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카메라를 든 사나이 1928년, 소련에서 지가 베르토프가 찍은 영화. 혁명 이후 러시아의 일상과 사람들의 다채로운 모습을 다룬 시네마 베리테의 효시가 되는 작품이다. 영화나 영상 교재에 빠짐없이 언급되고, 워낙 유명하기도 하지만 일반 영화 팬들이 굳이 찾아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1920년대에 현재 쓰고 있는 모든 영상 기법들이 총동원된, 아니 어쩌면 그 시원이 될 영화가 나왔다는 점이 흥미롭다. 지가 베르토프는 수동 카메라가 돌아가는 의성어 '지가'에서 이름을 따왔다고 하며, 글을 모르는 러시아 민중들이 쉽게 영화에 접근할 수 있도록 이런 영화를 만들었다고 하는데, 이 베르토프의 아이디어와 영상 기법들을 잘 계승해 활용한 곳이 자본주의의 꽃인 MTV라는 점은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닌가 하는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