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matheca 85

2017년 영화 리스트 - 2

12. 카메라를 든 사나이 1928년, 소련에서 지가 베르토프가 찍은 영화. 혁명 이후 러시아의 일상과 사람들의 다채로운 모습을 다룬 시네마 베리테의 효시가 되는 작품이다. 영화나 영상 교재에 빠짐없이 언급되고, 워낙 유명하기도 하지만 일반 영화 팬들이 굳이 찾아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1920년대에 현재 쓰고 있는 모든 영상 기법들이 총동원된, 아니 어쩌면 그 시원이 될 영화가 나왔다는 점이 흥미롭다. 지가 베르토프는 수동 카메라가 돌아가는 의성어 '지가'에서 이름을 따왔다고 하며, 글을 모르는 러시아 민중들이 쉽게 영화에 접근할 수 있도록 이런 영화를 만들었다고 하는데, 이 베르토프의 아이디어와 영상 기법들을 잘 계승해 활용한 곳이 자본주의의 꽃인 MTV라는 점은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닌가 하는 생각..

"C"inematheca 2017.04.14

2017년 영화 리스트 - 1

아주 사적인 영화 추천.....(스포일러 없음) 1. 냉전 시대, 범죄 집단과 대결하기 위해 미 CIA 요원과 소련 KGB 요원이 힘을 합했는데, 결국 이 두 요원은 영국 MI6의 지도를 받는다는, 허황된 내용의 영국 국뽕물. 다만 60년대의 분위기를 잘 살렸고 배우들의 수려한 인물과 패션을 감안하면 잘 만든 대중 오락물인 것 같다. 첩보물에서 당시의 시대적 배경을 읽어내려 한다거나 액션의 사실성 같은 데 집착하면 이 영화를 좋아하지 않을 수 있다. 타임 킬링 용으로 적합한 영화. 2. 미국 흑인들의 게토판 혹은 . 90년대 힙합과 G- 훵크를 들으며 자라난 세대에게는 더욱 그렇다. 특히 아이스 큐브 아들인 오셔 잭슨 주니어는 정말로 아이스 큐브가 젊어져서 돌아온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음악 영화로서 연..

"C"inematheca 2017.03.15

2016년 영화 리스트 - 3

간단한 리뷰 19. 20. 재미 만으로 놓고 보면 올해 최고의 영화가 아닐까 싶다. 넷플릭스의 히트작 를 감독한 주제 파질랴의 전작이기도 하고 파블로 에스코바르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 와그너 모라도 함께 나온다. 다큐멘터리적인 터치로 브라질의 부패상과 빈민가(파벨라)의 생활상이 잘 드러내고 있다. 독특한 설정의 호러. 나름 시각적인 연출도 뛰어나고 각본도 좋고 러닝 타임도 적당하고 하니 킬링 타임 용으로 좋은 영화다. 이 영화야말로 진정한 막장이라 할 수 있다. 국내 작전에 개입할 수 없게 법으로 규정되어 있는 CIA 요원과 해외에서 벌어지는 사태에 개입할 수 없게 되어 있는 FBI요원이 얽히고 설켜 미국과 멕시코 국경을 넘나들며 작전을 벌인다. 법이라는 게 권력 앞에서 얼마나 유명무실해지는지, 국제법이..

"C"inematheca 2016.12.14

2016년 영화 리스트 - 2

4월에 아이 출생 이후 육아로 인해 영화 볼 시간이 없다. 이 영화들은 모두 보고 난지 거의 몇 달이 넘은 것들이라 적으려니 기억도 가물가물하네. 9. 암살단 앨런 J. 파큘라 감독의 편집증paranoia 3부작 중 두번째에 해당하는 영화. 물론 파라노이아, 즉 편집증, 피해망상증이라고 이름 붙인 것은 아마도 우파 계열의 비평가들임이 분명하다. 이 영화들이야말로 잘 알려지지 않은 미국사의 엄연한 진실을 담고 있기 때문에. 이 중 첫번째 영화가 이고, 세번째가 워터게이트 스캔들을 소재로 3부작 중 가장 유명한 이다. 그 중 나는 이 이 오락성과 작품성이 잘 균형을 이룬 수작이라고 본다. 만 실제 사건을 다루었고, 나머지 둘은 실제 사건에서 모티브만 얻었다. 어쨌는 세 영화 모두 채퍼퀴딕 스캔들, 로버트 케..

"C"inematheca 2016.10.07

2016년 영화 리스트 - 1

영화 리스트는 어디까지나 지인과 블로그 방문객 추천용이면서, 개인적인 기록일 뿐입니다. 맹신은 금물이며 수준높은 논평이 있을 거라는 기대는 심각하게 황송합니다. 1. 인턴 젊은 여사장과 나이 든 인턴의 우정을 그린 영화. 관계에 대한 영화라고 볼 수 있겠지만, 나이듦에 대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그것도 나이듦에 대한 "계몽" 영화. 전통적인 방식의 계몽 영화로 삶의 바람직한 전형을 제시함으로써, 관객들로 하여금 "이러이러하게 나이들어 '어르신'이 되어야지, 노인충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사고를 은연 중에 심어준다. 삶의 부정하고 비열한 측면을 보여주는 영화들이 개인적인 영화 감상의 주를 이루는데, 가끔은 흡족한 삶을 바라보는 것도 정신건강에 좋은 것 같다. 인생이 피폐하신 분들께 추천! 2. 암살 어차..

"C"inematheca 2016.06.29

2015년 영화 리스트 - 5

22. 고지전 전투의 묘사가 탁월하다는 영화. 그러나 그 뿐. 영화적인 재미는 괜찮은 편이고 대중 영화로 손색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전쟁의 광기를 드러내기에는 너무나 터무니 없는 설정이 눈에 거슬린다. 예컨대 모르핀을 맞아가며 싸우는 전투 불사신인 어린 소대장(인가? 사에바 료가 십대 시절 엔젤 더스트를 맞아가며 아프리카 내전의 용병으로 뛰었다는 설정과 꽤 흡사하다.), 소녀에서 여전사로 다시 태어난 여성 스나이퍼 () 등, 영화 자체로 놓고 보면 아쉬운 점이 한둘이 아니다. 다만 재미있는 전쟁 영화로서 본다면 추천할 만한 영화. 23. 기담 저급한 일본 공포 아니메를 본 것 같다. 이 영화의 아이러니라고 할 수 있다면, 굉장히 일본적인 정서를 담고 있고 이를 무람없이 드러내기 위해 일제시대라는 설정을..

"C"inematheca 2016.06.29

2015년 영화 리스트 - 4

영화를 보고 그때 그때 메모해두었어야 하는데, 오랜만에 쓰려니 영화 내용이 기억이 안 나는 불상사가...... 17. 굿 셰퍼드 CIA를 다룬 영화는 많다. 하지만 이 영화처럼 제대로 다룬 영화는 드물 것 같다. 배우로서가 아닌 감독으로서 로버트 드니로의 재능을 재확인할 수 있는 영화다. 이 영화는 CIA의 전설적인 방첩 요원 제임스 지저스 앵글턴을 소재로 CIA의 초기 역사를 다루고 있다. OSS에서 출발해서 영국 MI6 요원들의 도움으로 성장, 현재 미국의 패권을 수호하기 위한 첨병으로서 인권 유린과 테러도 마다하지 않는 거대 첩보조직으로 어떻게 성장할 수 있었는지 일별할 수 있는 영화다. 따라서 미국 역사나 CIA와 냉전의 역사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다면 재미있게 볼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C"inematheca 2016.06.29

2015년 영화 리스트 - 3

15. 파울 볼 김성근 감독과 고양 원더스를 다룬 다큐멘터리로 원더스의 해체를 소재로 하고 있다. 어쩌면 이현세 원작 의 아주 현실적인 버전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기량 미숙으로, 혹은 부상으로 인한 불운이나 노쇠화 등으로 프로야구 무대에 서지 못한 갖가지 사연을 지닌 선수들과 선수들을 지옥 훈련으로 몰아넣어 성과를 내기로 유명한 감독이 만나면 드라마가 나오지 않을래야 나오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다만 이 다큐멘터리가 더욱 잘 됐다고 보는 이유는 세간에 널리 알려진 김성근 감독의 야구관이나 스타일을 소략하고 원더스의 행보에만 집중해서 관객들이 편안하게 볼 수 있도록 한 것이 첫째요, 갖가지 기구한 사연을 지닌 선수들의 사연을 과감하게 걷어내고 몇몇 선수들에게만 집중에서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힘을 ..

"C"inematheca 2016.06.29

2015년 영화 리스트 - 2

8. 붉은 모란 최동훈이 에서 선보인 도박장 시퀀스는 아무래도 이 영화에서 받은 영향이 크다. 일반적인 찬바라 영화들과 다를 바 없는데, 시리즈처럼 칼을 쓰는 여성이 주인공이고 메이지 시대의 도박판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 좀 다르다. 하지만 일본 영화의 팬이 아니라면 그다지 재미있을 만한 영화는 아니다. 그나저나 젊은 시절의 다카쿠라 켄이 저렇게 잘 생겼을 줄이야. (★★☆) 9. 애나벨 의 완벽함에 감동을 받아 이어서 본 그 프리퀄 격인 영화인데, 피가 튀고 살점이 찢기는 혐오스런 서구 호러와는 다른 형식이라 볼만 하다. 다만 스토리라인이 엉성해서 몰입을 방해한다. 심지어는 의 성공의 힘입어 제작사에서 졸속으로 마련한 속편이 아닐까 생각했을 정도인데 제임스 완이 제작으로 참여한 것을 보면 꼭 그렇..

"C"inematheca 2016.06.29

2015년 영화 리스트 - 1

1. 퓨리 2차대전의 전차전을 주제로, 그것도 스케일 모델러라면 한 번쯤 만들어보았을 인기 많은 셔먼을 소재로 한 영화인데 고증 면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스토리 전개가 너무나도 뻔해서 그저 오락영화의 용도 외에는 영화 팬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기는 힘들 것 같다. 그저 스티븐 스필버그나 톰 행크스가 제작한 HBO 미드의 에피소드 한 두 개 정도의 분량을 합쳐 놓은 것 같다. 다만 브래드 피트, 샤이어 라보프, 로건 레먼 같은 쟁쟁한 배우들이 출연했는데, 혹자는 이를 두고 말에서 전차로 갈아 탄 같다고 평했다. 볼 때는 재미있지만 보고나서 남는 것은 없다. 오로지 전쟁 영화 팬에게만 추천 (★★★) 2. L. A. 컨피덴셜 이 영화를 처음 보았을 때는 잘 이해를 못했었는데,..

"C"inematheca 2016.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