한 질문이 돌아오는데, 나는 영국 밴드 Imagination을 빼놓은 적이 없다. 온라인 쇼핑도 생소하던 시절부터 이들의 음반과 DVD를 영국에 별도 주문해서 들을 정도로 오래 좋아해 왔고, 내가 생각하는 '팝 역사상 가장 패셔너블한 밴드'이기 때문이다. 특히 리더 리 존의 카리스마와 뒤에서 문득, 문득 눈길을 끄는 애쉴리 잉그람, 에롤 케네디의 복장과 안무의 앙상블은 처음 봤을 때부터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예전부터 게이 댄스에 관심이 많은 이성애자로서, CCM 좋아하는 비기독교도로서 모순적인 취향을 가져왔기 때문에 화려한 복식 속에 80년대 브리티쉬 팝을 대표할 만한 사운드..

"F"unkatology 2020.09.09

Bumblebee Unlimited - I Got A Big Bee (1979)

한 줄 단평 : 패트릭 애덤스, 그렉 카마이클, 르로이 버지스는 언더그라운드 디스코의 유비, 관우, 장비 오랫동안 소울, 훵크를 들어왔지만 이 노래를 듣고, 나도 인종주의적 편견이 눈을 흐리는구나 깨달았다. 이 곡을 처음 접했던 때인 90년대 후반,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입수하기 쉽지 않았던 때이다 보니, 말도 안 되는 억측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듣자마자 "아, 이 곡은 가난과 마약에 찌든 뮤지션의 환각이 만든 곡은 아닐까? 마약 중독자들이 벌이 윙윙대는 소리 같은 환청에 시달린다는 얘기도 그렇고." '부기의 신' 르로이 버지스의 팬이 되면서, 뉴욕 언더그라운드 디스코 신에서 패트릭 애덤스/ 그렉 카마이클 듀오의 명성을 듣게 되지만 처음의 억측은 변하지 않아서, "아 이 위대한..

"D"iscotheca 2020.09.07

2020년 영화 목록 - 5.

21. 의리의 무덤 (1975) **** 큰 파도가 바윗전을 때리고 '토에이' 영화사의 로고가 떠오르는 순간은 가장 가슴이 부푸는 영화적 순간이다. 후카사쿠 킨지 감독의 70년대 실록영화의 열렬한 팬으로서 아껴볼 수밖에 없는 영화. , 과 같은 영화들은 필름 보관상태가 좋지 않아 낡아보일 뿐이지, 촬영과 편집은 요즘 영화보다 세련된 구석이 많다. 이시카와 리키오라는 전설적인 야쿠자의 일대기를 그리고 있으면서 초반 실제 인물들의 육성녹음이 보이스 오버로 흐를 때부터 인상적인 장면들이 이어진다. 이마무라 쇼헤이의 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하는 장면도 있다. 와타리 테츠야, 다나카 쿠니에, 우메미야 타츠오 같은 전설적인 배우들이 출연한다. 22. 오펀 (2009) ***** 장르물에서 이 정도면 걸작..

"C"inematheca 2020.08.24

Novo Band - Slowdancin' (1984)

더 리미트 프로덕션의 곡들만 줄곧 올린 김에 네덜란드 밴드를 하나 더 짚고 가야겠다. Novo Band는 1977년 네덜란드 위트레흐트에서 Bas Teule와 Ernst Teule 형제와 보컬인 Esther Teule(남매인지, 형제 중 한 명의 부인인지 명확하지 않음), Eric Thuis를 주축으로 결성된 밴드다. 정규 앨범은 내지 않고 싱글만 냈고 영국 에도 출연한 영상들이 발견되지만 차트상에서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고 한다. 1989년 싱글 2곡 발표를 끝으로 해체했다. 당시 팝, 록이 주류를 이루는데다 유럽에서 양산되고 있던 저질 유로 디스코 등쌀에 묻혀버린 아까운 곡이 한두 곡이 아닐 테지만 이 곡만큼은 매우 아까운 곡이라고 생각한다. Discogs를 검색해보니 싱글이 1500유로, 우리 돈으..

카테고리 없음 2020.08.06

Oattes Van Schaik - Lovelight (1985)

한줄 단평 : 수능금지곡. 1985년 오츠 판 샤이크의 싱글 "Miracles"의 B사이드 수록곡. 오츠 판 샤이크 혹은 더 리미트 프로덕션의 모든 곡을 통틀어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곡이고 많이 들은 곡이다. 문제는 내게 없다는 점. 초판 싱글이 350유로, 우리 돈으로 50만원 가까이 하니 구할 수가 있나, 그저 유튜브에서 듣고 군침만 흘릴 뿐. 2016년 복각본도 가격은 그닥. 한번 듣고나면 "Lovelight, Lovelight, Shining, Shining" 후렴구가 자동 재생된다. 앨범 복각될 때, 보너스 싱글로 넣어줬으면 오죽 좋았을까. "Miracles"도 어마어마한 중독성을 자랑하는 곡인데, 오츠 판 샤이크에게는 약간 버블검 사운드에 가까운 "Lovelight"보다는 좀 더 성숙한 사운드의..

"D"iscotheca 2020.07.31

2020년 영화 목록 - 4.

16. 스트리트 오브 파이어 (1984) *** 헐리우드에서 만든 발리우드 영화. 춤, 노래, 액션, 로맨스가 여기 다 있다. 월터 힐의 전작 의 후신이다. 월터 힐은 평면적인 캐릭터로 매력적인 스토리를 창출한다는 점에서 영화감독이면서 또한 컴퓨터 게임의 아버지다. 그것도 , 류의 2D 횡스크롤 벨트 액션 게임. 마이클 파레와 다이안 레인의 미모가 빛을 발하지만 정작 눈길을 끄는 캐릭터는 윌렘 데포인 것 같다. 이 영화가 일본에서 인기를 끌었다는 사실을 미루어볼 때, 많은 게임 창작자가 이 영화에서 영감을 얻었음은 불문가지의 사실이다. 캐릭터가 매우 뚜렷하고 내러티브는 단순하기 그지 없다. 무협영화도 이렇게 단선적이지는 못할 것이다. 80년대를 상징하는, 추억으로 소비하는 영화. 17. 문라이트 (201..

"C"inematheca 2020.07.29

Bernard Oattes - Sold (1994)

버나드 오츠의 두번째 앨범인 94년작 는 엄청난 히트를 기록하거나 대중성을 갖춘 곡은 없어도 전반적으로 퀄리티가 뛰어난 앨범이다. 숨은 명반들이 많고 많지만 이 앨범 또한 묻히기에는 매우 아깝다는 생각인데, 이 앨범이 빛을 보지 못한 이유로 네덜란드 출신 아티스트라는 점 외에는 별다른 이유가 없어 보인다. 역시 신드롬에서 발매했고 재즈 기타리스트 피터 화이트와 타워 오브 파워에서 활동했던 색소포니스트 리처드 엘리엇이 참여했다. "Sold"는 내가 이 앨범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인데 높이 솟아오르며 청량감을 선사하는 관악 파트가 매우 매력적이다. 전문적인 뮤지션이 아니어서 식견은 부족하지만 오랜 팬으로서 아쉬운 점을 하나 지적하자면, 2분 50초부터 색소폰 솔로가 시작되는데, 이게 트럼펫과 색소폰의 인터플레..

"D"iscotheca 2020.07.28

Bernard Oattes - Grand Design (1992)

더 리미트로 활동하던 버나드 오츠가 솔로로 나서서 발표한 첫 앨범 의 수록곡. 더 리미트로 활동하던 시절, 오츠는 음악세계를 확장하고픈 욕구에서 좀 더 성숙한 스타일의 음악을 시도하려고 했다. 바로 앨범을 준비해서 낸 것은 아니었고 Five Star 같은 다른 아티스트들을 위해 곡을 쓰다가 92년 신드롬 레코드에서 음반을 취입했다. 네덜란드 아티스트가 캘리포니아에서 앨범을 발표한 게 매우 이색적이다. 신드롬 레코드는 바비 콜드웰이나 마크 조던의 음악들을 취급해왔는데, 짐작컨대 버나드 오츠가 이런 음악을 오래전부터 목말라했기 때문에 일부러 이 곳과 계약을 맺은 것이 아닐까 싶다. 녹음은 네덜란드 네이메헌(Nijmegen)에 있는 '더 리미트 스튜디오'에서 네덜란드 뮤지션과 진행했다. 함께 활동했던 롭 판 ..

"D"iscotheca 2020.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