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cotheca

Rupert Holmes - Brass Knuckles (1975)

Baron Samdi 2023. 4. 3. 13:56

예전에 스탠퍼드였나 투팍 샤커의 곡을 영문학부에서 강의한다는 얘기를 기사에서 봤는데, 루퍼트 홈즈도 가사를 잘 쓰기로 유명해서 영문학부에서 가르쳐도 되지 않을까 싶다. 루퍼트 홈즈 곡을 썩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75년 발표한 셀프 타이틀 앨범의 수록곡인 "Brass Knuckles"는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다. 레이먼드 챈들러에서 마이클 코넬리에 이르는 웨스트코스트 누아르의 분위기가 잘 살아 있으면서, 교외 대저택에 사는 팜므파탈이나 뒷맛이 씁쓸한 결말 등, 누아르 소설의 클리셰가 가사 곳곳에 녹아있다. (어떤 면에서는 미키 스필레인의 마이크 해머 시리즈도.) 심지어 가사의 라임을 맞추기 위해 쓴 억지마저, 재치처럼 느껴질 정도다. 누아르, 경찰소설, 요트 록을 모두 좋아한다면 이 곡의 매력에서 헤어 나올 수 없다. 처음 들었을 때, 한참 동안 멍했다. "내가 방금 대체 뭘 들은 거지? 앉은자리에서 영화 한 편 본 것 같은데!" 원어민이 아니므로 루퍼트 홈즈의 가사 수준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미쳤다"거나 "가사를 액자에 넣어 고이 모셔두고 싶다"는 댓글만 봐도 범상한 작품은 아닌 것 같다. 멜로디가 반복되는 느낌이지만 가사의 힘으로 돌파해 버린다. 최근 <해리 보슈> 시리즈에 푹 빠져서 많이 들었던 곡. 

 

강력반 형사인 주인공은 동료인 조 비넬리의 사망 소식을 듣는다. 비넬리는 7년 동안 함께 일해왔던 파트너였다. 이상하게 망자의 아내에게는 슬픈 기색 하나 없고, 부패한 형사 하나가 사라졌을 뿐인지 그 죽음에 관심을 갖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모든 정황이 미심쩍은 가운데, 주인공만이 비넬리와의 오랜 의리에 마음이 동해 말리부에 있다는 클럽으로 향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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