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matheca 81

2019년 영화 리스트 - 1

2019년 영화리스트 1. 하늘과 땅 (1990) 일본 버블 경제가 탄생시킨 대작이라고 할 정도의 물량 공세로 유명한 영화. 무려 50억엔의 제작비가 투입되어 흥행수익 100엔을 회수한 영화다. 6만 명의 인원과 2만 필의 말이 투입되었고, 전투 신이 캐나다에서 촬영되어 순수 제작비보다 운송비가 많이 들었다는 영화. CG의 시대에 이 정도의 스펙터클은 다시 보기 힘들 것 같다. 전국시대 두 효웅, '가이의 호랑이' 다케다 신겐과 '에치고의 용' 우에스기 겐신의 쟁투, 그 중에서도 일본 전쟁사의 유명한 전투 중 하나인 가와나카지마 전투를 영화화했다. 이렇게 풀 샷 위주로 어마어마한 전투신을 편집하기 위해서는 어마어마한 제작비 지원과 물량 공세가 뒤따른다. 이런 영화를 연출해보는 것은 어찌 보면 전투의 사실..

"C"inematheca 2019.04.17

M/V 괴작열전 3. Alan Sorrenti - Figli Delle Stelle (1977)

한줄 단평 : 제이 그레이든이 또... 유튜브에 온갖 비디오 클립들이 다 모이다 보니, 현재의 편집 문법이나 아이디어로는 이해하기 힘든 뮤직 비디오가 꽤 많다. 때로는 황당하기도 하고, 때로는 아무 이유 없이 마음이 끌리는 것들이 꽤 많은데, 마음 속에 담아두고 혼자 돌려보기에는 너무 아까워 블로그에라도 풀어놓고 싶다. 이번에 세 번째로 소개할 클립은 이탈리아 가수 알란 소렌티의 77년도 히트곡. 공식 뮤직비디오 같은데, 에서 영향을 받아 점점 프레임 아웃하는 타이포그래피와 고속 촬영이 인상적이다. 알란 소렌티는 제이 그레이든이 참여한 79년 영어 앨범 로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지만 그 외의 이탈리아어 발표 앨범들은 생소할 수도 있다. 이 앨범에도 제이 그레이든이 참여했다. 소렌티는 1950년, 나폴리에..

"C"inematheca 2018.09.19

2018년 영화 리스트 - 2.

1. 계엄령 (1973) 코스타 가브라스 영화를 보고 후회해 본 적은 없다. 내가 가장 선호하는 감독 중의 한 명으로서, 사회적인 의의와 영화적 재미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는 감독이라고 본다. 다만 이 영화의 재미는 가브라스의 다른 영화들에 비해서는 떨어지는 것 같다. 실제 벌어졌던 댄 미트리오니 사건을 모티브로 해, 미국 정보기관이 라틴 아메리카에 어떻게 개입하는지, 우익 군사 독재정부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실존했던) '투파마로'라는 좌익 무장혁명단체가 미국 개발원조처 직원을 납치해 심문하면서, 점점 이 사람의 과거와 정체가 드러나는데, 해외에서 NGO의 역할이나 라틴 아메리카 역사를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다지 놀라운 결론은 아니다. 신자유주의자로 탈바꿈하기 전에..

"C"inematheca 2018.06.12

2017년 영화 리스트 - 5

26. 붉은 10월 독특한 소재를 다룬 냉전 스릴러. 해리슨 포드가 잭 라이언 역할을 맡은 이나 보다 대중성은 좀 떨어질 수는 있어도, 오히려 이 작가로서 톰 클랜시을 더욱 크게 드러내는 작품인 것 같다. 특히 잠수함과 해전에 대한 치밀한 묘사와 함께 미국과 소련의 권모술수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화끈한 액션을 기대하는 관객에게는 2시간이 지루할 수도 있겠지만 은근하게 일어나는 심리전이라든지, 냉전에 대해 좀 더 진지하게 접근하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를 좋아할 것이라 믿는다. 톰 클랜시는 보수주의자이며 공화당 지지자이기는 하지만 소련을 지구정복을 위해 날뛰는 순수 악으로 규정하는 유치찬란한 냉전 반공물과는 다르게 실재하는 적으로서 소련의 의도를 파악하고, 그 의도를 미국의 입장에서 어떻게 해석하고 대응할 ..

"C"inematheca 2017.06.23

2017년 영화 리스트 - 4

21. 오시마 나기사의 일본 영화 100년 오시마 나기사가 감독, 대본, 내레이션까지 소화한 일본 영화 100년사. 일본 영화의 역사를 다루는 듯 하다, 어느 순간 감독 개인의 영상 회고록이 되어버린다. 오시마 나기사의 필모그래피를 뒤져보다 새로이 알게 된 사실이 있다. 그를 세계에 널리 알린 포르노 영화 을 본 이언 듀리 앤드 더 블록헤즈의 키보디스트였던 영국 뮤지션 Chaz Jankel이 영화 내용이 인상 깊었는지 "사랑의 개싸움 The bullfight of love" 그러니까 스페인 어로 "Ai No Corrida"를 작곡해 80년 데뷔 앨범에 수록했다. 그리고 이 곡은 다들 아시다시피 거장 퀸시 존스의 손을 거쳐 전 세계적인 디스코 히트곡이 되었다. 그 다음으로 2차 대전 당시 선전 영화에 강제..

"C"inematheca 2017.06.13

2017년 영화 리스트 - 3

17. 썸 오브 올 피어스 톰 클랜시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웰 메이드 스릴러. 의외로 벤 에플렉이 잭 라이언 역할에 잘 어울린다. 미국의 핵공격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잘 묘사되어 흥미로웠다. 스릴러를 크게 두 부류로 나누면 하나는 '기술적 효과에 의해 구성된 스릴'이 있겠고, 또 그 다음은 '역사적 긴장 상태를 응용한 스릴'이 되겠다. 내가 볼 때는 이 두 가지가 잘 어우러진 영화 같다. 탈냉전 시대에 반복되는 냉전스러운 위기와 함께, 인물과 세부 묘사가 모두 탁월하다. 톰 클랜시의 소설은 고등학생 때 딱 한 번 읽어봤을 뿐이지만 그의 이름을 내건 컴퓨터 게임 시리즈의 광팬이어서 막연한 관심은 있었다. 이 영화를 계기로 해리슨 포드 주연의 톰 클랜시 영화 시리즈를 섭렵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8. 스..

"C"inematheca 2017.05.12

2017년 영화 리스트 - 2

12. 카메라를 든 사나이 1928년, 소련에서 지가 베르토프가 찍은 영화. 혁명 이후 러시아의 일상과 사람들의 다채로운 모습을 다룬 시네마 베리테의 효시가 되는 작품이다. 영화나 영상 교재에 빠짐없이 언급되고, 워낙 유명하기도 하지만 일반 영화 팬들이 굳이 찾아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1920년대에 현재 쓰고 있는 모든 영상 기법들이 총동원된, 아니 어쩌면 그 시원이 될 영화가 나왔다는 점이 흥미롭다. 지가 베르토프는 수동 카메라가 돌아가는 의성어 '지가'에서 이름을 따왔다고 하며, 글을 모르는 러시아 민중들이 쉽게 영화에 접근할 수 있도록 이런 영화를 만들었다고 하는데, 이 베르토프의 아이디어와 영상 기법들을 잘 계승해 활용한 곳이 자본주의의 꽃인 MTV라는 점은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닌가 하는 생각..

"C"inematheca 2017.04.14

2017년 영화 리스트 - 1

아주 사적인 영화 추천.....(스포일러 없음) 1. 냉전 시대, 범죄 집단과 대결하기 위해 미 CIA 요원과 소련 KGB 요원이 힘을 합했는데, 결국 이 두 요원은 영국 MI6의 지도를 받는다는, 허황된 내용의 영국 국뽕물. 다만 60년대의 분위기를 잘 살렸고 배우들의 수려한 인물과 패션을 감안하면 잘 만든 대중 오락물인 것 같다. 첩보물에서 당시의 시대적 배경을 읽어내려 한다거나 액션의 사실성 같은 데 집착하면 이 영화를 좋아하지 않을 수 있다. 타임 킬링 용으로 적합한 영화. 2. 미국 흑인들의 게토판 혹은 . 90년대 힙합과 G- 훵크를 들으며 자라난 세대에게는 더욱 그렇다. 특히 아이스 큐브 아들인 오셔 잭슨 주니어는 정말로 아이스 큐브가 젊어져서 돌아온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음악 영화로서 연..

"C"inematheca 2017.03.15

2016년 영화 리스트 - 3

간단한 리뷰 19. 20. 재미 만으로 놓고 보면 올해 최고의 영화가 아닐까 싶다. 넷플릭스의 히트작 를 감독한 주제 파질랴의 전작이기도 하고 파블로 에스코바르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 와그너 모라도 함께 나온다. 다큐멘터리적인 터치로 브라질의 부패상과 빈민가(파벨라)의 생활상이 잘 드러내고 있다. 독특한 설정의 호러. 나름 시각적인 연출도 뛰어나고 각본도 좋고 러닝 타임도 적당하고 하니 킬링 타임 용으로 좋은 영화다. 이 영화야말로 진정한 막장이라 할 수 있다. 국내 작전에 개입할 수 없게 법으로 규정되어 있는 CIA 요원과 해외에서 벌어지는 사태에 개입할 수 없게 되어 있는 FBI요원이 얽히고 설켜 미국과 멕시코 국경을 넘나들며 작전을 벌인다. 법이라는 게 권력 앞에서 얼마나 유명무실해지는지, 국제법이..

"C"inematheca 2016.12.14

2016년 영화 리스트 - 2

4월에 아이 출생 이후 육아로 인해 영화 볼 시간이 없다. 이 영화들은 모두 보고 난지 거의 몇 달이 넘은 것들이라 적으려니 기억도 가물가물하네. 9. 암살단 앨런 J. 파큘라 감독의 편집증paranoia 3부작 중 두번째에 해당하는 영화. 물론 파라노이아, 즉 편집증, 피해망상증이라고 이름 붙인 것은 아마도 우파 계열의 비평가들임이 분명하다. 이 영화들이야말로 잘 알려지지 않은 미국사의 엄연한 진실을 담고 있기 때문에. 이 중 첫번째 영화가 이고, 세번째가 워터게이트 스캔들을 소재로 3부작 중 가장 유명한 이다. 그 중 나는 이 이 오락성과 작품성이 잘 균형을 이룬 수작이라고 본다. 만 실제 사건을 다루었고, 나머지 둘은 실제 사건에서 모티브만 얻었다. 어쨌는 세 영화 모두 채퍼퀴딕 스캔들, 로버트 케..

"C"inematheca 2016.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