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cotheca 292

1st Light - Explain The Reason (1983)

한줄 단평 : 게임 같은 데 삽입하면 어울릴 법한 강성 형님의 박진감 넘치는 그루브. 브릿 훵크 밴드 Direct Drive의 멤버였던 Paul Hardcastle과 Derek Green이 밴드에서 떨어져나와 1st Light이라는 이름의 듀오로 활동했을 때 첫 앨범에 수록되어 영국 싱글 차트 65위에 올랐던 곡. 하드캐슬의 행보로 봤을 때, 음악적으로 의기투합했다기 보다는 하드캐슬의 솔로 프로젝트에 데릭 그린이 보컬리스트로 참여한 것으로 봐야할 것 같다. 이 다음으로 발표한 싱글 "Wish You Were Here"도 차트 71위에 오르며, 소소한 히트를 기록하는가 싶었는데 하드캐슬과 그린이 금전 문제로 다투면서 해체했다. 이제는 폴 하드캐슬의 팬이 아니면 Direct Drive나 1st Light는 ..

"D"iscotheca 2019.02.18

Craig T. Cooper - Quality Time (1989)

한줄 단평 : 오후 티타임에 어울리는 슬로우 잼. 크레이그 쿠퍼는 L.A 출신의 기타리스트, 작곡가, 프로듀서, 사운드 엔지니어 겸 Craigland Studio의 설립자다. 7남매의 막내로 태어나 어릴 적부터 음악에 재능을 보였다고 한다. 무려 4살 때부터 첼로 연주를 시작했다고 하는데, 아마 형인 론 쿠퍼의 영향으로 보인다. 형 론은 유명한 첼리스트가 되었다. 첼로에서 트럼펫으로, 트럼펫에서 드럼으로, 드럼에서 마지막으로 기타에 안착해 기타리스트로 프로로서의 경력을 시작했다. 이런 바탕 때문에 멀티 인스트루멘털리스트로 성장했는데, 기계 다루는 일에도 소질이 있는지 프로듀서 겸 믹싱 엔지니어 일까지 손을 대고 있다. 1984년 엘 디바지를 시작으로, 아니타 베이커, 밥 딜런, 배리 매닐로우, 로셸 퍼렐..

"D"iscotheca 2019.02.08

Colored Music - Colored Music (1981)

한줄 단평 : 81년에 이런 곡이! 2008년에 리마스터링된 Colored Music. 이 밴드, 정확히 말해서 하시모토 이치코와 후지모토 아츠오 듀오는 앨범을 딱 한 장만 발표했다. 이 밴드의 존재는 작년에 스위스의 음반사에서 LP가 복각되면서 알았는데, 81년도에 2000년대 중반 유럽에서나 나올 법한 사운드를 뽑아내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던 생각이 난다. 하시모토 이치코는 보컬, 키보드, 베이스를 후지모토 아츠오는 색소폰, 기타, 베이스, 일렉트릭 퍼커션을 담당했다. 하시모토 이치코는 1952년 고베 출신으로 도쿄의 무사시노 음대를 졸업하고 배우, 소설가로도 활동했으며, 후지모토 아츠오는 1954년 가마쿠라에서 태어나 와세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음악계로 뛰어들었다. 하시모토와 후지모토는 부부로 알려..

"D"iscotheca 2019.01.19

Jaki Graham - Round And Round (1985)

한줄 단평 : 데이비드 그랜트가 나왔으면 이 분도 나와야..... 80년대 중반 David Grant와 듀엣을 이뤘던 재키 그레이엄. 본명은 Jacqueline Maureen Graham, 56년생으로 자메이카 이민자 가정 출신이다. The Spinners의 곡을 커버해 데이비드 그랜트와 발표한 "Could it be I'm falling in love"는 85년 영국 차트 5위, Chaka Khan을 커버한 "Ain't nobody"로는 94년 미국 빌보드 댄스 차트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미국에서 큰 인기를 누리지 못해서 그렇지, 차트 성적과는 별개로 영국의 소울 팬들은 80년대를 대표하는 디바로 기억하고 있다. 특히 마이클 맥도널드가 "영국이 낳은 최고의 여가수"라고 극찬한 것은 유명한 일화. 여..

"D"iscotheca 2018.11.19

David Grant - Holding On (1983)

한줄 단평 : 실력에 비해 운이 별로 없었던 영국 훵크 뮤지션의 조금 매니악한 곡. 인스타그램의 프로필 사진에 나온 머리띠한 흑인이 도대체 누구냐고 묻는 사람이 있기에 올리는 영국 가수 데이비드 그랜트. "Stop and Go"로 미국에서 반짝 인기를 얻기는 했지만 주로 영국에서만 활동하고 영국과 일부 유럽 국가들에서만 알려진 아티스트기도 하다. 앞서 말했듯이, 데이비드 그랜트는 뛰어난 보컬 실력을 가졌음에도, 받쳐줄만한 좋은 곡을 얻지 못해서 억울하게 평가절하된 부분이 많은 것 같다. 1956년 런던 하크니 출신으로 "Intuition", "You're lying"을 히트시킨 Lynx의 멤버로 데뷔했다. 1983년, 솔로로 독립 "Stop and Go"를 히트시키고, 자메이카 출신으로 또한 80년대를 ..

"D"iscotheca 2018.10.11

Cojo - Play It By Ear (1985)

한줄 단평 : 오랜 동안 찾아헤맸던 레어 그루브 금번에 DJ Serge Gamesbourg (거장 세르주 갱스부르 Serge Gainsbourg와는 철자가 다르다. 서지 게임스버그라고 읽어야 하나?)가 보스턴 지역 인디 레코드에서 발매한 언더그라운드 디스코/ 훵크 컴필레이션 앨범을 발매했는데, 트랙 리스트에서 낯익은 이름을 발견했다. Cojo, 한때, 갖고 싶은 음반이었지만 이역만리에서 레어그루브를 영접하기란 여간 난망한 일이 아니어서 포기하고 있었던 바로 그 싱글, "Play It By Ear"였다. 아주 구할 수 없는 음반은 아니지만 (e-bay에서 250달러), 전문 DJ나 수만 장 단위의 방대한 물량을 다루는 컬렉터도 아닌 아마추어 팬으로서 이런 군침도는 음반은 그저 수첩에 적어두고 이제나 저제나..

"D"iscotheca 2018.09.26

Jay Graydon - Holdin' On To Love (1993)

한줄 단평 : 아들이 좋아하는 앨범에서 내가 좋아하는 곡 하나. 어떤 취미에 몰두하든, 뭔가를 수집하는 사람에게 가장 큰 시련은 결혼과 육아다. 일단 오디오 마니아들 사이에서 얘기들 하는 'WAF' (Wife Acceptance Factor 번역하면, 아내님 허락도)처럼 취미에 대한 아내님들의 디펜스를 뚫어야, 아니 승인을 받아야할 것이고 그 다음에 아이를 낳고부터는 수집품목을 지켜낼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이 필요하다. 어쨌든 아이가 자라서 뭔가 끄집어내고 들여다보고 하면서 그 시련은 가중된다. 오랜동안 음반을 모아온 사람으로서 나도 예외가 될 수는 없었지만 또 아이를 낳고 보면 마음이 바뀌는 수도 있는가 보다. 신혼 시절만 하더라도 '음반에 손만 대봐라, 자식이고 뭐고 없다'며 호언하고 다녔는데 막상 아..

"D"iscotheca 2018.08.31

Aragon - Horridula (1985)

한줄 단평 : 쓸쓸함, 그 자체...사비의 정서란 이런 것일까? 이 블로그의 성격과는 잘 맞지는 않겠지만 개인적으로 아끼는 음반 중 하나. 오랜동안 입맛만 다시다가 재작년에 복각이 되어 구할 수 있었는데, 그 동안 리셀러들의 극성으로 비싼 가격에 팔리기도 했다. 근래 씨티팝을 비롯한 일본 대중음악이 유행이기는 한데, 마니아들 사이에 오랜동안 표적이 되었던 이 음반은 잘 알려지지 못한 듯 해서 아쉬운 마음에 소개해본다. '아라곤'(アラゴン)은 드럼에 하야시 타츠오, 기타에 곤 쯔요시, 키보드에 남바 타다시와 우라타 케이시, 보컬에 니시마쓰 카즈히로로 구성된 일본의 앰비언트/ 아방가르드 록 밴드다. 처음 들었을 때는 공포, 괴기스러운 분위기가 썩 좋지는 않았지만, 들으면 들을수록 사람들 마음 속의 고립감과 ..

"D"iscotheca 2018.07.29

The Bar-Kays - Move Your Boogie Body (1979)

한줄 단평 : Funk의 모든 것 올드 훵크팬을 뵙게 되어 다시 블로그에 의욕이 샘솟는 요즘이다. 최소한의 인정 욕구도 없다면 거짓말이고, '잘 듣고 간다', '나도 그 노래 좋아한다' 한 마디만이라도 있으면 없던 힘도 생길 것만 같지만 그런 일이 잘 없어왔다. '너무 성의 없이 블로깅을 하기 때문일까? 자주 글을 올리지 못해서일까?' 고민은 많이 하는데 일과 육아를 병행하면서, 음악을 듣고 사는 것만 해도 용한 시절이라 '문닫지 않을 만큼만 꾸준히', '욕 안먹을 정도로만 열심히' 해나가고 싶다. 언젠가 음악 관련 정모에서 누군가 내게 이렇게 물어온 적이 있다. "Samdi님, 소울과 훵크의 차이점은 뭐죠?", "글쎄요, 제가 이론이나 실기는 전혀 모르고 판 사서 듣기만 하는 사람이라 잘 모르겠네요. ..

"D"iscotheca 2018.07.23

The Bar Kays - Open Your Heart (1980)

The Bar Kays 얘기가 나온 김에 히트곡은 아니지만 내가 정말로 좋아하는 곡 하나를 올려 본다. 훵크 팬들은 거의 알고들 계시겠지만 바 케이스는 스택스 레이블의 스튜디오 밴드다. 물론 이 대단한 밴드를 한두 마디로 형용하기란 힘든 일이다. 1966년 오티스 레딩이 발탁하고 앨 잭슨 주니어, 부커 티 존스 등이 가르쳐서 키워낸 멤피스의 자존심! 또 오티스 레딩의 비행기 추락사고 때 주축 멤버들을 잃고도 재기에 성공한 불사조같은 밴드, 정도가 바 케이스의 이력을 축약하기에 적당할 듯 하다. 스타들의 그늘에서 묵묵하게 백업 밴드 역할을 수행했던 모타운의 훵크 브라더스와는 달리, 이 밴드는 충분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스택스를 대표하는 밴드로 성장했고 이제는 훵크의 전설이 된 지 오래다. 이 곡은 19..

"D"iscotheca 2018.07.16