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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크 (CHIC)의 나일 로저스 (Nile Rodgers) 인터뷰 (4부)

3주가 지나도록 저는 그 노래는 다시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10달러를 대신 내줬던 제 친구가 그 노래를 아세테이트 판으로 2장 찍어가지고 있다가 클럽에 가지고 갔답니다. 그 친구는 DJ였는데요. 녹음하고 3주가 지나니까 그 친구가 그래요. “나일, 좀 와서 여기 좀 봐줘야겠어.” 그래서 “왜 그러는데?” 그러니까, 그 친구가 이럽디다. “설명하기는 그렇고. 그냥 와서 여기 좀 봐줘야겠어.” 그래서 그 친구가 일하는 클럽으로 갔습니다. ‘나이트 아울’ (올빼미 족)이라는 곳이었죠. 그 당시에 흑인들도 이제 막 옷을 갖춰 입던 시절이었습니다. 월 스트리트에서 일하는 사람처럼 세련되어 보이려고요. 뉴욕에서 사람들은 이런 경향을 ‘버피 운동’ (Buppie Movement)라고 불렀습니다. 도시에 사는 흑인 ..

"F"unkatology 2016.06.25

쉬크 (CHIC)의 나일 로저스 (Nile Rodgers) 인터뷰 (3부)

그래서 저를 내버려 두고 다른 밴드 멤버들과 떠나버렸던 제 파트너 버나드에게 전화했습니다. 저는 콘셉트를 이렇게 잡았어요. “음악에서 완전한 예술적 경험으로의 몰입” 하지만 이 점을 아셔야 돼요. 제가 훵크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여전히 뼛속까지 히피였거든요. 그래서 버나드에게 전화를 하고 찾아갔죠. (차분한 히피 목소리로) “어, 버나드, 친구야, 있잖아, 나는 방금 음악을 통해 완전한 예술적 경험으로의 몰입을 체험했어.” 그러니까 그 친구가 저를 보더니 “이 깜둥이 새끼가 무슨 개소리야?” 이럽디다. (히피 목소리로) “아니야, 친구. 내 말 좀 들어봐. 내가 방금 봤어. 믿을 수 없이 놀라운 경험이야. 그러니까 우리는 이걸 흑인 버전으로 만들어야 해. 알았지? 우리 뭐부터 할까?” 우리는 그때 빅애플 ..

"F"unkatology 2016.06.25

쉬크 (CHIC)의 나일 로저스 (Nile Rodgers) 인터뷰 (2부)

일하면서 쉴 때 조금씩 번역을 하다 보니 좀 지체되었는데요. 이제 번역을 마쳤으므로 조금씩 퇴고해서 올리겠습니다. 이 인터뷰는 후반부로 갈수록 재미있습니다. 단 이번 포스팅에서 스크리민 제이 호킨스 일화와 관련한 부분은 제가 자서전을 읽지 않고 번역한 관계로 맥락을 잘 몰라서 오역한 부분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혹시 자서전이나 다른 인터뷰를 읽어보신 분이 계시다면 커멘트를 주시면 감사하겠고요. 아니면 이후에 제가 책을 구입해 읽어보고 수정하겠습니다. 맥락상 읽는 데 지장은 없을 테니 기다리실 분이 있을 것으로 믿고, 먼저 올립니다. 인터뷰 전편에서 나일이 B급 영화관에 가서 앉아서 음악을 들었다고 하는 부분을 저는 인상 깊게 읽었습니다. 왜냐하면 훵크 곡 중에서는 B급 영화들, 그 중에서도 공포 영화를 ..

"F"unkatology 2016.06.25

쉬크 (CHIC)의 나일 로저스 (Nile Rodgers) 인터뷰

인터뷰 소개에 앞서.  전쟁사를 주로 다루는 Uesgi님의 다음 블로그를 자주 찾는데, 이 분의 블로그를 보면 느끼는 바가 참 많습니다. 역사를 전공하신 분이 아님에도 아주 좋은 자료를 소개하고 있는데, Uesgi님의 블로그로부터 얻은 교훈은 첫째로 원문 자료를 꾸준히 그리고 충실하게 소개하는 것만으로도 알찬 내용을 꾸려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분은 같은 외국의 자료들을 뛰어난 어학 실력으로 번역, 편집하고 개인적인 코멘트를 달아 소개하고 있는데, 이 자료들이 국내의 사료들에 비해서도 꽤 알찬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둘째로 전문가연하지 않는 매우 겸손한 태도로 꾸준하게 소개한 포스팅들이 나중에 쌓이다 보니 적잖이 전문적이고 정확한 사료들의 저장고가 되어 있었다는 점입니다.  소울 음악의 역사라든가, 훵..

"F"unkatology 2016.06.25

Funk Covers - 왜 흑인 뮤지션들은 자기 얼굴을 앨범 재킷에 쓸까?

사람들은 대개 자기가 좋아하는 물품들로 방을 꾸며놓게 되는데, 이 소울/ 훵크 팬도 예외는 아니어서 온갖 훵크 음반들로 방 한 켠을 장식해 놓고 살고 있다. 출근하기 전에 마음을 정화해 줄 '오늘의 음반'은 무엇일까 훑어보다가 Bill Brandon과 Splendor의 앨범이 나란히 놓여 있는 게 눈에 띄었다. 어머니가 "얘 방에는 껌둥이들이 득시글거린다"고 할 정도로 만장하신 흑인 뮤지션들의 초상 들이 가득찬 가운데서, 도드라지는 초현실주의 회화 한 점. Splendor의 1979년 셀프 타이틀 앨범이다. 일전에 흑인들이 인종차별과 가난 때문에 제대로 배우지 못해서 흑인들의 앨범 재킷은 단순하다는 얘기를 어떤 록 음악 팬에게서 들은 적이 있었다. 일정 부분은 맞는 얘기다. 그렇지만 나는 이런 얘기들이 ..

"F"unkatology 2016.06.25

Diss Tracks

보통 누군가를 비난하고 모욕을 주거나 격하시키기 위해 부르는 노래를 디스 송Diss song, 혹은 디스 트랙Diss Track이라고 부른다. 이런 형태의 곡이 비단 흑인 전통에 특유한 것은 아닐지라도, 랩이나 힙합의 전 세계적인 성공을 통해 흑인들의 전유물인 것처럼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대다수다. 노예제나 흑인 미학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이것이 아프리카 이주 노예들의 구전 전통, 특히 '라우드 토킨Loud Talkin'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라우드 토킨'은 사실 우리에게도 익숙하다. 어릴 적에 어머니나 이모들이 어떤 어린애 욕을 하고 있었는데, 내가 누구 얘기냐고 물으면 항상 "저기 어떤 애!"라고 대답했다. 그 저기 어떤 애가 나를 가리키는 말임을 한참 크고 나서야 알았다. (다른 지..

"F"unkatology 2016.06.25

내 인생 세번째의 Funk

8살때부터 팝음악에 빠져 있었기에. 살아온 것에 비해 결코 짧지 않은 음악 편력에서 전환점이 된 곡이 세 곡 있다. 앞서 소개했던 "Brand New"와 "Fall In Love With Me"가 Soul/Funk라는 장르에 흥미를 갖게 만들었다면 지금 소개할 이 곡은 소위 '힙합전사'의 생활을 청산하게 만든 곡이다. 이 곡을 듣고 나서부터 중학교 2학년 때 본조비를 알게 된 이후로 내내 빠져 살았던 록 음악을 점점 멀리하게 되었고 그 이후로는 록 음반을 구입한 적이 없다. (그나마 여전히 애착을 갖는 곡이 있다면 옛 추억에 빠지게 만든는 Winger의 "Headed for a Heartbreak" 정도) 록 팬들 중에 재즈 팬들이 많다. 록 팬들 중에서 재즈를 혐오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인종주의나 생소..

"A"utobiographica 2016.06.25

내 인생 두번째의 Funk

보잘 것 없는 Funk 편력에서 나름 전환점이 되었다고 생각하는 곡이 세 곡이 있다. 첫 번째 곡은 정통 훵크는 아니었지만 살아오면서 가장 처음 들은 Funk 곡이고, 그 다음은 처음으로 들어본 정통 Funk이자, 훵크라는 장르에 빠져들게 만든 곡이다. 마지막 곡은 Pop/Rock 장르에서 완전하게 탈피해서 온전한 Jazz/Funk팬으로 만든 곡이다. 여기서 소개할 곡은 내 인생 최초의 정통 흑인 Funk다. 진정 처음으로 좋아했던 곡은 우연히 라디오에서 들었던 Pointer Sisters의 "Jump (For My Love)"이었을텐데, 당시는 너무 어려서 무슨 노래이고 누가 불렀는지도 모를 때였다. 밴드 이름을 알고 어떤 장르라는 것을 의식하고 들으면서 처음 좋아한 곡이 바로 Earth Wind & ..

"A"utobiographica 2016.06.25

내 인생 최초의 Funk

훵크 팬을 막론하고 특정한 취미 활동이나 무언가에 애착을 가진 사람이라면 그 대상과 관련한 개인적인 이력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여기에 나의 개인사적이 Funk를 몇 곡 풀어놓으려고 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곡은 일본 밴드인 The Arakawa Band의 "Brand New"라는 곡이다. 대부분의 훵크 팬들에게 당신의 인생에서 최초의 훵크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대다수는 마빈 게이나 어스 윈드 앤드 파이어를 꼽을 것이다. 특이하게 잘 알려지지 않은 일본 밴드의 곡을 꼽은 이유는 나의 아버지 때문이다. 아버지는 포장지 외에는 버리는 법이 없는 분이다. 게다가 박찬욱 감독의 영화에 나올 법한 대만 풍의 인테리어 감각을 갖추신 분이기 때문에 "쉬크 앤 모던"을 추구하는 식구들과는 자주 마찰이 있..

"A"utobiographica 2016.06.25

<Funk> 4-2 - 전미TV, 라디오 아나운서 협회

내트라(NATRA : 전미 TV, 라디오 아나운서 협회) 흑인 아티스트들에 대한 메이저 레코드 회사의 자유로운 분위기는 마치 “공정 경기 위원회Fair Play Committee”와 같은 역할을 하는 ‘전미 TV 라디오 아나운서 협회’ 혹은 ‘내트라’로 알려져 있는 흑인 라디오 디제이들과 음반 제작자들의 연합체의 강력한 전술 덕택이었다. 내트라는 1956년부터 지속되어 온 흑인 라디오 디제이들의 공개 토론회로 소집되어, 최신 동향을 논의하고 레코드 회사 중역들과 수다를 떨고 인맥을 다지는 단체였다. 매년 모일 때마다 흑인 디제이들의 영향력이 증가하면서, 그들의 정치적인 수사들은 더욱 과격해졌다. 1960년대 중반, 흑인 디제이들은 흑인 민권 운동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는데, 집회 행진을 진행하고 중계했..

"F"unkatology 2016.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